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콜록! 목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마술사가 입에 지렁이 모양 로봇을 넣어줬어. 로봇을 조종해서 나를 치료해줄 수 있다고 하는데, 믿어도 되는 걸까?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저는 몸통의 지름이 2mm이고 길이가 80mm인 지렁이 형태의 로봇이에요. 사람의 ‘기관지’를 통과해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얇죠. ‘기관지’는 목에 있는 호흡기 ‘기관’에서 뻗어 나와 기관과 폐 사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부위예요. 기관지는 나뭇가지처럼 가늘게 갈라져 있는데, 지름이 4mm 정도로 매우 얇아요. 그래서 기관지가 아파도 내부를 관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영국 리즈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피에트로 반다스트리 교수팀은 3월 21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느다란 로봇을 만들었다고 발표했어요.
로봇은 어떻게 몸속에서 움직이는 거야?
교수팀은 잘 늘어나는 탄성 물질에 자성●을 띠는 입자를 넣어 새로운 조각을 만들었어요. 이 조각들을 이어붙여 지렁이처럼 만들었지요. 지렁이 로봇의 움직임을 조종하는 기기도 만들었습니다. 조종하는 기기에는 자석이 달려 있어서 사람의 몸 밖에서 기기를 조작하면, 몸 안에 있는 지렁이 로봇도 기기에 있는 자석의 힘에 이끌려 움직여요.
이 로봇은 매번 다른 경로로 이동할 수 있다며?
교수팀은 먼저 암 환자의 기관지 이미지를 얻었어요. 이미지에서 지렁이 로봇을 이동시킬 위치를 선택하고 자석 기기를 작동시키는 컴퓨터에 입력했지요. 여러 방향으로 갈라져 있는 기관지들 중에서 세 군데를 택해 그곳으로 움직이도록 기기에 입력했더니, 자석 기기가 지렁이 로봇이 원하는 곳으로 가도록 움직임을 조종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 실제 치료 과정에서 입이나 코를 통해 지렁이 로봇을 넣었을 때도 원하는 기관지의 위치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거예요.
이 로봇으로 어떤 치료를 할 수 있을까?
몸속을 투과할 수 있는 엑스선을 쏘아 먼저 기관지의 이미지를 촬영하고, 이 이미지에서 경로를 결정해 로봇이 이동하게 만들 수 있어요. 이후에는 엑스선 촬영을 할 필요 없이 로봇만으로 관찰할 수 있어요. 로봇으로 기관지와 폐에 약물을 전달해 치료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고요. 연구팀은 “지렁이 로봇을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려면 로봇에 수술 도구를 연결하는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답니다.
●자성 : 철 같은 금속을 끌어당기는 자석의 성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