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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도전! 섭섭박사 실험실] 내 속마음은 말이야, 비밀 메세지를 새겨라!

섭섭박사님은 새해를 맞아 주변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기로 마음먹었어요. 직접 전하기엔 부끄러웠던 마음을 음식으로 전달하기로 했지요. 가장 먼저 식빵에 비밀스러운 메시지를 담기로 결심했습니다.

 

[도전 실험] 식빵에 하트를 남기자!

 

섭섭박사님은 식빵에 조심스럽게 하트를 그려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섭섭박사님의 손에는 식빵과 물만 들려 있었지요. 박사님, 투명한 물로 그림을 그린다고요?

 

왜 이런 일이?

→결과: 식빵에 하트가 새겨졌다!

 

식빵을 에어프라이어에 구우면 빵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고 고소한 냄새가 납니다. 이것은 마이야르 반응 때문이에요. 마이야르 반응은 열에 의해 일어나는 특별한 화학 반응으로, 주로 고온에서 단백질과 당이 만나면서 발생합니다. 노릇하게 구워진 식빵에 메시지를 새기려면 식빵이 구워지는 속도를 이용하면 돼요. 식빵에 물을 묻힌 후 구우면 물이 묻은 부분은 물이 증발한 뒤에 구워지지만 물이 묻지 않은 부분은 바로 구워집니다. 즉, 물이 묻은 부분과 물이 묻지 않은 부분이 구워지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식빵 표면에 그림이나 글이 새겨질 수 있는 거죠. 이때 물 대신 레몬즙을 식빵 표면에 바르면 위의 실험 결과와 반대의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레몬즙을 바른 부분이 다른 부분보다 더 빨리 구워지기 때문이지요. 레몬즙은 산성을 띠어 빵 반죽 표면의 pH를 낮추고, pH가 낮아지면 당의 구조가 변해 빵의 표면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더 빠르게 일어납니다. 이로 인해 레몬즙을 바른 부분이 더 빨리 구워지게 된답니다.

 

[한걸음 더!] 완두콩과 마이야르 반응이 만나면?

 

고기가 불 위에서 익고, 빵이 토스트기에서 노릇해지는 현상은 모두 마이야르 반응에 따른 결과예요. 그런데 완두콩으로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킨다면 어떻게 될까요? 

 

▲Hina Khan et al.
➊ 원래 상태의 완두콩 단백질, ➋ 습열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얻은 결합체.

 

완두콩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예요. 완두콩에는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건강에 좋고, 값도 저렴해요. 또, 동물성 단백질과는 달리 완두콩 같은 식물성 단백질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완두콩 단백질은 물에 잘 녹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요. 물에 잘 녹지 않으면 다른 성분과 고르게 섞이기 어려워, 식품을 가공할 때 식감이나 질감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2024년 11월 히나 칸 등 공동 연구팀은 습열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완두콩 단백질을 가공하기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어요. 습열 마이야르 반응은 건조한 환경에서 진행되는 전통적인 마이야르 반응과 달리 물이 있는 환경에서 진행되는 마이야르 반응이에요. 

 

연구팀은 완두콩 단백질과 프리바이오틱 물질을 결합했어요. 프리바이오틱 물질은 위와 소장에서 소화 효소로 분해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프리바이오틱 물질과 결합한 완두콩 단백질은 습열 마이야르 반응이 진행됐을 때 성분이 달라졌지요.  

 

연구팀은 완두콩 단백질과 프리바이오틱 물질이 최적의 습열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는 온도와 시간, 비율 등을 분석하기 위해 주사전자현미경을 이용했습니다. 그 결과, 단백질과 프리바이오틱 물질의 비율이 각각 50%일 때, 그리고 100캜에서 1일 동안 가열했을 때 습열 마이야르 반응이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완두콩 단백질과 프리바이오틱 물질이 섞인 결합체는 원래 완두콩 단백질과 달리 물에 잘 녹았어요. 더불어, 식품에 부드러운 식감도 제공할 수 있었지요. 연구팀은 “환경 문제 등으로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단백질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완두콩이 식품 산업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실험 하나 더!] 카레로 만든 카드?!

 

섭섭박사는 하트와 더불어 새해를 맞아 빨간 해가 담긴 카드도 친구들에게 건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이 카드, 왠지 조금 특별해 보여요. 비결은 카레 가루?!

 

왜 이런 일이? 

→ 결과: 천에 빨간 그림이 새겨진다!

 

펄펄 끓는 뜨거운 물에 카레 가루 두 숟가락을 푼 다음 천을 담그면 천이 노란색으로 변해요. 이렇게 노랗게 변한 천에 비누를 묻히면 빨간 그림이 새겨집니다. 그 이유는 카레 가루에 들어 있는 강황 색소 때문이에요. 강황은 카레 가루, 단무지, 소시지 등에 사용되는 천연 가루로, 노란색과 암적갈색을 띱니다. 강황은 pH에 따라 색깔이 달라져요. 산성과 중성에서는 노란색을 띠고 알칼리성에서는 붉게 변하지요. 이는 강황에 들어 있는 주색소인 커큐민의 분자 구조와 깊은 관련이 있어요. 커큐민은 중성 환경에서는 노란빛을 띠다가 염기성 물질을 만나면 분자 구조가 바뀌면서 붉은색으로 바뀝니다. 비누는 염기성 물질이기 때문에 비누를 묻힌 부분에 빨간 그림이 그려진 거지요. 반대로 산성 물질과 만나면 커큐민은 더 밝은 노란색을 띠게 된답니다.    

 

 

용어 설명
pH: 수소이온농도로, 산성과 염기성의 척도가 되는 수치.

2025년 1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1호) 정보

  • 박연정
  • 사진

    어린이과학동아
  • 디자인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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