d라이브러리 2022년 16호 어린이과학동아

TV를 틀면 나오는 수많은 사건 사고. 그런데 온라인 공간에서도 생활을 어지럽히는 사건 사고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어. 실제 나쁜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온라인에선 괜찮은 거 아니냐고?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상상으로 만들어낸 디지털 속 가상 세계예요. 현실 세계처럼 사람도 있고, 건물과 땅도 있다 보니 그 안에서 다양한 사회 문제가 발생합니다. 메타버스 안에서 성추행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고, 각종 범죄나 분쟁 등에 휘말릴 수도 있지요.

그렇다면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 안에서 사용자의 동의 없이 아바타를 만져서 사용자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성적인 농담을 하는 등의 범죄가 벌어졌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떻게 피해자는 보상 받고, 가해자는 처벌 받아야 할까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가상 세계에서 벌어진 이런 사건을 처벌할 법적 규정이 아직 명확하게 없습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에 비해 법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국가 차원에서 메타버스 내 성추행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게 법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지난 6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국회의원은 온라인 속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성적 괴롭힘을 제재하는 법안을 발의했어요. 게임 속이어도 캐릭터가 사용자의 인격을 대신한다고 본 거예요. 그래서 온라인 플랫폼 제공자가 이를 관리하도록 하는 ‘디지털 성범죄 대응 4법’을 발의했어요. 신 의원은 “특히 온라인상에서의 피해자는 주로 인터넷 사용량이 많은 10대”라며 “철저하게 범죄에 대응해 피해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는 가상의 메타버스가 현실 세계의 법을 바꿔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 현실의 재산도 바꾼다!

메타버스가 현실을 바꾸는 건 이뿐만이 아니에요. 메타버스 안에도 가상의 부동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현실 세계에서 발품을 팔아 집을 둘러보고 공인중개사의 도움을 받아 계약을 하듯, 가상 세계의 건물이나 땅 역시 가상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거래해요. 이때 사용되는 NFT(대체불가토큰) 같은 가상화폐는 거래 기록이 모두 남아 있어 현실 속 등기부등본과 같은 역할을 하죠.

가상 부동산에 대한 열기는 정말 뜨거워요. 한 메타버스 플랫폼 ‘샌드박스’ 속에는 16만 개의 가상 랜드가 있어요. 2021년에는 샌드박스 속 땅이 43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2억 원에 팔려 화제가 됐지요. 또 구글의 3차원 지도 ‘구글 어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가상 부동산 플랫폼 ‘어스2’에서도 많은 한국인들이 가상 부동산을 거래하고 있어요. 2021년 12월 기준, 한국 투자자들이 가진 가상 부동산 자산가치의 총액은 1178만 달러로, 우리 돈 약 139억 원에 달할 정도예요.

자, 그럼 메타버스에서 사들인 부동산은 실제 나의 재산으로 볼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아직은 실제 돈으로 바꾸는 데 조금 어려움이 있어요. 수개월 시간이 걸리거나 코인 거래소에 등록되지 않은 플랫폼은 아예 실제 자산으로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거든요. 그래도 점차 NFT 기술을 접목하고, 국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관련법을 만든다면, 가상의 부동산이 실제 내가 사는 현실 세계의 자산으로서도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거예요.

메타버스, 현실의 도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세계를 현실 세계와 완전히 똑같이 구현하는 기술이에요. 내가 사는 동네와 똑같이 생긴 쌍둥이 동네를 디지털 세계에 구현할 수 있지요. 이 기술을 우리 주변의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용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볼까요? 우리 동네에 새로운 야구 경기장을 건설 한다면 교통 혼잡, 환경 문제, 소음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요. 이때 건설에 들어가기 전 미리 메타버스에서 우리 동네와 똑같이 생긴 쌍둥이 동네를 만들고 경기장을 건설해 실험을 해보는 거죠. 도로를 건설하거나, 신호등을 설치하는 등 실험을 통해 도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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