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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어린 왕자> 저 우주의 별을 따다 주세요!

관련 단원 &gt; 통합과학 1-2 &gt; 무거운 원소의 탄생

 

옆 나라 궁전부터 용궁까지, 꿀록의 탐정 사무실에는  가끔 먼 곳에서 손님이 찾아오곤 해요. 그런데 오늘, 꿀록의 비행 조종사 친구가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먼 곳에서 손님을 데려왔어요.  수줍게 문을 두드리고 들어온 손님이 말합니다.

 

“솨이예 메 자미, 쥬 쉬 씔
(Soyez mes amis, je suis seul).”
“예…. 뭐라고요?”
“아…, 안녕하세요. 어린 왕자라고 합니다.”
 

#동화 마을에 무슨 일이?

밝은 별이 필요해!

 

어린 왕자는 저 먼 소행성 B612에서 장미 한 송이와 함께 살고 있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주변에 밝은 별이 없어서인지, 요즘 장미가 시들어가고 있다며 시무룩했지요.
“어두워서인지 책을 읽기도 힘들고요. 요즘 눈이 침침해져서 안경도 맞췄어요.”
어린 왕자가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어요.
“그러니 제 소행성 주위에 적당한 크기의 별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
“별이요? 별을 만들어달라고요?!”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사건 의뢰는 꿀록 평생 처음! 의뢰인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던 꿀록 탐정은 우선 왕자님이 원하는 별의 종류부터 알아내기로 했어요. 스케치북을 가져와서 별을 그리기 시작했죠.
“왕자님, 어떤 별을 원하시나요? 이런 별이면 될까요?”
“이 별은 너무 커요. 이렇게 크고 밝으면 장미가 금방 시들어버릴 거예요.”
“음…. 이런 별은 어때요? 좀 더 작고 어둡게 그려봤어요.”
“너무 어두울 것 같은데요? 적어도 책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밝아야죠.”
까다로운 손님에 지친 꿀록 탐정은 마침내 묘안을 떠올렸어요. 스케치북을 뒤로 넘겨 네모난 상자를 그린 거죠.
“자, 왕자님. 잘 보세요. 왕자님이 원하는 별은 이 상자 안에 들어있답니다!”
“어허! 그 방법은 통하지 않아요. 제가 또 넘어갈 것 같나요?”
“끙…. 어린 왕자님, 더는 어리지 않으시군요….”
꿀록 탐정은 어린 왕자에게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해주기로 마음먹었답니다.
“제가 별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릴 테니 만들 수 있을지 잘 생각해 보셔요!”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우리은하에는 약 1천억 개의 별이 있어요. 이 별들은 평균 4광년씩 떨어져 있지요. 별과 별 사이의 공간은 대부분 텅 비어있지만, 소량의 먼지와 수소, 헬륨 같은 기체 원소도 존재해요. 이들을 ‘성간 물질’이라 부르지요. 이 성간 물질이 바로 별의 재료예요. 별은 성간 물질이 많이 모여있는 곳, 예를 들어 오리온 대성운 같은 곳에서 태어나지요.

 

 


성간 물질 가까운 곳에서 초신성이 폭발하거나 무거운 천체가 지나가면, 그 충격으로 성간 물질이 서로 섞여요. 이때 성간 물질 밀도가 높은 부분의 중력이 커져 다른 성간 물질을 끌어당겨요. 그 결과 생긴 커다란 성간 물질 덩어리가 수축하면서 온도가 오르기 시작해요. 이렇게 만들어진 덩어리가 별이 태어나기 전 단계인 ‘원시별’이에요.


원시별의 중심이 계속 수축하면 질량, 온도, 밀도가 높아져요. 온도가 2000K*가 넘으면 수소 분자(H2)들이 원자 상태로 분리되고, 온도가 수천만K 이상 상승하면 마침내 수소 원자핵이 서로 융합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해요. 원시별이 드디어 스스로 빛나기 시작하는 거죠!


이렇게 태어난 별들은 각각의 질량에 따라 다른 인생을 살게 돼요. 질량이 작으면 별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이 느리게 일어나요. 그래서 어둡지만 오랫동안 빛나는 적색왜성이 되지요. 반대로 질량이 크면 핵융합 반응이 폭발적으로 일어나, 밝지만 수명이 짧은 초거성이 된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별 탄생의 순간을 목격하다!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오리온자리의 ‘오리온 대성운’ 등 우주 다양한 곳에서 별 탄생의 순간을 목격했어요.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는 지구로부터 7000광년 떨어진 독수리 성운이에요. 1995년, 허블우주망원경은 ‘창조의 기둥’이라 알려진 독수리 성운 중심부의 한 지역을 촬영했어요. 이 기둥 모양의 가스와 먼지가 뭉쳐지며 별이 탄생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지요. 이후 천문학자들은 같은 곳을 갓 태어난 별을 둘러싼 먼지와 가스를 투과할 수 있는 적외선 파장으로도 관측했어요. 


최근 우주 다른 곳에서는 행성이 만들어지는 모습도 발견되었어요. 지난 5월 20일, 파리천문대의 안토니 보칼레티 박사 연구팀은 원시 행성계 ‘AB Aurigae’에서 행성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어요.


AB Aurigae는 마차부자리에 있는 원시 행성계로 지구에서 520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어요. 중심별은 약 400만 년 전에 탄생한 어린 별이지요. 갓 태어난 별 주변에는 별이 만들어지고 남은 먼지와 가스가 별 주변을 감싸며 돌고 있는데, 이것을 ‘원시 행성계 원반’이라 불러요.

 

 

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망원경(VLT)’으로 AB Aurigae의 원시 행성계 원반을 적외선 파장으로 촬영했어요. 그 결과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나선 팔 2개가 서로 연결되어 별을 감싸고 있는 모습을 관측했지요.


연구팀은 관측을 바탕으로 컴퓨터로 나선 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했어요. 그 결과, 목성의 4~13배 질량의 외계 행성이 별 주변을 돌면서 원반의 물질을 나선 팔 모양으로 모았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천문학자들이 촬영한 원시 행성계 원반의 가장 밝은 부분에서 행성이 만들어지는 중이란 거죠.

 


 


안토니 보칼레티 박사는 “AB Aurigae는 행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행성계로,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 밝혔어요.

 


 

 

꿀록 탐정의 설명이 끝나자 침묵이 맴돌았어요. 꿀록이 어색하게 말했죠.
“어…, 별 만들기가 쉽지 않죠? 그러니 그냥 밝은 조명을 구하면 어떨까요?”
“오, 메흐씨, 메흐씨(Merci, 고맙습니다)! 그게 좋겠군요. 제 소행성이 살기 좋은 곳이 되면, 나중에 탐정님도 놀러 오셔요!”
떠나는 어린 왕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꿀록 탐정이 비행 조종사에게 물었어요.
“그런데 있잖아, 어린 왕자님이 처음 들어오면서 뭐라 말씀하신 거야?”
“‘내 친구가 되어줘. 난 혼자야’라는 뜻이야.”
“사실 별 만들기는 핑계고 어린 왕자님은 외로워서 여길 찾아오신 게 아닐까?”
꿀록의 눈에는 어린 왕자의 뒷모습이 좀 쓸쓸해 보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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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기자
  • 디자인

    오진희
  • 일러스트

    이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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