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핑계로 휴가를 떠나는 푸푸를 보면서 웃다가 문득 어릴 적 생각이 났어. 아빠 흰머리를 한 가닥씩 뽑으면 10원씩 용돈을 받았던 때가 말야. 근데, 이번 뉴스를 보고 내가 실수를 했구나 싶었어!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 난 흰머리야. 흰머리는 주로 30~40대부터 나기 시작해. 그래서 어린이 친구들보다 부모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머리에서 날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었을 거야. 그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머리를 검게 만드는 모낭 속 멜라닌 세포의 수가 적어지고,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이야.
한번 하얗게 되면 다시 검어지지 않지?
아냐, 최근 스트레스로 생긴 흰머리는 다시 검은 머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어. 사실 스트레스가 머리를 하얗게 만드는 사실이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없었어. 그런데 지난 6월 22일,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마틴 피카드 교수팀은 사람의 머리카락 속 색소의 양과 스트레스 사이의 관계를 알아내 눈길을 끌었지.
연구팀은 9세부터 65세 사이에 다양한 머리 색을 가진 14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했어. 실험자들은 몸 곳곳에 난 털을 여러 가닥씩 뽑고, 지난 1년간의 기억을 더듬은 일기까지 새로 써서 같이 제출했어.
일기를 쓰는 게 실험에 포함돼?
머리카락은 1달에 평균 1cm 정도 자라. 그래서 연구팀은 스트레스 상황을 일기 속에서 파악하고, 그 시기 머리카락의 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연결지어 확인하고 싶었거든.
연구 결과, 스트레스와 머리카락 속 색소가 빠져나가는 것 사이에 큰 연관이 확인됐어. 실험자 중 한 30대 여성은 결혼생활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이혼을 했는데, 그 시기 머리카락이 2cm 가량 흰색으로 바뀌었지. 또 이후 원래의 색으로 돌아오는 것도 확인했어.
이전 연구와는 뭐가 달라?
2020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우야츠예 교수팀은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자극해 멜라닌 세포에 영향을 주는 노르아드레날린을 방출시켜, 머리카락을 하얗게 바꾼다는 연구를 발표한 적 있어. 이때 털이 하얗게 변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이었어. 마틴 피카드 교수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의 머리카락이 쥐와 다른 원리로, 흰머리가 본래의 색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