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북쪽 마을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둠이 하늘을 덮쳤어요.
“아니, 왜 갑자기 어두워지지?”
꿀록 탐정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어요.
하늘은 까마귀 떼로 가득했지요. 수백 마리 까마귀 중 한 마리가 아래로 내려와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 앞으로 다가왔어요.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오작교가 무너진다고?
“까악~! 까아아아악! 꿀록 탐정님 아니십니까아아악!”
꿀록 탐정 앞에 내려온 까마귀는 머리가 홀랑 벗겨져 있었어요. 꿀록 탐정은 까마귀의 정체를 눈치채고 대답했지요.
“아이고, 까마귀 선생님. 견우와 직녀를 위해 오작교를 놓으러 가는 중이신가 봐요.”
까마귀 떼는 까치 떼와 함께 매년 7월 7일마다 견우성과 직녀성 사이 은하수에 다리 ‘오작교’를 놓아주는 새들이었어요. 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수까지 가기 위해 봄부터 바삐 움직이고 있었지요. 머리가 벗겨질 정도로 힘든 일을 매년 해내는 까마귀와 까치들은 동화나라에서 이미 명성이 자자했어요. 까마귀가 말했어요.
“매년 오작교를 만드느라 바빠서 꿀록 탐정님의 사무실까지 갈 시간이 없었는데, 이렇게 만나서 다행이에요. 저희는 큰 고민이 있어요. 나이가 들고 있다는 거죠. 저희 몸은 하루도 성할 날이 없고, 머리도 많이 벗겨졌어요. 언제까지 오작교를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꿀록 탐정이 미간을 찌푸리는 찰나, 명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어요.
“까마귀 선생님! 꿀록 탐정님! 여기 계셨군요. 제가 뭘 만들었는지 보세요!”
놀라운 일이었어요. 베를 짜고 있는 줄 알았던 직녀가 자동차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어요. 자동차는 까마귀 떼가 오작교를 만드는 속도보다 훨씬 빨리 다가왔어요. 눈이 동그래진 까마귀와 꿀록 탐정에게 직녀가 웃으면서 말했어요.
“이런 건 처음 보시죠? 몇 년 전부터 베 짜는 일을 그만두고 공학을 공부해 자동차 회사를 만들었어요. 이름은 GN(직녀) 모터스!”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내연차와 전기차, 어떻게 움직일까?
자동차는 에너지원에 따라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나뉘어요. 먼저 내연차는 석유와 디젤,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이용해요. 내연차의 엔진에 연료를 넣고 불꽃을 붙이면 연료가 폭발하며 높은 온도와 압력이 생겨 엔진 속 피스톤을 밀어내요. 밀려난 피스톤은 상하운동을 반복하며 바퀴를 회전시켜 차를 움직이죠.
최근에는 엔진 작동 과정에서 발생한 배기가스가 지구온난화와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어요. 그래서 주목받는 게 전기차예요. 전기차는 대용량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에너지로 모터를 작동시켜 움직여요. 전기에너지가 모터를 돌리면, 모터에 연결된 바퀴가 돌아가는 거지요. 내연차의 엔진과 달리 전기차의 모터는 폭발 과정이 필요 없어서 크기가 작고 진동도 적어요. 그래서 전기차는 내연차에 비해 가볍고 실내 공간이 넓으며 흔들리지 않고 조용하지요. 이외에 수소차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킬 때 발생하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해요.
지금은 내연기관 자동차가 가장 널리 쓰이지만, 친환경 교통의 중요성이 커지며 최근에는 전기차 사용량이 크게 늘고 있어요. 지난해 4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6% 감소하는 동안, 전기차 판매량은 오히려 41%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어요. 그럼에도 2020년 팔린 자동차 중 전기차의 비율은 4.6%(약 300만 대)로 작은 편이지만, IEA는 이 비율이 2025년에는 최대 17%, 2030년에는 최대 34%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어요. 한편, 수소 전문 시장조사기관 H2리서치는 2020년 수소차 판매량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해 1만 395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전기차 ‘로드스터’, 태양 너머 비행 중?!
2022년 2월 28일 현재, 미국의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로드스터’가 태양 너머 지구 반대편을 날고 있어요. 지구에서는 약 3억 7700만km, 태양에서는 약 2억 3200만km 떨어져 까만 우주를 비행 중이지요.
테슬라가 2008년 처음 내놓은 전기차인 로드스터는 2018년 2월 6일(현지시간) 우주로 향했어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대표가 운영하는 또다른 회사인 ‘스페이스엑스’가 로켓 ‘팰컨 헤비’를 시험 발사할 때 화물로 실렸지요. 로켓 시험 발사를 할 때 화물 모조품을 함께 올려보내는 건 흔히 있는 일이지만, 작동 가능한 전기자동차를 우주로 보낸 건 처음이었어요. 로드스터 운전석에는 우주복을 입은 마네킹 ‘스타맨’이 앉았어요. ‘스타맨’은 우주에 대한 곡을 종종 발표했던 미국 가수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지요.
로켓을 발사한 지 4년이 지난 지금, 로드스터는 지금까지 32억km를 주행하며 태양 둘레를 2번 돌았어요. 로드스터의 실시간 위치는 ‘로드스터는 어디에 있는가(whereisroadster.com)’라는 이름의 웹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지요. 여기에는 스타맨이 지루하지 않도록 틀어줬던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들이 지금까지 몇 번 재생됐을지도 나와요. 로드스터의 배터리가 여전히 잘 작동한다면 ‘space oddity(우주괴짜)’는 약 40만 번, ‘is there life on mars?(화성에 생명체가 있을까?)’는 약 54만 번 재생됐을 거예요.
로드스터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발사 직후,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의 한노 레인 교수는 로드스터가 언젠가 지구 혹은 금성에 충돌할 거라고 예측했어요. 다만 그 확률은 다음 100만 년 동안 각각 6%, 2.5%로 굉장히 낮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또, 2091년에는 로드스터가 발사 후 지구와 처음으로 가까워져 약 수십 만km 떨어진 거리에 있을 예정이에요. 로드스터와 스타맨이 지구에게 가까이 올 때까지, ‘스타맨’을 들으며 기다리면 어떨까요?
에필로그
“까마귀 선생님, 이제 오작교를 만든다고 고생하시지 않아도 돼요. 제가 이 자동차를 열심히 개조해서 우주까지 날아오를 수 있도록 만들게요.”
씩씩한 직녀의 말에 까마귀 선생님은 안심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어요.
“정말 다행이네요. 매일 같이 울고 짜는 직녀와 견우를 돌봐준 게 엊그제 같은데 언제 이렇게 컸는지…, 흑흑.”
감동의 상봉을 하는 둘을 흐뭇하게 보내며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집으로 돌아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