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는 생각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어. 이제는 북극마저 위협하고 있지. 지구가 더워지는 바람에 북극까지 진출한 비버의 사연을 과학마녀 일리가 듣고 왔어!
반가워,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하세요, 저는 최근에 가족들과 북극으로 이사한 ‘아메리카비버’입니다. 저희는 무리 생활을 하며 평생 하천에 나뭇가지로 댐을 짓습니다. 댐 건설은 대를 이어서도 쭉 진행되죠.
댐을 짓는 이유는 수심을 깊게 만들기 위해서예요. 비버는 물 한가운데 집을 짓고, 물 밑으로 입구를 내 맹수가 집에 접근하기 힘들게 만들어요. 수심이 얕으면 천적이 건너올 수 있기 때문에 댐을 지어 강을 깊게 만듭니다. 그뿐만 아니라 나뭇가지는 비버의 먹이가 되어 주기도 하죠.
어쩌다 북극까지 가게 됐니?
지구온난화로 인해 툰드라●의 기온이 올랐기 때문이에요. 지난해 12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비버를 연구하고 있는 알래스카대학교 켄 테이프 교수는 비버들이 예전에는 살 수 없었던 북극 최북단까지 진출했다고 발표했어요. 1949년부터 기록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현재 북극에는 비버의 댐이 1만 2000개나 있는 것으로 확인됐죠. 북극은 포식자도 없어 비버에겐 안전한 서식지기 때문이지요.
북극에서는 어떻게 지냈어?
저희는 겨울잠이 없어 북극 알래스카에 도착해서도 평소처럼 댐을 건설했답니다. 비버가 만든 댐은 현재 알래스카에 있는 강의 수로를 막고 있어요. 그 때문에 웅덩이가 생겨나고 물이 흐르지 못해 열을 더 잘 흡수하게 되었죠. 열을 지속적으로 흡수하며 영원히 얼어있어야 할 영구동토층마저 녹을 위기에 처했어요. 북극에 진출한 비버 또한 지구온난화를 가속하고 있는 셈이죠. 지구온난화가 앞으로도 지속되면 아직 비버가 도달하지 못했던 알래스카 최북단까지도 진출할 수 있어요.
북극에 비버가 얼마나 있는 거야?
연구팀은 현재 북극에 거주 중인 비버 개체 수가 5만에서 최대 10만 마리에 달할 것이라 추정했어요. 테이프 교수는 “알래스카의 일부 지역은 50년 전에 비버의 흔적이 아예 없었지만, 현재는 비버로 포화 상태”라며 기후위기를 경고했어요. 작년 12월에는 북극 최북단 지역인 라플란드의 평균 기온이 19.3℃를 기록하면서 1844년부터 기온을 관측한 이래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하기도 했답니다.
●툰드라 : 북극해 연안의 동토 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