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해가 저문 남산 공원에서 지구사랑탐사대 배윤혁 연구원과 하정주 탐사 매니저가 손전등을 켠 채 두리번거리고 있어요.
어두운 도심 산속에서 둘은 어떤 생물을 찾는 걸까요?
해가 진 후 방문한 남산은 헤드랜턴을 밝게 비추어야 발을 디딜 수 있을 정도로 깜깜했어요. 두 사람은 낮 동안 미리 찾아둔 연못에 해드랜턴으로 불빛을 비췄어요. 그러자 낮에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던 도롱뇽이 수없이 많이 나타나 물속에 바글바글했어요. 매미와 양서류를 연구하는 배윤혁 연구원은 “수컷 도롱뇽은 물속 나뭇가지 옆에 자리를 잡고 암컷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며, “암컷 도롱뇽이 나뭇가지에 알집을 만들면 서열이 가장 높은 수컷 도롱뇽부터 암컷이 막 낳은 알집 위에 정자가 들어 있는 수정액을 뿌려 알을 수정시킨다”고 설명했어요. 이어 “수컷 도롱뇽은 개구리처럼 소리를 내는 기관이 없다”며, “암컷을 유혹하는 방법으로 호르몬 같은 화학적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추측되지만 아직 도롱뇽의 번식 방법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이날 야간 탐사에서는 봄이 시작되는 시기에만 관찰할 수 있는 도롱뇽의 산란 장면은 물론, 큰산개구리, 민물가재 등 밤에 활동하는 다양한 생물을 관찰했어요. 수컷 큰산개구리 한 마리가 암컷을 부르는 노래를 시작하면 주위의 다른 개구리들도 합창해 넓은 남산이 개구리 소리로 가득 채워졌답니다. 지사탐 하정주 매니저는 “도심 속 흔한 공원에서도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생물들을 만날 수 있으니 가족과 함께 익숙한 공간에서 색다른 야간 탐사를 시도해 보면 좋겠다”고 당부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