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학 마녀 일리! 오늘은 중생대 익룡● 중 가장 헤어스타일이 특이하다는 친구를 만나러 왔어. 아, 저기 있군! 그런데 그 큰 머리로 비행이 가능한가요?
●익룡 : 중생대에 살던 하늘을 나는 파충류. 공룡과는 다른 생물로 분류한다.
자기소개를 부탁해!
나는 ‘투판닥틸루스 나비간스’라는 익룡이야. 우리는 중생대 백악기 초기인 약 1억 1200만 년 전, 현재의 브라질 지역에서 살았어. 우리의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머리위로 불쑥 튀어나온 커다란 볏!
지금까지는 화석이 부족해 연구하기 어려웠는데,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의 고생물학자 빅터 베카리 연구팀이 도굴꾼에게서 압수한 훌륭한 익룡 화석 표본(사진)을 발견해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단다.
도굴꾼에게서 화석을 압수했다고?
응. 이번 화석이 발견된 브라질 크라토 지층은 동물이 묻힐 당시 산소가 부족한 호수 바닥이었어. 익룡을 비롯한 수많은 화석이 잘 보존된 채로 발견되지. 그래서 도굴꾼들이 몰래 채석장에서 화석을 훔쳐 해외로 파는 일이 흔했어.
2013년, 브라질 경찰이 항구의 화물차에서 해외로 팔려가기 직전이었던 3000여 점의 화석을 압수했어. 이번 연구에 쓰인 익룡 화석도 여기서 발견된 거야. 지금까지 발견된 투판닥틸루스 화석 중 가장 보존 상태가 좋았지.
새롭게 밝혀진 연구 결과가 궁금해!
화석으로 발견된 투판닥틸루스 나비간스의 날개 길이는 약 2.7m고, 키는 약 1m였어. 볏의 길이는 무려 40cm로 키의 40%를 차지하고, 머리보다 5배나 길었지. 화석을 컴퓨터 단층 촬영(CT)하여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우리가 비행에 필요한 뼈와 근육을 가지고 있었지만, 머리가 크고 목이 길어서 멀리 날기는 힘들었을 거라고 분석했어.
그래서 연구팀은 이 익룡이 땅에서 생활하며 떨어진 과일을 먹다, 포식자가 나타나면 짧은 거리를 날아 위험을 피했다고 추측하고 있어.
그러면 이 커다란 볏은 왜 달고 있는 거야?
연구팀은 이 볏이 공작의 깃털처럼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한 용도일 수 있다고 말했어.
나아가 공작이나 원앙처럼, 성별에 따라 볏의 모양이 다른 ‘성적 이형성’이 나타났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어. 살짝 다르게 생긴 볏을 가져서 친척으로 알려져있던 다른 익룡 ‘투판닥틸루스 임페라토르’가, 사실은 투판닥틸루스 나비간스와 같은 종의 암컷과 수컷일 수도 있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