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을 뛰어넘는 작은 세계, 양자 마술쇼에 오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안내할 마술사, 양자캣이라고 합니다. 여기 이 상자를 봐 주십시오. 집중해서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몸이 줄어들어 양자 크기만큼 작아질 거예요. 여러분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세상을 뒤바꿀 양자쇼를 시작하겠습니다, 캣캣캣.
정신이 드시나요? 저의 마술로 이제 당신은 양자 상태가 되었습니다. 왜 주변에 아무도 없냐고요? 관객 모두가 양자 상태로 바뀌었기 때문이죠. 지금 여러분은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입자 크기로 줄어든 채 도저히 눈으로 서로를 볼 수 없을 만큼 멀리 흩어져 있어요.
빛과 물질의 비밀을 풀다
파동은 수면에 물결이 퍼지는 것처럼, 매개가 되는 물질을 따라 에너지가 이동하고, 입자는 아주 작은 알갱이가 각각 에너지를 갖고 하나씩 이동해요. 양자역학이 정립되기 이전에 과학자들은 모든 물질은 파동이거나 입자로 구분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1800년대 후반, 관측 도구와 측정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동안 파동이라고 확신했던 빛이 입자처럼 행동하는 실험 결과가 자꾸 발견됐어요. 또 입자라고 알려졌던 전자도 파동처럼 행동하는 모습이 관측됐죠. 어떤 물질이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일 수는 없다고 여기던 고전물리학으로는 실험 결과를 설명할 수 없었어요. 과학자들은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물질의 기본 원리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1920년대에 들어 당시 물리학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이론이 연이어 발표됐어요. 특히 1925년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발표한 행렬역학은, ‘모든 물리량은 불연속적이고 관찰하기 전에는 물질이 어디 있는지 결코 알 수 없다’는 양자역학의 핵심을 확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죠. 미시적●인 세계에서 물질이 어떻게 운동하는지 설명하는 양자역학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어요.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자 속에 고양이가 한 마리가 있다. 상자에는 1시간 뒤에 50%의 확률로 깨지는 독약 병이 들어 있다. 1시간이 지났다. 상자를 열지 않고 답해 보자. 이 고양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띄엄띄엄 양자, 어디에 있을지 몰라
고전역학에서는 어떤 물질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다음엔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있어요. 뉴턴의 운동법칙으로 계산하면 물질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관측하기 전에는 물질이 어디에 있을지 절대 미리 알 수 없어요.
양자는 더는 쪼갤 수 없는 최소한의 에너지 단위로 원자, 전자, 이온, 광자 등 자연을 이루는 물질은 모두 양자의 한 종류예요. 양자의 중요한 특징은 뚝뚝 끊어지며 변한다는 점이에요. 양자는 높은 에너지에서 낮은 에너지로 바뀔 때 미끄럼틀 타듯 연속적으로 낮아지는 게 아니라 계단을 내려가는 것처럼 한 칸씩 뚝뚝 끊겨서 변해요.
일상에서 마주하는 세상은 틈 없이 매끄럽게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여요. 예를 들어 내 팔은 어깨부터 손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만약 어깨에서 공을 굴린다면 중간에 구멍으로 빠지는 일 없이 손등으로 내려올 거예요. 하지만 띄엄띄엄 끊긴 징검다리로 공을 굴린다면 건너편에 가지 못하고 중간에 빠지겠죠. 이제 하나로 연결됐다고 생각했던 팔을 한없이 확대해 볼게요. 더는 쪼갤 수 없을 만큼 작은 단위까지 확대했더니 우리 팔을 이룬 원자, 전자 등 모든 물질들은 마치 징검다리처럼 띄엄띄엄 떨어져 있어요. 만약 전자만큼 작은 공을 굴렸다면 어깨에서 손등에 이르지 못하고 금방 빈틈으로 빠졌을 거라는 뜻이죠.
이처럼 양자역학은 아주 작은 물질들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서, 팔을 타고 내려가던 공이 팔을 통과해 떨어지는 것처럼 신기한 현상이 나타나요. 하지만 양자만큼 작은 크기로 관찰한다면 모두 자연스러운 현상들이에요.
‘관측’이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