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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캐고 지질학자] 왜? 설악산돌은 밝은색이고, 제주도 돌은 어두운색인고?

파고캐고 지질학자 3화

 

설악산 울산바위를 이루는 돌은 화강암!

 

지금 제가 올라온 바위의 이름은 ‘울산바위’입니다. 설악산은 강원도에 있는데 왜 이름이 먼 남쪽의 동네인 ‘울산’바위냐고요? 옛날 옛적, 금강산에서 바위 경연대회가 열렸는데 울산에서 출발해 금강산으로 향하던 바위가 설악산에서 잠시 쉬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다는 전설이 전해져 옵니다.


울산바위는 설악산의 대표 바위예요. 해발 약 780m의 높이로, 총 6개의 돌 봉우리가 한 줄로 이어져 있어 멋진 풍경을 만들어요. 정상에서는 동해도 구경할 수 있죠. 


울산바위는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화강암은 밝은색의 암석이에요. 암석을 이루는 광물의 알갱이가 커서 우윳빛 배경에 검은색 광물 입자가 점점이 박힌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화강암은 설악산은 물론 서울의 북한산, 대구의 팔공산, 부산의 금정산까지 많은 산에서 보이지요.

 


그런데 제주도에 가면 검은색의 ‘현무암’이 나타나요. 현무암은 화강암과 달리 광물 입자도 작아 눈에 보이지 않고, 돌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기도 해요.


화강암과 현무암은 모두 마그마가 굳어져 만들어지는 ‘화성암’이에요. 지구가 만들어질 때 철을 포함한 무거운 물질은 지구 내부 깊숙이 가라앉아 핵과 맨틀을 이루고, 가벼운 물질은 표면에 떠올라 굳으면서 딱딱한 지각이 되었어요.


화성암의 재료가 되는 마그마는 지각과 맨틀에서 만들어져요. 맨틀의 윗부분은 부분적으로 녹은 마그마 상태예요. 혹은 해양지각이 맨틀로 가라앉을 때 생기는 열과 압력으로 지각이 녹아 마그마가 되기도 하지요. 이들이 지각 가까이 올라와 식으면서 굳어 화성암이 되는 거예요.

 

 

 

화성암, 만들어지는 곳에 따라 성질도 달라져!

 

똑같이 마그마가 식어서 만들어진 화성암이지만, 화강암과 현무암이 다르게 생긴 이유는 마그마의 성분과 암석이 만들어진 장소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우선, 마그마가 만들어진 장소에 따라 화성암의 성분이 달라져요. 깊은 맨틀에서 온 마그마는 무거운 원소인 철이 많이 들어 있어요. 철 성분이 많은 마그마가 굳으면 어두운색 암석이 돼요. 반대로 지각이 녹아 만들어진 마그마에는 규소 성분이 더 많은데, 규소가 많이 함유된 암석은 화강암처럼 밝은색을 띠지요.


그렇다면 화강암과 현무암의 광물 입자 크기는 왜 차이가 나는 걸까요? 광물 입자의 크기는 마그마가 식는 속도에 따라 달라져요. 액체 상태로 녹아있던 마그마는 식으면서 천천히 고체 상태의 결정으로 변해요. 이때 마그마가 천천히 식을수록 광물 결정은 크게 자랍니다.


화강암은 땅속 깊은 곳에서 천천히 식으면서 만들어져요. 그래서 광물 결정이 크게 자라 굵은 입자가 잘 보이지요. 반대로 현무암은 한라산이 폭발하면서 흘러나온 마그마가 지표에서 용암으로 흐르다 급격히 식어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광물 결정이 충분히 자라지 못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요.

 

 

 

암석의 종류가 설악산과 제주도의 지형을 만든다!

 

화강암과 현무암의 차이는 우리가 볼 수 있는 풍경도 바꿔버립니다. 멀리서 본 울산바위는 표면이 둥글둥글한 돔 모양으로 생겼죠? 그 이유는 깊은 땅속에서 만들어진 화강암이 바깥부터 부서지기 때문입니다.

 

땅속 깊은 곳에서 높은 압력을 받아 만들어진 화강암이 융기 활동으로 지표면으로 올라오면, 암석에 금이 가기 시작해요. 바깥에서 화강암을 누르던 압력이 사라지면서 암석의 약한 부분에 틈이 생기는 거지요. 지질학자들은 이렇게 암석에 난 틈을 ‘절리’라고 부르는데, 화강암의 절리는 마치 양파껍질처럼 바깥부터 겹겹으로 벗겨져요. 그래서 화강암 절벽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돔 형태의 둥글둥글한 모습이 됩니다. 울산바위처럼요.


제주도 현무암에는 화산 활동의 흔적이 남아 있어요. 용암이 흐른 자국인 ‘새끼줄구조’와 용암이 식으면서 육각형 모양으로 갈라진 ‘주상절리’가 그 예지요. 화산이 폭발하면서 날아간 ‘화산탄’도 흔히 볼 수 있답니다.

 

● 필자소개 

우경식(강원대학교 지질지구물리학부 지질학 교수). 해양지질학을 공부하고 1986년부터 강원대학교 지질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제동굴연맹 회장을 역임했으며, IUCN 세계자연유산 심사위원으로 세계의 지질유산을 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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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우경식 교수
  • 에디터

    이창욱 기자 기자
  • 일러스트

    최연지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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