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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공룡알 화석을 찾아서

어린이과학동아와 한국공룡연구센터가 함께하는 공룡탐사 ①

두근두근~, 심장이 뛰는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어. 공룡알 하나의 크기가 43㎝에 달하는 국내 최대 크기의 공룡알 화석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는 거야! 화석이라면 자다가도 눈이 번쩍 떠지는 내가 안 가 볼 순 없잖아? 공룡알 화석을 만나러 지금 당장 달려가야겠어.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나와 함께 가 보지 않을래?

 


압해도에서 공룡알을 캐다

국내 최대의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곳은 전라남도 목포 앞바다에 있는 압해도라는 섬이야. 지난2009년 9월 20일, 목포자연사박물관과 전남대학교 한국공룡연구센터에서 우리나라 서남권 지역의 중생대 지질환경을 조사하던 중 공룡알 화석을 발견했지. 그런데 공룡알 화석은 어떻게 발견하게 되는 걸까? 화석은 보통 땅 속에 묻혀 있어. 그렇다고 화석을 찾기 위해 모든 땅을 파볼 수는 없겠지? 공룡알은 물론 공룡의 뼈나 발자국 화석도 처음에는 화석 위에 퇴적층이 쌓여서 땅 속 깊이 들어가게 돼. 하지만 화석이 묻혀 있는 퇴적층이 큰 힘을 받아 땅위로 올라오는 경우가 있단다. 땅 위로 올라온 퇴적층은 물이나 바람 등에 의해 깎이게 되고, 이 때 화석이 드러나게 되는 거야.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공룡알은 특이하게도 공사를 위해 땅을 평평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발견됐어. 목포자연사박물관과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는 일부분이 드러난 공룡알 화석을 바탕으로 현장조사를 하고, 화석의 규모를 파악해 발굴 작업을 시작하게 됐단다.





 
공룡알이 발견된 압해도
전라남도 신안군 압해면에 딸린 섬으로 목포시 바로 앞바다에 있다. 섬의 모양이 삼면으로 퍼져 바다를 누르고 있는 것처럼 생겨서 압해도라고 부른다. 섬이지만 압해대교라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자동차로도 갈 수 있다.


 
▲ 목포자연사박물관과 한국공룡연구센터가 지질환경조사를 통해 발견한 공룡알 화석. 처음에 드러난 부분은 이만큼이었다.


미션! 공룡알을 옮겨라!

공룡알 화석의 약 60%는 2009년 11월 20일에 목포자연사박물관으로 옮겨졌어.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정밀한 발굴 작업을 하고 있지. 한편, 공사로 훼손될 염려가 없는 나머지 부분은 아직 압해도에 묻혀 있단다. 공사가 더 진행되면 나머지 부분도 발굴을 시작할 예정이야. 목포자연사박물관으로 옮겨진 공룡알 화석은 둥지 지름이 270㎝에 10여 개의 알이 들어 있는 큰 화석이야. 이렇게 큰 화석을 어떻게 부서지지 않게 목포자연사박물관으로 옮긴 걸까? 에헴, 공룡박사인 내가 처음부터 하나하나 자세히 알려 줄게.
현장지질 조사를 통해 공룡알 화석이 발견됐지? 이렇게 화석이 발견되면 바로 조사를 시작하는 게 아니야. 먼저 나라에 발굴 허가를 받아야 한단다. 화석도 우리나라 문화재의 하나기 때문에 허락 없이 발굴하거나 훼손할 수 없어. 발굴 허가를 받고나서는 땅 위로 드러난 화석의 규모를 파악하고, 현장보존 처리를 하게 돼. 현장 보존 처리는 화석을 훼손할 수 있는 수분이나 염분을 없애고, 암석이 갈라진 부분에 화석 전용 충전물을 넣어 서로 부서지지 않게 하는 거야. 암석 밖으로 드러난 화석에는 끈끈한 화석 전용 본드를 바르거나 석고를 입혀서 화석을 보호하게 돼. 화석이 안전하도록 보존 처리가 끝나면 화석 주변의 암석을 조심스럽게 분리해. 분리가 끝나면 크레인으로 화석이 든 암석을 들어 차에 실은 후 실험실로 나르는 거야.




 

뾰족뾰족, 화석 주변을 찔러라!

위잉위잉~, 지이잉~! 여기는 암석에서 화석을 발굴하는 작업이 한창인 목포자연사박물관이야. 암석 속에 들어 있는 화석을 어떻게 발굴하는지 알려 줄게. 짜잔~! 비결은 바로 이 뾰족뾰족한 바늘! 송곳 같은 바늘로 화석 주변 암석을 찔러 암석과 화석을 분리해 내는 거야. 잘못해서 화석을 찔러 망가트리면 안 되기 때문에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한 작업이란다. 처음에는 큰 송곳으로 암석을 대충 부수고, 화석에 가까이 갈수록 작고 뾰족한 송곳으로 살살 발굴 작업을 해야 해. 발굴을 하는 과정에서도 이미 드러난 화석이 부서지지 않도록 화석 전용 본드나 석고로 화석을 보호한단다.


