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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킹 사이언스] 빙하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피의 폭포

“빙하가 마치 피눈물을 흘리는 듯하다”

1911년, 영국의 남극탐험대 연구원이던 그리피스 테일러는 새하얀 빙하의 끝자락에서 새빨간 물이 흘러나오는 걸 보고 위와 같이 말했어요. 그뒤 테일러는 자신의 이름을 따서 이 빙하를 ‘테일러 빙하’라 이름 붙이고, 빨간 액체의 정체에 대해 연구했지요. 하지만 그 물이 어디서 나오며, 왜 빨간색을 띠는지는 끝내 밝히지 못했답니다.

‘피의 폭포’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공포스러운 색깔 때문에 첫 발견 이후 꾸준히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어요. 하지만 그 비밀을 밝히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1960년대 중반, 미국 위스콘신대 로버트 블랙 교수팀이 피의 폭포 속 철 이온이 산소와 만나면서 빨갛게 변한단 사실을 최초로 알아냈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물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지요.

그뒤 2003년, 미국 국가과학재단 베리 리옹 연구팀은 테일러 빙하 아래에 바다가 갇혀 있고, 그 바다로부터 피의 폭포가 흘러나온다는 이론을 발표했어요. 500만 년 전쯤에는 이 지역이 노르웨이의 피오르드와 비슷했으나, 그 위를 빙하가 덮으면서 바닷물이 완전히 갇혔다는 거예요. 이 바닷물의 염도는 일반 바다보다도 4배 정도 높기 때문에 어는점이 굉장히 낮아요. 따라서 평균기온이 영하 17℃인 테일러 빙하 아래에서도 쉽게 얼지 않은 거예요.

피오르드 : 빙하가 깎아 만든 U자 모양 골짜기. 바닷물이 골짜기 안으로 들어와 만을 이룬다.

하지만 바다로 추정되는 지역이 빙하에 꽁꽁 숨겨져 있다 보니 정확한 근거를 찾아내기가 어려웠어요. 이에 미국 콜로라도칼리지 제시카 베즐리 연구원팀은 전파 음향 측심법을 이용해 빙하 속 지형과 물이 실제로 있는지를 알아봤지요.

연구팀이 피의 폭포 위에서 지형을 살펴보고 있다.


‘전파 음향 측심법’은 박쥐가 초음파를 쏜 뒤 반사되는 시간을 통해 거리를 아는 방법과 비슷해요. 실제로 연구팀은 테일러 빙하 위에서 아래쪽을 향해 촘촘하게 전파를 쏘고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빙하 속 지형의 깊이를 알아냈지요. 그 결과 피의 폭포에서 최대 45m 떨어진 곳까지 바닷물이 있단 사실을 확인했답니다.

2017년 1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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