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신기한 일들이 진짜 많고 궁금한 일들도 많아요. 왠지 친구들도 선생님도 모르고, 유튜브를 뒤져보아도 답이 안 나올 것 같은 질문이 있다고요? 그럴 땐 주저 말고 어과동에 물어봐요! 어과동 기자들이 답을 찾아서 알려줄게요!
Q 태풍이 생기는 이유는 뭔가요? / 이한나(paulee7) 외 2명
A 8월 태풍 ‘바비’에 이어 ‘마이삭’, 9월 ‘하이선’까지. 열흘 사이에 ‘매우 강’ 단계의 태풍 3개가 연달아 한반도로 온 것은 기상 관측 이래 올해가 처음이에요. ‘매우 강’ 단계는 태풍의 강도 다섯 단계 중 두 번째로 강한 단계로, 풍속이 초속 44~54m이며 사람과 커다란 돌이 날아가는 수준이에요. 이런 태풍은 왜 생기는 걸까요?
적도는 극지에 비해 태양의 고도*가 높아 단위 면적당 열에너지를 더 많이 받아요. 그래서 여름에 적도 근처 바다의 수온은 약 30℃까지 올라가지요. 높아진 수온 탓에 데워진 주변 공기는 차가운 위쪽 공기보다 가벼워 하늘 위로 올라가요. 이렇게 생긴 빈자리에 또다른 공기가 들어와 위로 올라가길 반복하면, 강풍을 동반하는 소용돌이 구름이 만들어져요. 이런 구름이 북태평양 서쪽에서 발생하면 ‘태풍’, 북대서양과 멕시코 근처 바다에서 발생하면 ‘허리케인’으로 불리지요.
한편, 기상청은 지난해 6월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 바다의 수온이 상승해 강한 태풍이 세력을 유지한 채 우리나라를 찾게 됐다”라고 발표했어요. 하이선도 이례적으로 수온이 높았던 필리핀해와 동중국해를 지나면서 세력이 강해졌답니다.
Q 우유를 마시면 왜 매운맛이 덜 느껴지나요? / 김도윤 (dykim7310)
A 매운 음식을 먹고 혀가 얼얼해지는 이유는 ‘캡사이신’이라는 물질 때문이에요. 캡사이신은 혀의 수용체에 달라붙어 타는 듯한 느낌의 통각을 일으키지요. 즉, 매운맛을 덜어내려면 혀의 수용체에 붙은 캡사이신을 분리해야 돼요.
물은 캡사이신의 고통을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 이유는 캡사이신은 무극성 물질, 물은 극성 물질이기 때문이에요. ‘무극성 물질’은 분자 내 전자와 양성자가 고르게 분포하며 서로의 전하를 상쇄시켜 분자의 어느 부위에서도 전하를 띠지 않는 물질이에요. 반면 ‘극성 물질’은 전자의 분포가 고르지 않아 전자가 몰린 쪽은 음전하를 띠고, 전자가 적은 쪽은 양전하를 뗘요. 극성 물질은 극성 물질에, 무극성 물질은 무극성 물질에 녹는 성질이 있어요. 무극성 물질인 캡사이신은 극성 물질인 물 대신 무극성 물질인 기름과 같은 지방 성분에 잘 녹지요.
우유를 마시면 덜 매워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우유에는 캡사이신을 녹일 수 있는 지방이 있거든요. 게다가 우유 속에 있는 단백질 ‘카제인’도 캡사이신과 잘 결합하는 무극성 물질이에요. 카제인은 캡사이신을 둘러싸 혀의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게 막는답니다.
Q 사람의 똥은 왜 갈색인가요? / 정가연부계(sogajung)
A 축하해요! 똥 색깔이 갈색이라면 좋은 신호예요. 소화기관이 건강하다는 뜻이거든요. 건강한 똥의 색깔이 갈색인 이유는 쓸개즙에 있어요. ‘쓸개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쓸개에 쌓여 있다가 십이지장으로 분비되어 소화를 돕는 액체예요. 특히 물에 녹지 않아 소화가 어려운 지방의 소화를 담당하지요.
십이지장에서 음식물과 만난 쓸개즙은 장으로 내려가요. 그리고는 지방을 1μm* 크기로 잘게 분해하지요. 소화 효소가 지방과 반응하기 좋은 크기가 되도록 말이에요. 또, 쓸개즙은 소화 효소로 더 작아진 지방을 감싸 소장 벽에 있는 상피세포에 쉽게 흡수되도록 돕기도 해요.
쓸개즙에는 ‘빌리루빈’이라는 이름의 색소가 포함돼 있어요. 빌리루빈은 원래 초록빛을 띠는 노란색에 가깝지만, 장 속 세균과 만나며 노란색과 황토색, 갈색 등으로 변하지요. 이런 탓에 영양분이 흡수되고 남은 음식 찌꺼기가 몸 밖으로 배출되며 황토색 혹은 갈색의 똥이 되는 거예요. 만약 쓸개즙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았다면 똥은 흰색을 띤답니다.
용어정리
*태양의 고도 : 지평선을 기준으로 태양의 높이를 각도로 나타낸 것.
*1μm : 1마이크로미터. 1mm의 1/1000에 해당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