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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썩지는 않았는데, 부패한 냄새를 풍기는 식물도 있어! 바로 ‘시체꽃’이란 별칭을 가진 식물들이지. 시체꽃은 왜 부패한 척 연기하는 걸까?

 

시체꽃이 피었습니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체꽃’이 피어 화제가 됐습니다. 자주 볼 수 없는 풍경에 사람들이 줄서서 구경할 정도였어요. ‘아모르포팔루스 티타눔(Amorphophallus titanum)’이라는 학명을 가진 이 꽃은 고기나 시체가 썩은 것 같은 냄새를 800m 멀리까지 풍겨 ‘시체꽃’이란 별칭이 붙게 되었죠. 실제로 꽃이 썩은 것은 아닙니다. 꽃가루를 널리 퍼트려 줄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냄새로 썩은 척 연기하는 것이지요.


이 꽃은 동그란 컵 모양의 꽃턱잎 안으로 긴 기둥 모양의 꽃이 우뚝 솟아 있는 형태인데, 전체 길이는 3m가 넘을 만큼 거대합니다. 7~10년에 한 번 꽃을 피우고, 꽃이 핀 지 겨우 며칠 만에 지지요. 그러니까 이 짧은 시간 안에 파리를 유혹해 번식하기 위한 전략이 부패한 냄새인 겁니다.


이렇게 번식을 위해 썩은 냄새를 풍기는 식물은 또 있습니다. 만화 ‘포켓몬스터’ 속 캐릭터인 ‘뚜벅쵸’가 진화한 라플레시아가 주인공이지요. 소시지처럼 빨갛고 동그란 잎이 활짝 펼쳐지면, 그 안에는 작은 접시 모양의 꽃봉오리에서 고약한 냄새를 풍긴답니다.

 

 

곤충 썩은 냄새로 파리 유혹하는 덩굴꽃!


오스트리아 파리-로드론대학교 식물생태학과 토마스 루프 박사팀은 그리스에만 분포하는 쥐방울덩굴이 번식을 위해 곤충 사체의 냄새를 흉내내 풍긴다는 연구 결과를 6월 10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그리스에만 분포하는 쥐방울덩굴 꽃이 바닥에 뒹굴고 있는 모습에 주목했어요. 일반적인 쥐방울덩굴류 꽃은 줄기에 매달린 채 폅니다. 그래야 꽃가루를 멀리 퍼뜨려 줄 곤충이 꽃을 찾기 쉬우니까요. 그러나 이 꽃은 낙엽에 파묻히거나 바위 틈에 껴 있었습니다. 색도 어두운 갈색이라 쉽게 눈에 띄지 않았지요.

 

 


연구진은 퀴퀴한 악취가 이 꽃의 번식 전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꽃을 비닐봉지에 넣고 악취를 수집한 뒤, 악취가 어떤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꽃의 악취가 딱정벌레 시체가 썩었을 때 나는 냄새와 같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스테판 반케 교수는 “동물의 시체나 똥 냄새가 아니라, 죽은 딱정벌레 냄새를 흉내내는 식물을 발견한 것은 처음”이라며, “냄새에 이끌린 벼룩파리는 항아리 모양의 꽃 속에 갇혀 온몸에 꽃가루를 묻히고, 이후 입구를 막고 있는 털들이 시들면 그제서야 밖으로 나가 꽃가루를 널리 퍼트리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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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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