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지상의 태양, 케이스타
명예기자들은 인공 태양을 찾아 대전에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에 왔어요. 인공 태양을 왜 만들었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면 먼저 태양에 대해 잘 알아야 해요.
태양은 가장 큰 에너지 자원이에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석연료도 사실은 태양으로부터 왔지요. 예를 들어 석탄은 원시 지구에 살던 식물이 땅에 묻혀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만들어졌어요. 식물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광합성으로 성장했고요. 수력이나 풍력 발전도 마찬가지예요. 강이 흐르거나 기압차로 바람이 부는 것도, 사실 태양에서 온 에너지가 계속 다른 곳으로 옮겨다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예요.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제공하는 태양을 우리가 직접 만들어내면 어떨까요? 아마 오염 물질이 나오는 걸 걱정할 필요 없이 아주 적은 연료로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거예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국가핵융합연구소를 세우고 2007년부터 인공태양을 만드는 ‘초전도 토카막 연구장치’, 줄여서 ‘케이스타(KSTAR)’를 건설했답니다.
케이스타, 플라스마를 가둬라!
“케이스타의 임무는 태양과 비슷한 환경, 즉 플라스마 상태를 만들어서 핵융합이 일어나도록 하는 거예요. 케이스타를 보기 전에 그 원리를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어요.”
케이스타를 직접 확인하기 전에 국가핵융합연구소 플라스마안정화연구팀의 박병호 박사님으로부터 핵융합과 플라스마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었어요. 이 개념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케이스타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거든요.
거대한 가스 덩어리인 태양은 표면이 플라스마 상태예요. 플라스마란, 온도와 압력이 아주 높아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는 상태를 말해요. 이런 상태에선 수소 분자 두 개가 만나 헬륨 분자 한 개를 만드는 ‘핵융합’이 잘 일어나요. 이때 헬륨의 질량이 줄어들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가 발생하게 된답니다. 태양이 따뜻하고 눈부시게 빛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수소 분자들이 끊임없이 핵융합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플라스마 상태에서 모든 입자는 전기를 띠는데, 이때 강한 자기장을 걸어 주면 전기를 띤 입자들이 자기력선을 따라 가지런하게 배열돼요. 과학자들은 이 원리를 이용해 ‘토카막’이라는 도넛 모양의 거대 자석을 만들고, 그 안에 플라즈마를 가두고 원하는 대로 조절하려고 해요. 케이스타도 이런 토카막 장치 중 하나지요.
“이전의 토카막들은 구리로 된 코일에 전류를 흘러서 자기장을 발생시켰어요. 문제는 구리에 전류를 흐르게 하면 많은 열이 발생한다는 점이었어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케이스타는 구리가 아닌 *초전도체 코일로 자기장을 발생시킨답니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이라 열이 발생하지 않거든요.”
*초전도체 : 일정 온도 이하에서 전류가 저항 없이 흐르는 물질이다.
미래 핵융합장치를 꿈꾸다!
“우와~! 거대한 UFO다!”
미로 같은 통로를 지나자 케이스타가 모습을 드러냈어요. 케이스타를 마주한 명예기자들이 탄성을 질렀지요. 지름 약 10m, 높이는 6m에 달하는 크기였는데, 실제로 본 케이스타는 훨씬 크고 웅장해 보였어요. 은빛으로 빛나는 금속으로 만들어져서 거대한 UFO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케이스타가 위치한 연구동은 두꺼운 콘크리트벽으로 둘러싸여 있었어요. 플라스마 발생 실험 시 중성자가 튀어나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지요. 명예기자들은 케이스타의 각 장치를 눈으로 보며 박사님으로부터 그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들었어요.
“케이스타는 크게 다섯 가지 시설로 구분할 수 있어요. 가장 가운데 플라스마를 가두는 토카막주 장치와 토카막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드는 진공 펌프, 초전도체 자석의 온도를 내리는 헬륨 분배 장치, 토카막 내부의 온도를 높이는 세 개의 가열 장치, 그리고 초전도체 자석에 전류를 공급하는 전원장치이지요.”
최근 케이스타는 플라스마를 1만 번 발생시키는 데 성공해서 주목을 받았어요. 이건 케이스타가 그만큼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플라스마를 운용한다는 뜻이거든요. 그 덕분에 우리나라 연구팀은 미래의 핵융합장치 ‘이터(ITER)’를 짓는 프로젝트에 주요 선진국들과 함께 참여하게 되었어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이 어른이 됐을 땐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깨끗한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하게 될지 몰라요. 매연 없이 상쾌한 세상, 상상만해도 즐겁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