공룡알 화석,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공룡알 화석도 다른 화석과 마찬가지로 공룡알 위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만들어졌어. 이번에 발견된 공룡알 화석은 진흙처럼 고운 흙으로 이루어진 붉은 지층인 적색이암층에서 발견됐지. 이 퇴적층은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퇴적층이란다. 여기서 문제! 공룡알도 계란처럼 그 속은 액체로 차 있어. 그런데 어떻게 공룡알 위에 무거운 퇴적물이 쌓이고 쌓인 후에도 둥근 모양으로 발견될 수 있는 걸까? 정답은 바로 퇴적물 덕분이야. 공룡알 위로 퇴적물이 쌓이면 퇴적물의 무게 때문에 알껍데기에 금이 가게 돼.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공룡알이 둥근 모양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단다. 알에 금이 가면 알을 채우고 있던 액체는 빠져 나가고 퇴적물이 알속으로 스며들게 되거든. 결국 알 속은 퇴적물로 가득 차게 되어, 알 위로 또다른 퇴적물이 무겁게 쌓여도 공룡알이 납작해지지 않고 둥글게 남아 있을 수 있단다.


공룡알 모양과 껍데기의 비밀

이제 눈을 크게 뜨고 공룡알을 직접 관찰할 시간이야. 먼저 공룡알의 모양을 관찰해 보자. 어때? 길쭉한 타원형으로 생긴 것이 보이니? 공룡알은 동그란 것과 타원형으로 생긴 것이 있는데, 동그란 건 초식공룡의 알이고, 타원형은 육식공룡의 알이야. 그러니 이 공룡알은 육식공룡의 알인 거지. 43㎝나 되는 국내 최대 크기라는 것도 공룡알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겠지? 알이 크면 공룡의 몸집도 크다는 뜻이니까 말야. 이 때 알껍데기의 두께도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단다.
이제 눈을 좀 더 크게 뜨고 공룡알을 자세히 보자. 어때? 오돌토돌한 무늬가 보이지? 이런 돌출무늬를 ‘표면 장식’이라고 부르는데, 주로 육식 공룡의 알에서 많이 나타난대.
이번엔 눈이 아닌 현미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이야. 공룡알을 두께가 0.02~0.03㎜ 보다 작게 잘라 *박편으로 만들면 현미경으로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거든. 알의 숨구멍이 어떻게 생겼는지, 숨구멍은 얼마나 있는지를 관찰하는 거지. 이를 통해 어떤 종류의 공룡 알인지 추측할 수 있어. 이번에 발견된 공룡알도 육식 공룡인 *수각류의 알이라는 것까지 알아 냈단다.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한번 상상해 봐. 43㎝의 큰 알을 낳을 정도의 몸집을 가진 육식 공룡이라…. 과연 어떤 공룡일까?


*박편 : 암석이나 광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0.02~0.03㎜두께로 자른 것.
*수각류 : 발로 서서 걷는 육식 공룡으로, 새 같은 몸과 긴 꼬리뼈를 가지며 대부분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다.



 

연구는 계속된다

압해도의 공룡알 화석은 현재도 계속 발굴 작업 중이고,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야.
공룡알의 성분을 분석하거나, CT 촬영을 통해 공룡알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도 연구하게 되지. 계란 속에 병아리가 들어 있듯 공룡알 속에 새끼 공룡의 뼈가 들어 있을 수도 있거든. 하지만 알 속에 어린 공룡의 뼈가 화석으로 남아 있기는 무척 어려워. 새끼 공룡의 뼈는 가늘고 얇아서 화석이 되기 힘들기 때문이야.
이 외에도 알껍데기에 들어 있는 공기를 분석해 당시의 기후가 어떠했는지는 물론 둥지의 크기나 형태, 한반도 및 동아시아 지역 공룡알과의 비교 등 더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단다. 앞으로 압해도 공룡알에서 어떤 비밀들이 더 밝혀질지 기대 많이 해 줘!


압해도의 공룡알 화석,
목포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나요!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발굴 중인 공룡알 화석을 6월쯤에는 목포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예전에도 전라남도 보성이나 경기도 시화호에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적이 있지만, 그 화석들은 발견된 현장에 그대로 남아 있답니다. 이렇게 섬세한 발굴을 거쳐 전시되는 공룡알 화석은 무척 드물어요. 게다가 이번에 전시될 공룡알 화석은 알 하나가 43㎝를 넘는 국내 최대 크기의 공룡알이라는 거 다 알고 있죠? 앞으로 많은 연구를 통해 공룡알 화석이 품고 있는 비밀을 더 캐내서 친구들에게 알려 줄게요. 기대하세요!
 김보성 (목포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한반도 공룡,
더 많은 비밀을 알고 싶나요?


이번에 발견된 공룡알 화석은 국내에서 발견된 공룡알 중 가장 큰 것은 물론, 둥지의 크기도 270㎝로 세계적인 규모입니다. 게다가 한반도 서남부 지역 최초로 육식 공룡의 알이 발견된 것이기 때문에 학술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 화석이지요. 그 동안 한반도에서는 주로 초식 공룡인 조각류와 용각류의 공룡알 화석이 발견되었답니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을 통해 한반도의 공룡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았는지에 대한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세계적으로 공룡에 대한 연구는 1800년대 초부터 시작됐어요. 하지만 한반도 공룡에 대한 연구는 1972년 경상남도 하동에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것이 시작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아직도 남해안 곳곳에는 많은 공룡 화석이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의 발굴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한반도 공룡에 대해 더 많은 비밀을 알고 싶나요? 저도 무척 궁금하답니다. 미래의 공룡학자인 친구들이 자라서 모든 비밀을 밝혀 주길 기대할게요 
허민  (전남대학교 한국공룡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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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현수랑 기자
  • 도움

    허민 소장
  • 도움

    김보성 학예연구사
  • 진행

    박지영
  • 사진

    현수랑 기자
  • 사진

    김보성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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