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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봉이 김선달> 초콜릿과 우유의 만남

꿀록 탐정과 개코는 대동강 앞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어요.
“콜라를 들고 나오다니, 잘못 생각했어. 날이 추우니까 따뜻한 우유가 마시고 싶은걸.”
그때 멀리서 봉이 김선달이 큰 소리로 호객하는 목소리가 들렸지요.
“둘이 먹다 다 죽어도 모를 쪼꼬레또 우유 사시오~!”
꿀록 탐정은 입맛을 다시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어요.
“오호~! 내가 좋아하는 초코우유!”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봉이 김선달의 
수상한 초코우유

 

“이보시오! 여기 초코우유 한 병 주시오!”
꿀록 탐정이 한 냥을 건네자 신이 난 김선달의 목소리가 더 커졌어요.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자~, 여기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병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쪼꼬레또 우유입니다. 달달하고 고소한 맛에 반하실 거예요. 어서 드셔 보세요.”
꿀록 탐정은 군침을 삼키며 초코우유를 받아 들고 단숨에 들이키려 했어요. 그런데 꿀록 탐정이 순간 멈칫하더니 초코우유 병을 유심히 들여다보았어요.
“흠…. 이건 불량 초코우유입니다. 다른 제품으로 바꿔 주시죠.”
봉이 김선달은 펄쩍 뛰며 손사래를 쳤어요.
“불량이라뇨? 말씀이 심하십니다. 잘 녹인 쪼꼬레또를 우유에 넣어 제가 손수 수천 번 넘게 흔들어 잘 섞었는데요.”
“쯧쯧. 잘 섞이지 않았습니다. 자세히 보시죠.”
꿀록 탐정의 말에 김선달은 초코우유 병을 하나하나 들여다보았어요.
“아니, 이럴 수가! 어찌해서 우유랑 쪼꼬레또가 다시 나눠진 것이야? 이것도, 저것도, 전부 다 쪼꼬레또가 가라앉았잖아!”
꿀록 탐정의 말대로 초코우유는 모두 우유와 초콜릿으로 나뉘어 있었지요.
망연자실한 김선달에게 꿀록 탐정은 담담하게 말했어요.
“초콜릿과 우유는 서로 잘 섞이지 않는 물질이거든요. 자, 제가 가지고 있는 콜라도 초코우유와 같은 혼합물이지만 왜 분리되지 않았는지 설명해 드리죠.”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고르게 섞이지 않는 우유, 
고르게 섞인 콜라

 

우리 주변에는 아주 다양한 물질이 있어요. 이 물질들은 크게 ‘순물질’과 ‘혼합물’로 나눌 수 있지요.
순물질은 한 가지 물질로 이루어졌어요. 수소나 산소, 구리처럼 한 종류의 원소로만 이루어진 ‘홑원소 물질’은 순물질에 속합니다. 물이나 이산화탄소, 설탕 같은 ‘화합물’도 순물질에 속해요. 물은 수소와 산소, 이 두 가지의 원소들이 결합한 물 분자로 이루어진 화합물이에요. 이런 화합물은 수소나 산소의 성질과는 다른 물 분자만의 고유한 성질을 갖고 있답니다. 이처럼 모든 순물질은 끓는점, 녹는점, 밀도, 용해도와 같은 물질의 특성이 모두 일정하다는 특징이 있어요.

 


한편, 혼합물은 두 가지 이상의 순물질이 섞인 물질을 말해요. 화학 반응을 통해 결합한 화합물과 달리, 혼합물은 화학 반응 없이 그냥 섞여 있지요. 그래서 혼합물은 각각이 고유한 성질을 그대로 가진 채 섞여 있어요. 예를 들어, 흙탕물은 물과 흙이 그저 같은 공간에 있는 거예요. 그래서 막대기로 흙탕물을 휘휘 저으면 물과 흙이 뿌옇게 섞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둘이 분리돼 흙이 가라앉으며 물이 투명해지는 걸 볼 수 있지요. 


혼합물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어요. 산소, 질소, 이산화탄소 등이 섞인 공기는 ‘균일 혼합물’이에요. 균일 혼합물은 탄산음료나 소금물, 합금처럼 성분 물질이 고르게 섞여 있지요. 이와 달리 혼합물의 성분 물질이 고르지 않게 섞여 있는 것을 ‘불균일 혼합물’이라고 해요. 우유, 흙탕물, 암석 등이 불균일 혼합물에 속한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과학자가 쏜다?! 
잘 섞인 초코우유 비밀 제조법

 

초코우유는 물과 지방, 단백질, 당분, 코코아 분말 등이 고르지 않게 섞인 불균일 혼합물이에요. 그래서 초코우유를 만들 때는 반드시 ‘안정화제’를 넣지요. 


안정화제는 어떤 물질의 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넣는 첨가제를 말해요. 초코우유 안정화제로는 ‘카라기난’을 많이 사용하죠. 카라기난은 붉은빛을 띠는 해조인 홍조류에서 추출한 성분이에요. 카라기난은 많은 물을 머금을 수 있고, 우유에 들어 있는 단백질인 카제인과 반응해 끈적한 젤 성분이 되는 특징이 있어요. 따라서 초코우유를 더 맛있고 부드럽게 만들어 준답니다. 그런데 카라기난은 배탈이나 피부 가려움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해요. 카라기난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답니다.

 

 


지난 1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식품과학과 페데리코 호르테 교수 연구팀이 카라기난 없이 골고루 섞인 초코우유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어요. 연구팀은 초코우유를 125~500MPa(메가파스칼●)의 높은 압력으로 분사했어요. 그 결과, 500MPa로 분사한 초코우유는 카라기난 없이도 2주 동안 고르게 섞여 있었답니다. 초코우유가 높은 압력으로 분사되면서 불규칙하게 뭉쳐져 있던 단백질 카제인이 잘게 흩어졌기 때문이에요. 호르테 교수는 “바다에서 가장 깊은 지점인 마리아나 해구의 압력은 100MPa”이라며 “우리는 그 압력의 다섯 배인 500MPa의 압력으로 초코우유를 분사했다”고 말했어요. 


연구팀은 카라기난 없이도 고르게 섞여 있는 초코우유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할 계획입니다.

●MPa(메가파스칼): 파스칼은 1제곱미터당 1뉴턴의 힘에 해당하는 압력. 
메가파스칼은 파스칼의 100만 배 큰 단위다.

 

에필로그

며칠 뒤 꿀록 탐정과 개코는 또다시 대동강 앞 공원을 찾았어요. 그런데 가만 보니 김선달이 초코우유를 두 냥에 팔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꿀록 탐정이 물었어요.
“아니, 어찌 며칠 만에 초코우유 가격이 두 배가 된 것이오?”
그러자 김선달이 웃으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답했어요.
“후후. 이건 과학자와 나, 두 사람의 힘을 합쳐 만든 제품이니 당연히 값도 두 배를 받아야 하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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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에디터

    이병구 기자 기자
  • 일러스트

    박정제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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