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 들어본 적 있나요? 이 속담은 논에 사는 수생 딱정벌레 ‘콩알물땡땡이(Regimbartia attenuata)를 두고 하는 말일 거예요! 콩알물땡땡이는 개구리에게 잡아먹혀도 포기하지 않고 항문으로 살아나오거든요.
지난 8월 4일, 일본 고베대학교 생물학과 스기우라 신지 박사가 발표한 연구 결과랍니다. 연구팀은 참개구리에게 콩알물땡땡이 15마리를 먹이로 주고 관찰했어요. 그 결과, 먹이로 준 15마리 중 13마리가 4시간 이내에 참개구리의 항문으로 살아 나왔어요. 살아나온 콩알물땡땡이의 표면엔 개구리의 배설물이 묻어 있었지만, 평소처럼 활발히 움직였지요. 콩알물땡땡이는 참개구리뿐 아니라 옴개구리, 청개구리 등 다른 4종의 개구리에게 잡아먹혀도 살아남았어요.
스기우라 박사는 콩알물땡땡이가 발을 이용해 약 10cm인 개구리의 장을 헤엄쳐 나온 것으로 추측했어요. 실제로 콩알물땡땡이가 발을 사용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왁스로 발을 고정시켜 참개구리에게 먹이로 준 결과, 24시간 후 개구리의 배설물에서 죽은 채 발견됐답니다. 스기우라 박사는 “콩알물땡땡이는 발로 개구리의 괄약근을 열었을 것”이라며 “이 연구는 먹이 곤충이 포식자에게서 능동적으로 탈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