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상어는 어류 중 가장 몸집이 큰 동물이에요. 열대 및 따뜻한 기후의 바다 전역에서 발견되며, 플랑크톤이나 작은 물고기를 먹고 살죠. 평균 몸길이는 10m 정도이며, 2001년에는 아라비아해에서 무려 19m에 달하는 고래상어가 발견되기도 했답니다. 고래처럼 몸집이 큰 상어라서 ‘고래상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매우 온순한 성격의 반전 매력을 자랑하죠.
고래상어의 반전 매력이 하나 더 있어요. 흰 반점과 줄무늬를 갖는 고래상어를 정면에서 보면 그 외모가 정말 귀엽답니다. 넓고 납작한 얼굴에 커다란 입, 얼굴 양옆으로 톡 튀어나온 유난히 작은 눈까지, 말 그대로 ‘인형 같은’ 외모를 자랑하죠. 그런데 이렇게 작은 눈에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졌어요. 지난 6월, 일본 오키나와추라시마연구소 연구팀이 고래상어의 눈에 이빨 모양의 돌기가 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거예요.
연구팀은 죽은 고래상어의 눈을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촬영한 뒤 이를 분석했어요. 그 결과, 홍채* 주변에 약 3000개의 작은 이빨 모양의 돌기가 돋아 있는 걸 발견했답니다. 각각의 돌기 크기는 대략 0.4mm로 매우 작았죠. 연구팀은 돌기의 모양을 가리켜 ‘떡갈나무 잎을 닮았다’라고 표현했답니다.
그렇다면 왜 고래상어의 눈에 돌기가 돋아 있는 걸까요? 연구팀은 논문에서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추측했어요. 고래상어의 눈은 밖으로 돌출되어 있는데, 다른 상어와는 달리 눈꺼풀이 없어서 바다에 떠다니는 잔해에 긁히거나 외부의 충격을 받을 경우, 다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3000개의 작은 돌기가 눈을 보호하는 거예요. 더불어 고래상어는 물체가 눈에 다가왔을 때 머릿속으로 눈을 쑥 집어넣어 보호하기도 한답니다.
연구팀은 이것이 고래상어의 시력과 관련이 있다고 추정했어요. 고래상어는 작은 눈을 가지고 있어 지금까지는 시각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후각에 의존해 생활한다고 여겨졌답니다. 하지만 3000개의 작은 돌기와 눈의 움직임을 통해 눈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그만큼 고래상어에게 시각이 생존에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인 거죠. 연구팀은 “앞으로 고래상어의 시력과 시야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어요.
용어정리
* 홍채 : 눈의 검은자위를 둘러싸고 있는 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