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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뱀파이어> 너의 목소리를 들려줘!

“밤공기는 선선하네.”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달밤 산책을 즐기던 중이었어요.
펄럭펄럭~. 이들을 향해 뱀파이어가 박쥐 날개를 펼치며 달려들었어요.
“으악, 꿀록 살려!”
놀란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도망가려고 하자, 뱀파이어가 다급하게 말했어요.
“꿀록 탐정님, 저 좀 도와 주세요!”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초음파로 사랑의 세레나데를~!

 

뱀파이어의 간절한 외침에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멈춰 섰어요.
“무슨 일이죠?”
꿀록 탐정의 질문에 뱀파이어는 자초지종을 설명했어요.
“제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아름다운 세레나데로 청혼하고 싶은데….”
뱀파이어는 인간과 사랑에 빠져 알콩달콩 마음을 키워 오고 있었어요. 인간 연인을 만난 뒤, 더이상 인간의 목을 물어 피를 먹지 않게 됐지요. 대신 연인이 비트를 갈아 만든 ‘특제 에이드’를 먹으며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세레나데를 부르는 뒤에서 코러스를 맞춰 달라는 건가요?”
내심 무대 체질이었던 꿀록 탐정이 설레는 마음을 애써 숨기며 질문했어요. 개코 조수도 꿀록 탐정 옆에서 탬버린을 칠 생각에 신나서 거들었죠.
“아니, 그건 아닙니다.”
뱀파이어의 단호한 대답에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실망한 것도 잠시였어요.
“뱀파이어는 원래 박쥐였던 터라, 사랑의 세레나데는 반드시 박쥐의 언어인 ‘초음파’로 불러야 해요. 그런데 제 연인은 아시다시피 인간인지라 초음파를 들을 수가 없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연인의 세레나데를 들을 수 없다니…. 뱀파이어의 안타까운 사연에 개코 조수가 슬픈 표정을 짓자 꿀록 탐정이 말했어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인간이 소리를 어떻게 듣는지 알아보죠.”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영차영차~, 소리를 뇌로 전달하라!

 

소리는 음파가 물질을 타고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현상이에요. 음파는 보통 공기를 통해 사람의 귀에 들어오죠. 귀는 파동 형태의 소리를 뇌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전기적 신호로 바꿉니다.
먼저 소리는 귀의 가장 바깥 부분인 외이도를 따라 고막을 거쳐 망치뼈, 모루뼈, 등자뼈에 진동을 울려요. 이 과정에서 소리는 20배가량 증폭돼요. 그리곤 2바퀴 반 정도 돌돌 말린 달팽이관으로 들어가요. 달팽이관은 쭉 펼치면 3.5~4cm 남짓한 작은 기관이에요. 이 작은 달팽이관이 소리를 뇌로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요.


달팽이관 속에는 ‘코르티 기관’이라는 소리를 느끼는 기관이 있어요. 코르티 기관에는 소리를 신경세포로 전달하는 유모세포가 있지요. 유모세포에는 미세한 털인 ‘섬모’가 달려 있는데, 소리의 진동에 따라 섬모들이 기울어져요. 그럼 유모세포 바깥에 있던 이온들이 세포 안으로 차례로 들어오지요. 이렇게 유모세포 안의 이온 농도가 높아지면 유모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해요. 신경전달물질은 청각을 담당하는 청신경을 자극하고, 최종적으로는 뇌로 신경신호가 전달되지요.


이 과정을 통해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는 약 20~2만Hz예요. 이보다 더 낮은 ‘초저주파’와 더 높은 ‘초음파’는 들을 수 없어요. 다시 말해, 초저주파와 초음파는 사람의 귀로 들어와도 달팽이관에서 전기적 신호로 바뀌지 않기 때문에 뇌가 소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거랍니다. 반면에 박쥐나 돌고래는 2만~16만Hz의 초음파도 들을 수 있고, 두더쥐와 코끼리의 경우 20Hz 이하의 초저주파를 들을 수 있지요.

 

 

통합과학 넓히기

초음파를 들을 수 있는 헤드폰이 있다?!

 

6월 2일, 핀란드 알토대학교 음향 연구실 빌 풀키 연구팀은 2만Hz 이상의 초음파를 들을 수 있는 동시에 소리의 방향도 감지하는 헤드폰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어요. 이 헤드폰의 중앙에는 긴 막대기가 달려 있는데, 이 끝에 부착된 공에 초음파에 민감한 마이크 6개가 장착돼 있어요. 이 마이크가 수집한 초음파 신호는 컴퓨터의 디지털 신호로 처리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로 바뀌어요. 이렇게 바뀐 소리를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는 거죠.


헤드폰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헤드폰을 쓴 사람에게 초음파를 여러 방향에서 들려주었어요. 실험 결과, 원래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의 소리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졌지만,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초음파를 들을 수 있었어요. 빌 풀키 연구원은 직접 박쥐가 출몰하는 산속에 가 헤드폰을 쓰고 소리를 듣기도 했죠. 그 결과, 그는 박쥐가 내는 초음파가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했어요.


빌 풀키 연구원은 “이러한 헤드폰은 산업 현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예를 들어, 가스 배관에서 가스가 조금씩 새어 나올 땐 초음파가 나와요. 이 초음파를 감지한다면, 가스가 누출되어 큰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죠. 또한, 손상된 전자 장비도 초음파를 내곤 해서 장비의 상태를 점검하는 데도 쓰일 수 있어요. 빌 풀키 연구원은 “산업 현장의 사고를 줄이고 장비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답니다.

 

 

 

개념 퀴즈

코끼리는 초저주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O   ,    X    )

 

에필로그

꿀록 탐정은 뱀파이어의 연인에게 초음파를 들을 수 있는 장치를 건넸어요. 그리고 뱀파이어의 아름다운 세레나데가 시작됐죠.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옆에서 꽃잎을 뿌리며 열심히 춤을 췄어요.
“푸하학!”
별안간 뱀파이어의 연인이 웃음을 터뜨렸어요.
“제 사랑의 세레나데가 형편 없었나요?”
당황한 뱀파이어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어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도 놀란 채 굳었지요.
“아니에요. 사실 초음파 세레나데는 인간의 언어가 아닌지라,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웠어요. 하지만 당신의 따스한 진심은 오롯이 전달됐답니다.”
안도한 뱀파이어는 연인을 끌어안았어요. 꿀록 탐정, 개코 조수도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하지만 저분들의 춤이 너무나 웃겨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네요. 큭큭!”
민망해진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그다음 날부터 댄스 수업을 들었다는 후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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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윤지현 기자 기자
  • 디자인

    정해인
  • 일러스트

    이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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