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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먹으면 안 돼! 유전자로 후손에게 조언하는 예쁜꼬마선충

 

상한 음식을 먹으려 할 때 부모님이 먹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신 적 있지? 사람은 이렇게 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가리잖아. 예쁜꼬마선충은 이런 조언을 유전자로 한대!

 

자기소개 먼저 부탁해!


안녕? 우리는 예쁜꼬마선충이라고 해. 다 큰 성충은 몸길이가 1mm 정도 되고 주로 흙 속이나 땅 위에 떨어진 썩은 과일과 낙엽 더미 같은 곳에서 세균을 먹고 살지. 나는 다세포생물 중 최초로 DNA 서열이 다 밝혀졌어. 세포는 1000개 정도밖에 안 돼. 그래서 예전부터 생물학자들은 유전자와 세포의 관찰이 굉장히 쉬운 우리 예쁜꼬마선충을 많이 연구해왔어. 예쁜꼬마선충 연구로 생물학자들이 받은 노벨상이 21세기에만 3개나 된다니깐?

 

먹으면 안 되는 세균이 있다고?


녹농균(세균)은 사람에게나 예쁜꼬마선충에게나 위험한 세균이야. 우리 예쁜꼬마선충은 녹농균이라는 세균을 먹으면 병에 걸리기도 하고 심하면 죽기도 해. 사람도 녹농균에 감염되면 폐렴이나 패혈증에 걸리게 되지. 그래서 우리는 녹농균을 먹었다가 아픈 경험을 하고 나면, 다음부터 녹농균을 피해 다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분자생물학과의 콜린 머피 교수팀은 우리가 녹농균을 어떻게 피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녹농균을 구성하는 물질을 예쁜꼬마선충에게 먹이는 실험을 했어. 그 결과 우리 예쁜꼬마선충이 녹농균을 만나면 어떻게 피하는지, 녹농균은 위험하니 먹으면 안 된다는 조언을 후손에게 전달한다는 것을 알아냈지. 


너희는 녹농균을 어떻게 피해?


우리 예쁜꼬마선충이 녹농균을 먹으면 먼저 장에서 녹농균을 소화시켜. 그런데 장에서 소화된 녹농균의 구성 물질 중 ‘P11’이라는 녹농균의 유전자 조각이 예쁜꼬마선충의 생식 세포로 침투하지. 침투한 P11 유전자 조각은 예쁜꼬마선충의 신경 세포에서 행동을 조절하는 ‘마코일린’이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방해해. 연구팀은 P11로 인해 마코일린이 만들어지지 않는 예쁜꼬마선충의 경우, 녹농균을 피하는 행동을 보인다는 걸 발견했어. 예쁜꼬마선충의 몸 밖에서 온 유전 물질이 예쁜꼬마선충의 행동을 조절하는 셈이지. 

 

후손들에게는 어떻게 조언을 하는 거야?


녹농균의 P11 유전자 조각은 예쁜꼬마선충의 생식 세포에 담긴 채 대를 이어 다음 4세대까지 전달돼. 그 결과, 후손들도 녹농균을 보면 피할 수 있는 거지. 다행히 녹농균의 P11 유전자 조각으로는 예쁜꼬마선충에게 질병이 생기지 않아. 즉, P11 유전자 조각은 예쁜꼬마선충이 녹농균을 피하고 증손자까지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지. 우리는 이렇게 P11 유전자 조각을 이용하여 후손에게 조언을 해. 머피 교수 연구팀은 “병을 옮기는 세균의 유전자를 감지해 생물이 세균을 피하는 행동을 하고 후손에게도 세균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첫 사례”라고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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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윤태인 기자 기자
  • 윤지현 기자 기자
  • 만화

    박동현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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