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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나들이 욕심이 부쩍 늘어난 닥터그랜마예요. 나무그늘 아래 아름답게 펼쳐진 잔디밭에 앉아 맛있는 도시락도 먹고, 시원한 바람도 쐬고~. 상상만 해도 정말 즐거운 거 있죠? 그런데 막상 공원에 갔더니 사람들이 없어요. 너무 더워서 그런가?

잠깐, 뭐라고요? 무서운 ‘살인 진드기’가 돌아다닌다고? 그러니까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오라고? 아무리 날씨가 갑자기 더워졌다고 해도, 벌써부터 이렇게 오싹한 체험은 너무 하지 않냐고~!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살인 진드기’님 맞죠?

정확한 이름은 ‘작은소참진드기’지만 사람들이 다 날 그렇게 부르니 그러려니 하고 있지. 사실 원래부터 동북아시아 전역에 퍼져 살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물린 사람이 연달아 죽으면서 갑자기 주목을 받게 됐다오.

대체 왜 사람이 죽은 건가요?

미리 알아둬야 할 게 있소. 원래 진드기는 살기 위해 사람이나 다른 동물의 피를 빠는 생물이라는 점이오. 그 과정에서 바이러스나 병을 옮기기도 하지. 예를 들어 가을에 활동하는 털진드기는 치사율이 높은 ‘츠츠가무시병’을 일으킨다오. 단 츠츠가무시병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니 너무 무서워할 필요는 없소. 또 집먼지진드기는 천식이나 비염같은 알레르기 질병을 일으키지.
우리가 옮기는 병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라고 하는데, 사람을 물었을 때 우리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가 사람의 혈액 속에 들어가 병을 일으킨다오. 이 병에 걸리면 고열, 구토, 설사, 두통 같은 증세에 시달리지. 치사율은 12~30%니 상당히 높은 편이오. 게다가 예방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무서워하는 원인이라오. 그저 우리가 안 덤비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되는지….

우리 작은소참진드기는 한국과 일본, 중국 같은 동북아시아 국가 뿐 아니라 인접한 러시아, 저 멀리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까지 퍼져 살고 있다오.
봄부터 가을까지 풀숲에서 살아가는데 특히 5~8월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지. 다 크면 3㎜ 정도로 진드기 중에서는 매우 큰 편이지만 사람의 눈으로 바로 확인하긴 어려울 게요. 다만 피를 잔뜩 먹으면 최대 10㎜까지 커지지. 또 유충일 때부터 사람이나 동물에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으니 어린 개체라고 무시하면 큰 일 난다오.
우리는 바이러스뿐 아니라 다른 세균도 옮긴다오. 하지만 가장 큰 병은 역시 SFTS지. 2009년부터 중국에서 환자 수백 명이 발생한 데다, 올해는 일본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오. 5월에는 제주도에서 한국 첫 의심환자가 등장해서 곧 사망했지. 이 나라도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어.

우리나라에서도 위험? 잔디밭에 가면 안 되겠네요.

서울대병원과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결과, 지난해 8월 강원도에서 사망한 환자가 SFTS로 확인됐다오. 제주도 의심환자도 유력하다지. 잔디밭이나 산에 갈 때는 꼭 긴 상의에 긴 바지를 입고 다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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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은영 기자
  • 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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