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영화 좋아하는 친구들 있나요? 아무래도 호주 과학자들도 마블 영화의 팬인 거 같아요.
지난 7월 29일,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팀은 호주에서 새롭게 발견한 생물 165종 가운데 파리 5종에 마블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이 영화 제작자의 이름을 붙여 발표했어요.
5종 중 가장 먼저 소개할 종은 바로 ‘토르 파리’예요. 이 파리의 학명은 ‘Daptolestes bronteflavus’인데, 라틴어를 해석하면 ‘금발 천둥’이라는 의미지요. 실제 토르 파리는 몸과 더듬이, 얼굴에 황금색과 밝은 갈색 반점이 있어서, 토르의 금발 머리와 그의 금색 갑옷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하고 있어요. 토르 캐릭터의 특징이 담겨있죠?
다음은 토르의 형제 로키를 닮은 로키 파리(Daptolestes Illusiolautus)예요. 연구팀은 ‘우아한 속임수’라는 의미를 담아 이러한 학명을 지었어요. 속임수를 주 무기로 쓰는 악동 로키의 캐릭터를 잘 살린 이름이에요. 로키 파리는 몸 전체가 갈색빛을 띠는 가운데 얼굴 정면은 검은색과 은빛이 혼합돼 있어 영화 속 로키의 이미지와 똑 닮았답니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블랙 위도우(나타샤 로마노프)도 빼놓을 수 없는 마블의 인기 캐릭터예요. 블랙 위도우 파리는 ‘가죽 옷을 입은 여성’이라는 뜻의 학명 ‘Daptolestes feminategus’이 붙었지요. 그 외에도 빨간 수트를 입은 듯한 데드풀 파리(Humorolethalis sergius)와 마블 영화를 탄생시킨 감독 스탠 리를 빼닮은 스탠 리 파리(Daptolestes leei)도 소개됐답니다.
데드풀 파리가 속한 휴모롤탈리스(Humorolethalis) 속 파리와 그 외 4종이 속한 댑톨레스테스(Daptolestes) 속 파리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뚜렷한 허리를 갖고, 가슴 부위에 앞쪽으로 뾰족이 나온 2~3개의 강모*가 있다면 휴모롤탈리스, 길고 좁은 복부에 수많은 작은 강모를 가지면 댑톨레스테스로 구별할 수 있답니다.
생물에 공식적인 학명을 부여하는 것은 종 연구에 대한 시작을 의미해요. CSIRO의 브라이언 레서드 곤충 박사는 “호주에 사는 곤충 중 25%만이 과학적으로 알려져 있고, 종 이름이 붙었다”며 “종에 이름을 짓고, 그들을 구별할수록 자연과 사회에서 그들의 역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서 신종 발견의 가치를 말했답니다.
*강모 : 뻣뻣한 털 모양의 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