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역도 대회에 나온 한 거미 선수가 거미줄을 이용하려고 해. 자세히 보니, 거미줄로 자기 몸보다 50배 무거운 먹이도 들어 올린다는 꼬마거미과 거미?!
거미줄이 어떻길래 무거운 걸 그렇게 잘 들 수 있는지 너무 궁금해!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 나는 꼬마거미과의 ‘별무늬꼬마거미’야. 옅은 갈색 몸통에 지그재그로 멋있게 그어진 자줏빛 줄무늬가 특징이지. 다 큰 별무늬꼬마거미의 몸 길이는 보통 3~6mm 정도야.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유럽, 미국, 러시아에도 살고 있지.
나뿐만 아니라 꼬마거미과에는 3000종 이상의 많은 거미들이 있어. 우린 네 번째 다리 뒤꿈치에 톱니모양 털이 나 있고, 끈적끈적한 거미줄로 먹이를 잡아. 덩치는 작지만, 이 거미줄로 아주 무거운 먹이도 거뜬히 들어올릴 수 있단다!
얼마나 무거운 먹이를 들 수 있는데?
2월 3일, 이탈리아 토렌토대학교 재료공학과 니콜라 푸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몸 길이가 1cm도 되지 않는 별무늬꼬마거미가 거미줄로 20cm에 달하는 유럽벽도마뱀을 공중에 10cm 이상 들어 올리는 모습을 관찰했어. 이뿐만 아니라 바퀴벌레, 달팽이 껍질, 생쥐, 뱀 등 우리보다 덩치가 크고 무거운 먹이들도 거뜬하지.
대단해! 무거운 먹이를 드는 비결이 뭐야?
니콜라 푸뇨 교수 연구팀은 꼬마거미과 거미가 거미줄을 도르래처럼 사용하는 게 그 비결이라고 발표했어. 연구팀은 별무늬꼬마거미 네 마리와 또다른 꼬마거미과 거미인 ‘스테토다 페이쿨리아나(Steatoda paykulliana)’ 한 마리를 검은색 상자에 넣었어. 거미가 흰색 거미줄을 어떻게 짜는지 쉽게 보기 위해서였지. 이후 0.2g에 불과한 거미 몸무게의 2배에서 50배에 달하는 바퀴벌레 먹이를 상자 안에 넣고 사냥 방식을 분석했지. 분석 결과, 거미는 상자 곳곳에 짠 거미줄을 도르래 밧줄처럼 활용해 먹이를 들어올렸어.
도르래 원리를 더 자세히 설명해 줘.
도르래 중 ‘움직 도르래’는 무거운 물체를 적은 힘으로 들 수 있도록 도와 줘. 물체에 연결된 줄의 한 쪽이 천장 쪽에 연결돼 무게가 분산되기 때문이지. 도르래의 원리는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도 흔히 쓰여. 대표적으로 엘리베이터가 있어. 니콜라 푸뇨 교수는 “근력이 없는 거미가 거대한 먹이를 들어올리는 메커니즘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