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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맵다! 덥다! 아프다! 감각, 어떻게 느끼나요?

사우나에 가거나 피부에 뭔가 접촉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온도와 촉각을 느끼는 걸까요? 일상에서 당연히 여기는 이 감각의 원리는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어요. 
이 미스터리는 어떻게 풀리게 됐을까요?

 

 

톡톡톡! 건드리는 건 내가 다 알아! 피에조의 발견
‘체성감각’이란 몸이 받은 자극을 느끼는 감각을 말해요. 무엇을 만졌을 때 촉감과 온도를 느끼는 것과 팔을 접고 펼 때 몸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 강한 자극으로 고통을 느끼는 것까지 모두 체성감각에 속하지요.


그중에서도 손가락으로 톡톡 치는 가벼운 두드림이나 뾰족한 것에 찔리는 것, 꼬집히는 것, 무거운 물체에 눌리는 것과 같은 자극을 ‘기계적 자극’이라고 해요. 기계적 자극을 받아들이고 이를 신경에 전달하는 수용체는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과 아뎀 파타푸티언 교수에 의해 2010년 처음 발견됐어요.


이때 발견된 ‘피에조1(Piezo1)’은 혈관의 안쪽을 덮는 세포와 면역세포, 뼈세포, 적혈구 등에 주로 분포해요. 그래서 혈관이 팽창할 때 생기는 힘이나 면역세포 주변에 침입한 물질, 혹은 뼈세포 주변에 접촉한 구조물 등을 감지하죠.


나중에 발견된 ‘피에조2’는 피부, 혈관, 힘줄 등과 연결된 감각신경에 많이 분포하며, 촉각, 혈압, 소변감, 팔다리의 위치 등을 감지해요. 우리 몸에 널리 분포한 피에조는 감지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죠. 예를 들면 청각은 공기 음파에 의한 기계적 자극이라고 볼 수 있는데, 피에조가 소리 감지에도 기여하는지는 여전히 연구 중이에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황선욱 교수는 “또 다른 미지의 수용체 도움 없이 피에조가 전적으로 감각을 느끼는지, 피에조에게 숨겨진 다른 기능이 있을지 등등 밝혀낼 숙제가 많다”고 말했답니다.

 

 

 

 

파타푸티언 교수는 촉각 세포가 어떤 단백질을 많이 갖고 있는지 분석해 기계적 자극에 반응할 것이라 예상되는 단백질 후보 72개를 가려냈어요. 그리고 후보들의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가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나씩 막은 후 기계적 자극을 가한 뒤 반응을 살폈지요. 만약 A유전자를 막은 세포가 기계적 자극에 반응한다면, A유전자는 촉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이 방식으로 피에조를 발견할 수 있었죠.

 

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TRPV1의 발견
199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교 생리학과 데이비드 줄리어스 교수는 매운맛을 느끼는 수용체를 발견했어요. ‘TRPV1’이라 이름이 붙은 이 수용체는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을 감지하거나, 43℃ 이상의 열에 자극을 받으면 반응해요. 덕분에 매운맛이나 온도 감각을 느끼는 것이지요. TRPV1은 원래 높은 열에만 반응하는 수용체예요. 하지만 캡사이신과 만나면 높은 열이 있다고 착각하며 자극에 반응하고, 우리는 고열로 느끼는 통증인 매운맛을 느끼는 것이지요.


TRPV1이 발견된 덕분에 또 다른 온도 감지 수용체를 찾아낼 수 있었어요. 줄리어스 교수는 멘톨이라는 화학 물질을 사용해 26℃ 이하의 차가운 온도에 반응하는 수용체인 ‘TRPM8’을 찾아내기도 했죠. 이후 더욱 다양한 온도 범위에서 활성화되는 수용체가 여럿 확인됐고, 온도 수용체의 발견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TRPV1과 같이 몸에 해를 입힐 정도로 과한 자극을 감지하는 수용체는 통각 수용체로 분류하기도 해요. 아픔을 느끼는 통각 수용체는 염증과 같은 질환에 반응해 만성 통증을 악화시키곤 하지요. 만성 통증은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앓고 있는 질환이에요. TRPV1과 같은 통각 수용체를 제어할 수 있다면, 수많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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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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