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원(5heewon)
계란찜 위에 조그맣게 올라간 파를 보고 쪽파라고 했더니, 부모님께서 쪽파가 아니라 실파라고 하시는 거예요! 제가 보기엔 둘 다 작은 파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른가요?
실파는 어린 파를 말해요. 파는 키우기 시작한 지 약 45~60일쯤 되면 얇으면서도 뿌리에서부터 쭉 뻗은 형태로 자라는데, 이때 수확한 거예요. 잎의 수가 적고 실처럼 가늘어서 ‘실파’라고 불리지요. 실파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금방 길러 수확할 수 있어요. 그래서 주로 대파가 많이 나오지 않는 5~6월에 상품으로 내보낼 수 있도록 키운답니다. 실파를 수확하지 않고 계속 기르면 대파가 돼요.
파는 직접 씨앗을 심어도 자라고, 포기를 일부 나누어 다른 흙에 심어도 번식할 수 있어요. 실파는 기르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흙 없이 물에서만 기르는 수경재배로도 충분히 기를 수 있지요. 하지만 다 자란 대파에 비해 조직이 단단하지 못해 금방 상하거나 무를 수 있어요. 그래서 멀리 옮기거나 오래 저장하기 어려워 도시 근교에서 주로 재배한답니다.
실파는 매운맛이 강하지 않아서 나물로 무쳐 먹기 좋아요. 총총 썰면 모양이 작고 예뻐서 다른 음식 위에 고명으로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금파 대란에 반려식물로 인기를 얻은 파!
지난 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대파 수확량이 줄면서 대파 가격이 크게 올랐어요. 그래서 반려식물로 파를 기르기 시작한 사람이 많이 늘었지요. 파는 보통 1년 내외로 수확하지만, 여러해살이풀이기 때문에 뿌리 부분이 죽지 않으면 다시 자랄 수 있어요. 그래서 싱싱한 파의 뿌리 부분을 잘라서 흙이나 물에 심으면, 초록색 파 줄기가 자라나죠. 키우기도 쉽다고 하니, 반려대파 한번 키워 보는 거 어때요?
쪽파는 실파와 매우 비슷하게 생겼어요. 하지만 실파와 쪽파는 완전히 다른 식물이에요. 쪽파는 ‘샬럿’이라는 양파의 한 종과 파의 교잡종●이기 때문이랍니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신재철 연구원은 “간혹 크기가 작은 쪽파를 실파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어 헷갈리기 쉽다”며 “하얀 뿌리 부분을 확인하면 둘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실파는 뿌리부터 줄기까지 나란하게 쭉 뻗은 모양이지만, 쪽파는 뿌리 부분이 양파처럼 둥글게 생겼어요. 쪽파는 파와 비슷하게 생긴 꽃이 피기도 하지만, 꽃으로 번식하지 않아요. 대신 쪽파의 뿌리를 심어요. 쪽파에는 ‘종구’라고 부르는 마늘과 비슷하게 생긴 뿌리 부분이 여러 개 생기는데, 이 종구를 2~3쪽씩 떼어서 다른 곳에 심으면 또 새로운 쪽파가 자라지요.
쪽파는 향이 진해서 여러 요리에 활용돼요. 한여름이 지나고 키우기 시작한 쪽파는 10~11월에 수확해 겨울철 김장에 꼭 들어가는 재료지요. 알싸한 맛이 일품인 파김치는 보통 쪽파를 이용해서 담가 먹는답니다!
●교잡종 : 유전자 구성이 서로 다른 개체를 교배해서 얻은 새로운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