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왕자님이…, 어제부터 집에 돌아오질 않아요. 가출을 했나 봐요!”
꿀록 탐정의 탐정 사무소에 공주가 찾아와 하소연을 했어요.
이야기를 들은 꿀록이 차분하게 자초지종을 물었죠.
“혹시 왕자님이 갈만한 곳이 있습니까?”
“음…. 가끔 속상한 일이 있을 때면 올챙이 적 살던 연못에 가서 수영을 했어요.”
“그렇다면 일단 그 연못으로 가 봅시다!”
●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물통을 든 개구리 왕자?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 공주는 헐레벌떡 개구리 왕자가 살던 연못으로 달려갔어요. 하지만 그곳엔 흙탕물이 된 연못만 있을 뿐, 아무도 없었지요. 망연자실한 공주는 털썩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때…, 개코 조수가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소리쳤어요.
“저기, 개구리 왕자님이 오고 있어요! 그런데 저건 웬 물통?”
개코 조수가 가리킨 곳을 보자, 저 멀리서 개구리 왕자가 느릿느릿 걸어오고 있는 게 보였어요. 커다란 물통을 들고 낑낑거리며 걷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죠. 공주는 헐레벌떡 개구리 왕자에게 달려갔어요.
“개구리 왕자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이 물통은 뭐고요?!”
“헉헉…, 연못이 흙탕물이 된 것이 마음이 아파서…, 이곳을 다시 깨끗한 연못으로 만들고 있소. 연못이 맑아지기 전까진…, 난 집에 갈 수 없소.”
개구리 왕자는 옆 마을 우물에서 맑은 물을 퍼 와서 연못에 붓고 있었어요. 하지만 연못은 쉽사리 깨끗해지지 않았죠. 그래서 이틀 내내 집에도 가지 못하고 물을 퍼다 날랐던 거예요. 이를 본 꿀록 탐정은 한숨을 푹 쉬며 얘기했어요.
“저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연못이 맑아지겠어요? 차라리 연못을 수돗물처럼 정수한 뒤 다시 채워놓는 게 더 빠르지 않겠어요?”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강물이 수돗물이 되기까지
강물을 떠다가 목욕도 하고, 양치도 하고, 마실 수도 있을까요? 상당히 어려울 거예요. 강물은 색이 탁하고 냄새도 날뿐더러, 물에 어떤 병균이 들어있을지 모르니까요. 따라서 강물을 생활에 사용하기 위해선 정수 과정을 거쳐 수돗물로 만들어야 한답니다.
수돗물을 만드는 작업은 ‘취수장’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시작해요. 주로 강이나 호수, 댐, 저수지의 물을 끌어올리죠. 취수장에서 끌어올린 물은 다음 단계인 ‘착수정’으로 흘러가 잠시 머물러요. 이곳에선 커다란 모래 알갱이를 가라앉힘과 동시에 끌어올린 물의 양과 상태를 체크하고, 결과에 따라 적당한 정수 방법을 결정하죠.
착수정에서 머물던 물은 ‘혼화지’로 넘어가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정수가 되기 시작해요. 혼화지에선 물에 ‘응집제’를 넣고 저어서 잘 섞어주지요. 알루미늄 성분으로 이루어진 응집제는 물속에 떠 있는 작은 알갱이들을 뭉쳐주는 역할을 해요. 응집제가 섞인 물을 계속 저어주면 작은 알갱이들이 점점 큰 알갱이로 뭉쳐요. 이렇게 뭉친 알갱이를 ‘플록’이라고 부르지요.
플록이 섞인 물은 ‘침전지’로 향해요. 침전지에선 플록을 아래로 가라앉힌 뒤, 플록이 없는 깨끗한 물을 ‘여과지’로 보내지요. 가라앉은 플록은 따로 모아서 시멘트의 원료로 재활용한답니다. 여과지에선 자갈과 모래를 이용해 침전지에서 미처 걸러내지 못한 알갱이들을 마저 걸러내요. 여기까지 거치면 물속에 떠다니던 알갱이들의 대부분이 제거되죠.
이후 소독을 위해 물에 소량의 염소 기체를 넣으면 염소 기체가 물에 녹아 ‘하이포아염소산’이 돼요. 이 물질이 세균을 죽이죠. 마지막으로 ‘정수지’에서 2차로 염소 소독까지 마치면 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이 되는 거예요.
● 통합과학 넓히기
물에 녹은 방사성 물질까지 걸러내는 필터?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는 체르노빌에 이어 인류 역사상 가장 심각한 원자력 사고로 꼽혀요. 폭발로 인해 발생할 방사성 물질 오염수는 100만t(톤)이 넘고, 지금도 매일 150t이 넘는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지요. 이 오염수는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이지만, 일본 정부는 2022년에 탱크가 꽉 차면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할 예정이에요(10월 27일 예정).
이에 과학자들은 물에 녹아 있는 방사성 물질을 걸러내는 필터 개발에 힘을 쓰고 있어요.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라파엘 메젠가 교수팀은 지난 10월, 우유에서 얻은 ‘유청 단백질’과 활성탄을 이용해 만든 필터가 방사성 물질을 걸러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답니다.
연구팀은 유청 단백질을 사용해 단백질 섬유를 제작했어요. 식물성 섬유로 종이를 만들 듯, 단백질 섬유와 활성탄 알갱이가 섞인 용액을 얇게 편 뒤 물을 증발시키면 복잡하게 얽힌 단백질 섬유 사이에 활성탄 알갱이가 낀 필터가 만들어진답니다. 유청 단백질로 만든 섬유와 활성탄은 중금속 물질과 방사성 물질을 흡착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연구팀이 만든 필터에 방사성 물질이 녹아 있는 물을 통과시키면 필터에 방사성 물질이 달라붙어 정수가 되는 거죠. 실제로 연구팀이 테크네튬-99m, 아이오딘-123, 갈륨-68 등의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물을 필터에 통과시킨 결과, 단 한 번의 여과만으로 99.8%의 방사성 물질이 걸러졌어요.
이 필터는 병원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병원에서는 암 치료나 자기공명영상 촬영 시 ‘조영제’를 사용하는데, 여기에 포함된 소량의 방사성 물질이 병원에서 발생한 폐수 또는 환자의 배설물에 섞여 있거든요. 함께 연구를 진행한 스리나스 볼리세티 박사는 “일본이 지금이라도 이 필터를 사용해 방사능 오염을 방지하길 바란다”고 얘기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