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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소가 된 게으름뱅이> "음머~! 고기를 주소~!"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시골 마을로 여름 휴가를 떠났어요. 무릎까지 자란 벼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푸른 파도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니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의 마음도 풍요로워지는 것 같았지요. 그때였어요. “음머~! 음머어어어어~!”
멀리서 웬 심상찮은 소 울음 소리가 들려왔어요!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게으름뱅이 소, 무를 거부한다?!

가까이 가보니 밭갈이 중인 밭 한가운데에 웬 소가 네 다리를 쫙 펴고 발라당 누워 있었어요. 소가 메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쟁기도 저 멀리 내팽개쳐져 있었지요. 꿀록 탐정이 말했어요.
“쟁기질을 하다 말고 널브러지다니, 그 유명한 ‘소가 된 게으름뱅이’신 모양이군요. 웬 할아버지가 준 소 탈을 쓰고 소가 되었다죠? 그나저나 주인댁은 어디 가셨습니까?”
“아이고, 꿀록 탐정님. 내 이야기 좀 들어보소. 사람들은 나를 게으름뱅이라고 비난했지만, 난 그저 소가 되어 평온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었소. 그런데 주인 놈이 이렇게 나에게 일을 많이 시킬 줄 누가 알았겠소! 3년 째 쉬는 날도 없이 일을 하고 있소!”
소의 말에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측은한 마음이 들었어요. 꿀록 탐정은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입을 열었어요.
“노동을 하는 동물들에게도 쉴 권리가 있는데 듣고 보니 너무 하는군요. 저기 있는 무를 먹으면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어서 저걸 먹고 기운부터 차립시다. 그리고 관아에 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하는 거예요!”
꿀록 탐정의 제안에 개코 조수는 밭두렁 옆에 쌓인 무를 한가득 가져왔어요. 그러자 소가 더욱 심하게 징징대며 말했어요.
“싫소, 싫소~! 소가 된 뒤로 3년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풀만 먹어 왔소. 기운 좀 차리게 고기를 주소, 고기를!”
소의 생떼에 꿀록 탐정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어요.
“소는 풀만 먹어도 됩니다, 이 게으름뱅이 소 님아!”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소는 정말 풀만 먹어도 될까?

반추동물은 초식 포유동물 중에서 되새김질(반추작용)을 하는 위가 있고, 위장 속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하는 동물을 말해요. 세 번째 위가 퇴화돼 흔적만 남은 애기사슴과를 제외하고 대부분 위가 네 개지요. 반추동물은 미생물 덕에 식물에서 영양분을 충분히 얻을 수 있어요. 사람은 식물의 주된 구성 성분인 셀룰로오스를 소화시키지 못하고 그대로 내보내는 바람에 채소가 다이어트 식품으로 사용되지만, 소와 기린 같은 반추동물은 셀룰로오스를 소화시킬 수 있어 풀만 먹고도 덩치를 크게 키우지요.


반추동물은 어떻게 식물을 소화시키는 걸까요? 이빨이 없는 반추동물은 입술과 혀만으로 거칠게 풀을 씹어서 삼켜요. 삼켜진 풀은 네 개의 위 중 첫 번째 위(제1위·반추위)와 두 번째 위(제2위·벌집위)를 오가다가 다시 입으로 올라와 씹히며 각 위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서 천천히 분해되지요.

이를 반추작용이라고 해요. 반추작용은 주로 밤에 일어나요. 육식 동물을 피해 낮에는 일단 빨리 먹이를 삼켜 저장해 뒀다가 밤에 천천히 소화시키기 위해 진화한 결과라고 추정되지요.

 

 


제1위, 제2위에서 반추작용을 40~60회 가량 반복하고 나면 음식물은 세 번째 위인 제3위(겹주름위)로 이동해요. 이곳에서 음식물은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크기가 더 작아지지요. 마지막 제4위(진위)에서는 사람의 위와 비슷한 방식으로 소화가 진행돼요. 소화 효소가 분비돼 음식물 소화가 일어나고, 영양분도 흡수되지요. 이때 제4위로 내려온 미생물도 함께 분해되고 흡수돼 반추동물의 단백질 영양분이 돼요. 이곳에서 흡수되지 않은 영양분은 소장으로 이동해 흡수된답니다.


그런데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메테인 기체가 발생해요. 메테인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의 열을 가두는 온실효과가 20배 이상 커서 적은 양으로도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지요.

최근에는 육류 소비가 늘며 키우는 소의 수도 늘어나 육류 소비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뉴질랜드, 
트림세를 도입하다?

6월 8일, 뉴질랜드 정부가 소와 양의 트림에 세금을 붙이겠다는 계획 초안을 발표했어요. 뉴질랜드 농장에는 소 1000만 마리와 양 2600만 마리가 살고 있어요. 뉴질랜드 인구 500만 명보다 7배 큰 규모죠. 이런 탓에 뉴질랜드 온실기체 배출량의 절반 가량이 농축산업에서 나와요. 소위 ‘트림세’는 이를 줄이기 위한 시도지요. 뉴질랜드의 제임스 쇼 기후변화 장관은 초안을 발표하며 “대기에 배출하는 메테인의 양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어요.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뉴질랜드는 트림세를 도입한 최초의 국가가 돼요. 뉴질랜드 농부들은 2025년부터 자신이 키우는 소와 양의 수에 따라 세금을 내기 시작할 테고요. 뉴질랜드의 농부 1만 3000명 이상이 가입한 농민연합의 앤드류 하가드 대표는 영국 방송사 BBC와의 인터뷰에서 “수년 동안 정부와 논의한 끝에, 정부의 제안을 넓은 범위에서 승인했다”며, “세부사항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어요. 


이번 계획에는 소와 양의 먹이에 온실기체 배출을 줄이기 위한 첨가물을 사용하는 농부들에게는 혜택을 주는 방안이 담겨 있어요. 농장에 나무를 심어 온실효과를 상쇄하는 행위도 혜택을 받을 수 있지요. 또, 이번 계획을 통해 모이는 세금은 농부를 위한 연구와 개발, 자문 서비스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에요.


뉴질랜드의 노력이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지구의 메테인 기체량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2월 9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지구 대기권 속 메테인 기체 농도가 2007년 이후 빠르게 늘어나다 최근 1900ppb(공기 분자 10억 개당 메테인 분자 1900개)를 돌파하며 기록을 경신했다고 발표했어요. 그 원인은 석유와 천연 가스 개발 확대,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온실기체 배출량 증가, 가축 사육 증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습지 미생물 활동 증가 등으로 짐작되지만 명쾌한 해답은 찾지 못했어요. 과학자들은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메테인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며 열대 늪 지역의 메테인 방출을 더 증가시키는 등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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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다솔 기자 기자
  • 일러스트

    박정제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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