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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 황금알 낳는 닭 사시오~!

 

 

“예? 양계장에서 절 찾아오셨다고요?”
오늘 꿀록 탐정 사무소를 찾은 손님은 나이 지긋한 농부 부부입니다.
“저는 농사는 하나도 모르는 사람, 아니 돼지인데요…?”
꿀록 탐정이 손사래를 치자 농부 부부는 한층 더 간곡하게 말했어요.
“아닙니다. 이 일은 탐정님만 해결해주실 수 있어요! 
최근에 떼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사람이 저희를 찾아왔습니다.”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황금알 낳는 닭을 사라고요?

 

“그 사람이 글쎄, 저희 양계장에 황금알 낳는 닭을 팔겠다는 거예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근심 어린 얼굴로 말했어요. 부부는 오랫동안 농장을 운영하면서 착실히 모은 돈으로 얼마 전 ‘동화 나라 싱싱 양계장’을 열었어요. 넓은 들판에서 닭과 오리, 거위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동물 친화적 유기농 양계장이었죠.


“최근 황금알을 낳는 닭이 발견되었다며, 저희에게 투자해서 한몫 잡으라고 하더라고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서로를 쳐다봤습니다. 동화 나라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살았던 적은 있지만,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되었거든요. 깜짝 놀란 꿀록 탐정이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그 사람이 혹시 닭이 직접 황금알을 낳는 장면을 보여 줬나요?”
“아니요. 그건 매우 비밀스러운 과정이라서 황금알을 낳는 닭을 사기 전까지는 절대로 보여줄 수 없다고 했어요.”
“킁킁, 이거 사기꾼의 냄새가 나는데요…?”


알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안다면 절대로 황금 달걀이 나올 수 없다는 걸 알 텐데, 순진한 부부를 속이려는 범죄라는 직감이 들었어요. 꿀록 탐정은 사기꾼이 괘씸했지요.
“먼저, 달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려드릴게요.”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달걀, 
생명이 탄생하는 작은 세계

 

무게 60g에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조그만 달걀. 이 달걀에서 하나의 온전한 생명이 탄생합니다. 달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이를 알아보려면 암탉 몸속의 생식기관인 ‘난소’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난소는 난자를 만드는 기관으로, 수천 개의 난자가 저장되어 있어요. 여기서 하루에 한 번꼴로 성숙한 난자가 만들어집니다. 난자는 난소에서 자궁까지 이어진 통로인 ‘난관’으로 빠져나오는데 성숙한 난자가 바로 달걀 노른자가 되지요.


난관으로 빠져나온 노른자가 정자를 만나면 수정이 일어나고, 노른자 속의 ‘배아’가 병아리로 자라게 됩니다. 노른자는 자라는 배아에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자와 만나 수정된 달걀을 ‘유정란’이라 하는데, 수정이 일어나지 않아도 달걀은 만들어질 수 있어요. 수정되지 않은 달걀은 병아리가 태어나지 않는 ‘무정란’이 되지요.


이후 노른자는 난관을 통과하면서 달걀의 꼴을 갖춰갑니다. 우선 노른자를 흰자가 감싸면 그 위를 얇은 막인 ‘난각막’이 둘러쌉니다. 삶은 달걀을 먹을 때, 가끔 껍질과 흰자 사이에 있는 얇은 막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것이 난각막으로, 밖에서 미생물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하지요. 이제 난각막에 둘러싸인 달걀은 흐물흐물한 물풍선 같은 상태로 자궁에 도착합니다.


자궁에서는 탄산칼슘이 녹은 농축액이 난각막 위로 분비됩니다. 이 농축액이 굳으면서 드디어 달걀의 딱딱한 껍데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이곳에서 약 16시간을 보내며 껍데기가 완성된 달걀은 드디어 암탉의 몸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여기까지 대략 24시간이 걸려요. 즉, 암탉은 하루에 하나의 달걀을 낳을 수 있지요. 암탉이 달걀을 21일 동안 품으면 드디어 병아리가 태어난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공룡의 알 속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17cm 정도 되는 길쭉한 알 속에 조그만 생명체가 웅크리고 있습니다. 허리를 접어 배 위에 얼굴을 올린 채, 두 팔과 다리를 모으곤 화석으로 굳어버렸지요. 알 속의 주인공은 약 7200만~6600만 년 전 중국에서 살았던 수각류 공룡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 태아 화석 중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화석이지요. 지난해 12월, 중국지질대학교의 고생물학자인 리다 싱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개한 화석입니다.


