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체육대회가 열렸어! 참가자는 일리, 푸푸, 세균! 허들을 넘는 달리기부터 시작해 볼까? 아니, 그런데 허들을 뒀더니 세균이 더 빨리 움직이잖아? 어떻게 된 일인지 세균에게 물어봤어.
안녕! 자기소개 좀 해 줄래?
저는 세균이에요.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생물체죠. 크기는 0.2μm(마이크로미터)●에서 10μm 정도로 무척 작고 다양합니다. 제 몸에는 꼬리처럼 생긴 ‘편모’가 한 개 이상 달려 있어 세균을 움직이게 하는 역할을 해요. 나선형으로 꼬여 있는 모양인데, 제 몸통과 편모 사이에 있는 ‘모터’가 편모를 회전시켜 세균을 움직이죠. 3월 30일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화학공학과 청시앙 교수팀은 세균이 끈끈한 액체 속에서 더 빨리 이동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그걸 어떻게 알아냈지?
연구팀은 플라스틱 성분의 입자를 물에 넣었어요. 이 입자는 물에 녹지 않고 물 안에서 균일하게 떠 있는 ‘콜로이드 입자’입니다. 세균이 움직이는 길을 방해하죠. 제작한 액체에 형광물질을 바른 대장균을 넣었습니다. 대장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장에 사는 세균이에요. 이후 액체 안에 넣은 콜로이드 입자의 양을 늘려가며 대장균의 움직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현미경으로 관찰했어요.
입자의 양에 따라 대장균이 다르게 움직였어?
대장균이 움직이는 속도의 변화를 측정했더니 콜로이드 입자의 양이 많아질수록 대장균은 더 빠르게 움직였어요. 연구팀은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세균이 움직이는 궤도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그림으로 나타냈어요. 관찰 결과, 세균은 원래 일직선으로 움직이기보다는 흔들리면서 이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나선형으로 생긴 편모 때문에 편모가 회전하면 세균도 나선형의 궤도로 회전하면서 움직였죠. 이때 콜로이드 입자의 양이 많아지면 세균이 움직일 수 있는 궤도가 제한되어 덜 흔들리고 일직선에 가깝게 움직이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 덕에 더 빠르게 움직이는 거죠.
이 연구 결과를 무엇에 활용할 수 있을까?
청 교수는 “위궤양에 걸린 사람의 위처럼 복잡한 환경에서 세균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어요. 이어서 “이 연구로 세균에 의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세균의 움직임을 모방해 사람의 몸에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μm(마이크로미터) = 백만 분의 1 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