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멍냥과학] 강아지는 모국어와 외국어를 구분할까?

 

 

“오구오구~, 많이 기다렸어? 배고프지?”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오면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반려견. 너무나 당연하게도 우리나라 사람은 한국어로, 일본 사람은 일본어로, 프랑스 사람은 프랑스어로 반려견에게 말을 겁니다. 그럼 우리나라 개한테 프랑스인이 말을 걸면 알아들을까요?


올해 3월, 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의 신경생리학자 로라 쿠아야 박사팀은 개가 자주 듣는 언어와 외국어를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어요. 로라 쿠아야 박사는 “몇 년 전 강아지 쿤쿤과 함께 멕시코에서 헝가리로 이사하며 쿤쿤이 주로 듣는 언어가 스페인어에서 헝가리어로 바뀌었다”고 말했어요. 이어 “이사 후 쿤쿤이 사람들이 다른 언어(헝가리어)를 쓰는 것을 알아챘을지 궁금했다”고 밝혔죠.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총 18마리의 반려견에게 목소리를 들려주고 뇌의 활동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중 쿤쿤을 포함한 두 마리는 스페인어만, 나머지 열여섯 마리는 헝가리어만 들으며 살아왔죠. 반려견들은 실험 전 뇌의 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MRI 기계 안에서 차분히 있도록 훈련받았습니다.


연구팀은 MRI 기계에 들어간 반려견들에게 <;어린 왕자>;의 한 구절을 한 번은 스페인어로, 한 번은 헝가리어로 들려주었습니다. 이어서 스페인어와 헝가리어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단어가 뒤섞인 무의미한 음성도 들려주었죠. 이렇게 여러 음성을 들을 때 반려견의 뇌 활동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우선 개들은 말과 말이 아닌 소리를 구분할 수 있었어요. 두 종류의 음성을 들을 때에 반려견의 뇌에서 ‘주 청각 피질’ 부위의 활동이 다르게 나타났죠. 실제 말을 들을 때에는 ‘2차 청각 피질’이라는 뇌 부위에서 뇌 활동이 나타났는데, 듣는 언어의 종류에 따라 활동의 강도가 달라졌어요. 자신에게 친숙한 언어를 들으면 2차 청각 피질의 활동이 강해졌는데,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활동이 더 강했어요. 연구자들은 나이가 많은 반려견이 오랫동안 접해온 언어의 특징을 더 많이 익혔기에 뇌가 더 강하게 반응했을 거라고 추측했지요.


연구팀은 “인간이 아닌 동물이 두 가지 언어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며, “이것이 개만의 특별한 능력인지, 다른 동물들도 가진 능력인지는 모른다”고 말했어요. 어쩌면 개가 사람과 오랫동안 함께 살면서 가지게 된 능력일지도 모르지요. 이와 더불어, 로라 쿠아야 박사는 “쿤쿤은 이사한 후에도 여전히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며 안부를 전했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22년 0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기자
  • 디자인

    정해인

🎓️ 진로 추천

  • 수의학
  • 언어학
  • 심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