이 화석의 이름은 ‘아기 잉량’입니다. 지난 2000년에 화석을 발견한 잉량 채석 회사의 이름을 따왔죠. 평범한 알 화석으로 생각했던 아기 잉량의 중요성이 알려진 것은 2015년, 껍데기 일부가 깨져 속의 태아 화석이 드러나면서였습니다. 아기 잉량은 오비랍토르상과에 속하는 공룡입니다. 오비랍토르상과의 대표적인 공룡은 오비랍토르로, 중생대 백악기에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살았던 공룡입니다. 얼굴을 덮고 있는 큰 부리가 특징이며, 몸에 깃털의 흔적도 발견되어 현생 조류와 가까운 친척 관계로 알려졌지요. 둥지에서 알을 품어 키운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아기 잉량 화석에서도 현생 조류와 비슷한 점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아기 잉량이 취하고 있는 자세였어요.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알과 태아 화석은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태아의 골격이 뒤섞인 경우가 많았는데, 아기 잉량의 화석은 자세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태아 화석의 전체 길이는 27cm 정도 되는데, 좁은 알 속에서 사지를 얼굴 옆에 모은 채 웅크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 자세는 현대 조류가 알 속에서 취하는 자세인 ‘터킹’과 비슷해요. 터킹은 조류가 알을 깨고 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자세를 취하지 못한 배아는 부화에 실패할 확률이 높지요. 즉 현대 조류의 터킹 자세는 이미 선조인 수각류 공룡에서부터 진화해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거예요. 연구에 참여한 영국 에딘버러대학교 스티브 브루사테 교수는 “이 태아 화석은 알 속에 웅크리고 있는 새끼 새와 닮았다”며, “현대 조류의 많은 특징이 공룡 조상에게서 진화했다는 증거”라고 밝혔답니다.

 

 

 

에필로그

17cm 정도 되는 길쭉한 알 속에 조그만 생명체가 웅크리고 있습니다. 허리를 접어 배 위에 얼굴을 올린 채, 두 팔과 다리를 모으곤 화석으로 굳어버렸지요. 알 속의 주인공은 약 7200만~6600만 년 전 중국에서 살았던 수각류 공룡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 태아 화석 중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화석이지요. 지난해 12월, 중국지질대학교의 고생물학자인 리다 싱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개한 화석입니다.


이 화석의 이름은 ‘아기 잉량’입니다. 지난 2000년에 화석을 발견한 잉량 채석 회사의 이름을 따왔죠. 평범한 알 화석으로 생각했던 아기 잉량의 중요성이 알려진 것은 2015년, 껍데기 일부가 깨져 속의 태아 화석이 드러나면서였습니다. 아기 잉량은 오비랍토르상과에 속하는 공룡입니다. 오비랍토르상과의 대표적인 공룡은 오비랍토르로, 중생대 백악기에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살았던 공룡입니다. 얼굴을 덮고 있는 큰 부리가 특징이며, 몸에 깃털의 흔적도 발견되어 현생 조류와 가까운 친척 관계로 알려졌지요. 둥지에서 알을 품어 키운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아기 잉량 화석에서도 현생 조류와 비슷한 점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아기 잉량이 취하고 있는 자세였어요.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알과 태아 화석은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태아의 골격이 뒤섞인 경우가 많았는데, 아기 잉량의 화석은 자세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태아 화석의 전체 길이는 27cm 정도 되는데, 좁은 알 속에서 사지를 얼굴 옆에 모은 채 웅크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 자세는 현대 조류가 알 속에서 취하는 자세인 ‘터킹’과 비슷해요. 터킹은 조류가 알을 깨고 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자세를 취하지 못한 배아는 부화에 실패할 확률이 높지요. 즉 현대 조류의 터킹 자세는 이미 선조인 수각류 공룡에서부터 진화해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거예요. 연구에 참여한 영국 에딘버러대학교 스티브 브루사테 교수는 “이 태아 화석은 알 속에 웅크리고 있는 새끼 새와 닮았다”며, “현대 조류의 많은 특징이 공룡 조상에게서 진화했다는 증거”라고 밝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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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기자
  • 일러스트

    박정제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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