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바닷가로 여행을 갔어요.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기려던 찰나, 어디선가 비명이 들려왔어요.
“도와주세요! 누가 저 좀 도와주세요!”
깜짝 놀라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간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
그곳엔 한 여자가 바위에 온몸이 묶인 채 울고 있었는데…!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이대로 괴물에게 잡아먹힐 수는 없어요!
“앗…! 안드로메다 공주님? 걱정마세요! 저희가 금방 풀어드릴게요…!”
바위에 묶인 여자의 정체는 에티오피아의 공주 안드로메다! 알고 보니 공주는 신의 노여움을 받아 바다 괴물에게 산 제물로 바쳐져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서둘러 밧줄을 풀려하자 안드로메다 공주는 서글픈 표정으로 말했죠.
“안됩니다, 꿀록 탐정님. 마음은 감사합니다만 신께서는 저를 제물로 바치거나 바다 괴물을 무찌르라고 하셨습니다. 두 분을 큰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아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자 안드로메다가 말했습니다.
“다만 탐정님께 다른 부탁이 있습니다. 저는 이곳으로 올 때 부모님께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왔습니다. 이곳은 기지국이 없어 핸드폰이 터지질 않는답니다. 전화 한 통 부탁드려도 될까요?”
꿀록 탐정은 평소 들고 다니던 위성전화기를 안드로메다에게 건넸어요.
“그럼요! 이 위성전화기가 도움이 될 거예요!”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용도에 따라 고도가 달라요! 인공위성
인공위성이란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려져 위성처럼 행성 주위를 도는 인공의 물체를 말합니다. 1957년 10월에 발사된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약 1만 2170기의 인공위성이 발사됐습니다. 이중에서 약 4700기가 현재 작동 중이에요.
고도 200km부터 2000km까지의 낮은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을 ‘저궤도 위성’이라고 해요. 인공위성 궤도의 고도가 낮을수록 인공위성은 지구 주위를 더 빨리 돕니다. 이는 지구와 가까울수록 지구의 중력이 크기 때문이에요. 줄에 감은 물체를 세게 돌릴수록, 물체가 빨리 도는 것과 같은 원리죠. 저궤도 위성은 지구와 가까이 돌고 있어 지표면 위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어요. 그래서 고해상도 지구 관측 위성, 정찰 위성 등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또한 저궤도는 지상보다 대기가 희박해서 우주를 관측할 때 대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요. 그래서 허블 우주망원경이 1990년 4월 이곳에 올려져 먼 우주를 관측하고 있죠.
고도 2000km부터 3만 6000km까지의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은 ‘중궤도 위성’이라고 해요. 중궤도 위성은 저궤도 위성보다 더 높은 곳을 돌아 더 넓은 영역을 천천히 관찰할 수 있어요. 그래서 항법 위성으로 많이 쓰여요. 대표적인 항법 장치인 GPS를 이용하면,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3기 이상의 인공위성과 통신해 ‘삼변측량’이라는 수학적인 방법으로 GPS 기계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고도 3만 6000km의 높은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을 ‘정지궤도 위성’이라고 해요.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의 자전속도에 맞춰 지구를 24시간에 한 바퀴 도는 것이 특징으로, 지구에서 보면 마치 하늘에 정지해 있는 것 같이 보여요. 정지궤도 위성은 항상 같은 지역을 바라보고 있어서 통신위성이나 기상위성으로 많이 쓰여요.
통합과학 넓히기
지구를 바라보는
눈이 번뜩!
맹활약하는 인공위성
인공위성은 통신, 정찰, GPS 등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요. 정지궤도를 돌고 있는 우리나라의 천리안 2B호는 미세먼지, 해류, 적조 현상, 바다 안개를 관찰하고 있죠. 또한 일반인도 인터넷으로 천리안 2B호가 관찰하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해양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전쟁과 재난 위기에서도 인공위성은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 위성사진업체 맥사 테크놀로지는 올해 1월에 있었던 통가의 훙가통가 해저화산 분화,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자사의 위성으로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을 공개했어요. 실제로 당시 상황을 보도한 여러 기사에서 맥사 테크놀로지의 위성 사진을 사용한 것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생중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투명한 전쟁의 시대가 왔다”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수많은 지구 관측 위성이 밤낮없이 지구를 관찰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기습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미국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도 활약했습니다. 통가가 해저화산 분화로 인터넷 해저케이블이 끊어져 재난구호 등에 필요한 최소한의 통신에 어려움을 겪자, 스타링크가 나서서 통가와 국제사회를 연결한 거예요.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침공으로 통신에 장애가 생기자, 위급 환자 구출과 민간인 보호를 위해 스타링크가 나섰지요. 재난과 전쟁에서 인공위성이 빛을 발한 거예요.
한편, 수많은 스타링크 위성들은 우주 관측을 방해하고 폐인공위성이 되면 우주 쓰레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위성 사진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도 있죠. 인공위성의 활약은 아직 사회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에필로그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서 어떤 사람이 날아왔어요.
“내 이름은 페르세우스! 명을 받아 공주님을 구하러 왔습니다.”
“앗! 그런데 여기는 어떻게 아시고….”
“GPS 위성으로 위치 추적까지 싹 다 끝냈죠”
그때 마침 나타난 바다 괴물! 페르세우스는 바다 괴물을 처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전화기 덕분이에요.”
안드로메다는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했어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도 영웅이 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