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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휠체어가 꽃가마가 된 사연은? 유튜버 구르님

궁궐 정원, 한복, 휠체어. 이 세 가지 단어의 조합이 어색하게 느껴진다고요? 한복과 어울리는 전통 문양으로 꾸며진 휠체어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몰라요. 이 휠체어는 작년 9월부터 ‘이달의 휠체어’를 촬영하고 있는 유튜버 구르님의 작품입니다. 어쩌다 구르님은 ‘휠꾸(휠체어 꾸미기)’를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2월 8일, 고려대학교 앞의 한 카페에서 직접 구르님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어요!

 

 

 

휠체어를 꾸미지 말라는 법 있나?!
“안녕하세요, 유튜버 구르님입니다. 휠체어가 구른다는 뜻에서 닉네임을 ‘구르님’으로 지었어요.”
구르님은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7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일상을 공유하는 브이로그로 시작해, 현재는 유튜버는 물론 라디오 디제이, 연극배우, 작가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죠. 구르님이 찍은 영상 중 최근 유명해진 것은 ‘이달의 휠체어’예요. 작년 9월부터 매달 새로운 주제로 꾸민 휠체어와 패션을 사진과 영상으로 선보였죠. 왜 이달의 휠체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일까요?


“어렸을 때는 휠체어를 숨기고 싶었어요. 가족사진을 찍을 때도 의자에 앉거나 기대서 찍었지요. 그러다 내가 타는 휠체어를 굳이 숨길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타고 다니는 건데, 옷을 입는 것처럼 휠체어도 내 개성이 드러나게 꾸미고 싶어졌죠.”


구르님은 ‘왜 예쁜 휠체어는 없는 걸까?’라는 생각으로 스티커로 휠체어를 꾸미고, <;휠체어 꾸미지 말라는 법 있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만들었어요. 이 영상의 반응이 좋았고, 성인이 된 후 본격적으로 ‘이달의 휠체어’를 시작해 지금까지 다섯 가지의 휠체어를 만들었어요. ‘조선 시대에 휠체어가 있었다면?’이라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본 꽃가마 휠체어를 시작으로, 걸스힙합 풍의 오토바이 휠체어, 산타 썰매 휠체어, SF에 나올 것 같은 휠체어 등 주제도 모습도 가지각색이지요. 구르님은 “이달의 휠체어를 통해 휠체어가 신기한 것,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패션이나 자기표현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답니다.

 

 

 

굴러라 구르님

편견을 부수는 휠체어,
오늘도 미래로 굴러간다!

 

 Q처음 ‘꽃가마 휠체어’를 봤을 때 감탄했어요!


첫 번째로 꾸며본 휠체어였는데,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중국에 계신 분들까지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주셨어요. KBS나 스브스뉴스에도 소개됐지요. 하지만 촬영은 쉽지 않았어요. 더운 여름에 궁궐에서 야외 촬영을 하다 보니 모두가 지쳐버렸어요. 거기다 한복 치마가 휠체어 바퀴에 말려 들어가 저는 움직일 수도 없었죠.

 

 

 Q어떻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원래 영상 만드는 데 관심이 있었어요. 처음 반 친구들을 촬영해서 담임선생님께 보내는 편지 영상을 만들었는데, 선생님이 크게 감동하신 거예요. 그 후로 중·고등학교 때도 영화제작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자연스레 유튜브도 시작했지요.
생활하다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떠오르면 머릿속으로 정리해서 바로 실행으로 옮겨요. 촬영과 편집도 보통 혼자 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친구를 불러요.

 

 

 Q‘이달의 휠체어’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촬영 한 달 전부터 친구인 민지와 수연과 함께 회의하며 주제를 기획해요. 둘 다 초등학교 친구라 저의 장애에 대해 잘 이해한답니다. 이후에는 디자인을 담당하는 수연이가 스포크가드에 그릴 도안을 디자인하고, 저는 의상과 배경을 고민해서 촬영해요. 이외에도 휠체어를 후원해 줄 휠체어 회사에 연락하거나 촬영 후 영상을 편집하는 등 한 달 내내 바쁘게 작업해요.

 

 

 Q기억에 남는 이달의 휠체어는 무엇인가요?


‘걸스힙합 휠체어’예요. 스우파(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에 나온 댄서들이 입고 나온 스트릿 패션을 좋아하거든요. ‘힙합’과 ‘휠체어’는 서로 잘 붙어 다니지 않는 단어라서, 함께 놓으면 새롭고 충격적인 느낌을 줄 수 있지요.
앞으로는 여럿이 모여 휠꾸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달의 휠체어를 보고 직접 스포크가드의 도안을 그려서 보내주시거나, 본인이 꾸민 휠체어를 보여주시는 분들이 계셨거든요!

 

 

 Q구르님의 영상을 보면, 자연스레 장애에 관한 이야기를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영상에는 장애인이 생활하며 느끼는 불편함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려 해요. 공연을 보기도 쉽지 않고, 학교에서 음악 수업을 듣기도 쉽지 않아요.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 먹는 평범한 브이로그를 찍어도, 제가 하면 키오스크의 화면 높낮이를 휠체어에 탄 사람의 시선에 맞게 바꾸는 장면이 들어가게 되죠. 대중매체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장애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Q앞으로는 어떤 도전을 하고 싶으신가요?


다양한 장애인들이 같이 나오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서로 다른 장애가 있는 사람들끼리 얘기하니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또 유튜브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계속했으면 해요. 언젠가는 배우든, 감독이든 영화에는 꼭 한번 참여해보고 싶어요.

 

 

 Q유튜버를 꿈꾸는 독자들에게 조언한다면요?


엄청 큰 용기가 없어도 괜찮으니, 일단 시작해 보세요. 시작하면 재밌는 일들이 많이 벌어질 거예요. 다만,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고민을 해보셨으면 해요. 무조건 자극적이고 반응이 많은 콘텐츠가 좋은 건 아니거든요. 책임감 있는 유튜버가 되셨으면 해요!

 

 

구르님의 유튜브 추천 영상!

 

 

 

안전교육 때 대피해본 적이 없다


저는 학교 대피훈련 시간에 제대로 대피한 적이 없어요. 불이 나면 엘리베이터가 멈추는데, 그럼 휠체어를 탄 사람은 어떻게 대피해야 하나요? 이 영상을 보면서 나와 다른 몸을 가진 친구가 비상상황에서 어떻게 대피할 수 있을지 고민해주셨으면 해요.

 

 

 

담당 기자의 추천 영상!

 

 

 

장애인이 된 이유가 궁금한가요?


장애인을 만나면 어쩌다 장애인이 되었는지 묻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 질문, 장애인으로서는 매우 무례한 질문이 될 수 있답니다. 그 이유를 구르님의 설명으로 들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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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기자
  • 디자인

    최은영
  • 사진

    장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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