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상온에서도 녹지 않는 얼음을 두 눈으로 보기 위해 직접 실험실을 찾았습니다! 상온얼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압을 만들고 관측하는 실험 장치가 있어야 해요. 그런 실험실이 어디 있냐고요?
“고온, 고압, 초고농도 같은 환경을 ‘극한 환경’이라 부릅니다. 저희는 극한 환경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측정하는 연구를 하지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극한측정연구팀의 이근우, 이윤희 책임연구원이 어두침침한 실험실에서 설명을 시작했어요. 두 연구자의 등 뒤로 복잡한 기계 장치가 어렴풋이 보였지요.
이근우 연구원은 “상온얼음은 대기압의 1만~100만 배인 고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극한측정연구팀의 연구 주제 중 하나”라고 알려줬어요. 이런 고압은 어떻게 만들까요? 비밀은 이윤희 연구원이 가리킨 어린아이 주먹만 한 작은 장치에 있었습니다. 장치를 열어보니 중간에 박힌 좁쌀 크기의 다이아몬드 두 개가 빛나고 있었지요.
“‘다이아몬드 앤빌 셀(DAC)’이라 불리는 장치예요. 다이아몬드 사이에 물을 넣고 강한 힘을 줘 다이아몬드로 물을 눌러주면 강한 압력에 의해 상온에서도 얼음이 만들어져요.”
다이아몬드가 쓰이는 이유는 다이아몬드가 고압을 버틸 만큼 압력에 강한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이윤희 연구원이 다이얼을 돌리자 압력이 높아지면서 순식간에 얼음 결정이 생겨났어요! 그런데 모니터에 보이는 얼음 결정의 모습이 기자가 생각하는 평범한 육각형 모습과는 달랐어요.
“이 결정은 ‘얼음 VI(얼음 6)’으로, 상온에서 1만 기압 압력을 가하면 만들어집니다. 60~70℃에서도 결정이 유지되니 ‘뜨거운 얼음’이라고도 부를 수 있죠.”
정확한 압력을 측정하기 위해 레이저 장비를 가동하자 연구실이 초록빛으로 가득 찼어요. 레이저 측정을 할 때는 강한 빛에 눈이 상하지 않도록 보안경을 착용해야 하지요.
“결정 형성은 아직도 밝혀질 내용이 무궁무진하게 남은 분야입니다. 예를 들어, 순수한 물이 어는 과정과 소금물이 어는 과정은 상당히 다르지요.”
이윤희 연구원이 말했어요. 극한측정연구팀에서는 앞으로 다른 물질이 용해된 상태에서 압력을 받아 자라는 얼음을 연구할 계획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