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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어린 왕자> 소행성 B612의 화려한 변신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주말에 특별전시를 보러 미술관에 가기로 했어요.
“<;코끼리와 보아뱀 특별전>;이라니, 작가인 어린 왕자님이 지구로 직접 찾아왔대요!”
개코 조수가 신나서 얘기하는 순간, 탐정 사무실의 전화가 울렸어요.
“오랜만이에요. 꿀록 탐정님. 어린 왕자입니다. 
오늘 잠시 뵐 수 있을까요?”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소행성에 보아뱀을 그리는 방법은?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서둘러 약속 장소로 향했어요. 거기엔 멋지게 차려입은 어린 왕자가 기다리고 있었죠.
“반가워요, 꿀록 탐정님. 그리고 개코 조수님.”
어린 왕자가 우아하게 인사를 건넸어요.
“안녕하세요, 어린 왕자님! 다시 뵈어서 반가워요. 한참 전시 준비로 바쁘실 텐데 어쩐 일이시죠?”
꿀록 탐정이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어요.
“제가 최근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작품 연재로 유명해졌다는 건 알고 계시죠? 사람들이 제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이제 무언가 큰 변화가 필요해요. 작품의 주제든, 재료든….”
어린 왕자는 공감을 원하는 눈빛을 보냈어요.
“그…, 그렇군요. 항상 똑같은 그림만 그릴 수는 없으니까요.”
개코 조수가 서둘러 대답했지요.
“그래서 이번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연재의 마지막 작품으로, 저의 집이자 작업실인 소행성 B612 전체를 도화지로 삼아 커다란 보아뱀을 그리고 싶어요. 그간 연필과 작은 붓으로만 작품을 그렸는데, 새로운 방법이 필요해요.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없을까요?”
마침 그래피티● 예술가들의 작업을 지켜보던 꿀록 탐정은 웃으며 말했어요.
“소행성의 넓은 바닥에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라면, 적당한 게 있죠!”


●그래피티(graffiti): 벽 등에 낙서처럼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거리 예술.

 

 

에어로졸 스프레이의 원리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치익! 
스프레이에서 나온 에어로졸의 정체는?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아주 작은 고체나 액체 입자를 말해요. 지구에 있는 모든 물체는 지구 중심으로 끌려가는 힘인 중력을 받아 바닥으로 떨어져요. 하지만 에어로졸은 입자의 크기가 0.001~10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정도로 아주 작아서 쉽게 가라앉지 않고 공기 중을 둥둥 떠다니죠.


에어로졸은 우리 주변 곳곳에 있어요. 예를 들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큰 침방울은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중력을 받아 금세 바닥으로 떨어지지만, 아주 잘게 쪼개진 침방울은 에어로졸 상태로 오랜 시간 공기 중에 떠 있죠.


자연에서도 에어로졸을 관찰할 수 있어요. 대기 중의 에어로졸을 중심으로 물 분자가 들러붙으면 작은 물방울이 되어 안개나 구름이 만들어져요. 에어로졸은 태양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반사해 기후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답니다.


높은 압력의 기체를 가뒀다가 뿌리는 스프레이는 에어로졸을 활용한 제품이에요. 에어로졸을 만들면 원하는 물질을 넓은 범위에 뭉치지 않도록 고르게 뿌릴 수 있어요. 덕분에 벽에 색깔을 칠하거나, 모기 등 벌레를 쫓을 때도 스프레이가 유용하게 쓰인답니다.


처음 스프레이가 발명되었을 때에는 높은 압력을 만들기 위해 ‘프레온 가스’가 쓰였어요. 하지만 프레온 가스가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진 이후, LPG 등 인화성 가스가 대신 쓰이기도 해요. 그래서 에어로졸 스프레이를 불에 가까이 두면 매우 위험하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자리를 바꿔라?!

 

지난 5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에어로졸로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어요. 그래서 실내를 잘 환기하는 것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 되었어요. 오케스트라 공연장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6월 23일, 미국 유타대학교 화학공학과 토니 사드 교수팀은 오케스트라가 공연할 때 악기들의 위치를 바꾸면 코로나19 감염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어요.


오케스트라는 다양한 악기로 이루어져 있어요. 바이올린을 포함한 현악기 연주자나 북 등을 치는 타악기 연주자는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지만, 트럼펫이나 트롬본처럼 입으로 힘껏 숨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관악기 연주자는 마스크를 쓸 수 없죠. 연구팀이 오케스트라 공연장 모델을 만들어 진행한 모의실험에 따르면, 관악기에서 발생한 에어로졸이 공기의 흐름에 따라 다른 연주자들이 있는 구역을 지나갔어요. 관악기 연주자가 뿜어낸 바이러스가 다른 연주자를 감염시킬 위험이 있는 거죠.


연구팀은 에어로졸을 많이 뿜어내는 악기를 공연장의 환기구와 열린 문 근처에 배치하고, 에어로졸과 상관없는 악기를 공연장 가운데에 배치하는 등 연주자들의 위치를 바꾸며 모의실험을 계속했어요. 사드 교수는 “좌석을 바꾸고 문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 감염 확률을 최대 100배까지 낮출 수 있다”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어요. 이 연구를 의뢰했던 오케스트라 ‘유타 심포니’의 대표인 스티븐 브로스비크는 “연구 결과에 따라 자리를 옮기고 익숙해지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대신 연주자들은 더 편안하게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어요.

 

 

 

에필로그

‘치이이익!’
“좋아요! 이 에어로졸 스프레이 페인트라면 소행성 B612에 제가 생각하는 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예요.”
어린 왕자는 폴짝 뛰며 기뻐했어요.
“하지만 이번 전시를 마지막으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연재가 끝난다니 조금 아쉽네요. 혹시 다음 작업으로 생각 중인 주제가 있나요?”
꿀록 탐정이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어린 왕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어요.
“음, 다음 작품의 주제는 ‘보아뱀을 삼킨 코끼리’예요.” 

 

2021년 1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병구 기자 기자
  • 일러스트

    이창섭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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