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아아~! 다들 비켜! 휴우~, 겨우 지켜냈어. 마지막 하나 남은 소중한 나의 빵을 말이야. 내 친구 훔볼트오징어에게 배운 능력이 빛을 발한 것 같아! 무슨 능력이냐고?
네 소개를 부탁해
내 소개를 하지. 난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훔볼트 오징어. 최대 2.5m까지 자라고, 몸무게는 50kg까지 나가지. 보통 500~700g인 오징어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크기야.
우릴 만나고 싶다면 태평양으로 찾아오렴. 참, 잠수 능력은 필수야. 우리는 수심 200~800m의 깊은 물 속에 살거든. 우리 집에 놀러 온다면 우리가 사냥하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야. 최대 1200마리의 훔볼트오징어 떼가 빠르게 수영하고, 빛으로 대화하며 사냥하는 모습이란! 크~.
빛으로 대화한다고?
응. 우리는 피부색을 바꿔서 다른 오징어들과 이야기해. 지난 3월 23일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연구팀과 미국 몬테리만해양연구소 연구팀은 원격 제어 수중로봇(ROV)으로 몬테리만 바닷속 수심 500m에서 30마리의 훔볼트오징어를 촬영했어. 연구팀은 영상을 보며 훔볼트오징어들이 혼자 있을 때, 작은 무리일 때, 큰 무리일 때, 또 사냥할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해 행동과 몸의 무늬를 기록했어. 그 결과, 훔볼트오징어들은 집단으로 있을 때 특정한 빛과 무늬를 나타냈지. 특히, 먹이를 사냥할 때 몸의 반쪽은 빛이 나고 반쪽은 어두웠어. 연구팀은 이 모습을 “저 먹이는 내가 잡을 거야!”란 뜻이라고 해석했단다.
다른 의사소통도 가능해?
응. 연구팀은 우리 몸의 색과 무늬의 변화를 24가지로 분류했어. 하지만 30마리의 훔볼트오징어들의 대화만으로는 명확한 뜻을 알기 어려웠어. 표본이 매우 작기 때문이야.
또, 사냥할 때와 같은 반응이 다른 상황에서 나타나기도 했어. 두 마리 수컷이 서로를 위협하며 공격하려고 할 때였지. 이번 연구에 참여한 벤 버폴드 연구원은 “훔볼트오징어는 가끔 서로를 잡아먹기도 한다”면서 “이 행동은 경고의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단다.
어떻게 빛을내고 무늬를 만드는 거야?
우린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어. 우리는 얕은 곳에 사는 다른 오징어와 달리 피부 밑에 빛을 내는 기관이 있거든. 또, 피부에는 색소기관이 있어. 피부 밑에서 빛을 내더라도 피부의 색소기관에서 어두운 색을 만들어 몸을 덮을 수 있지. 색을 내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무늬를 만들 수 있는 거야.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로봇 훔볼트오징어를 만들 예정이래.
ROV보다 더 선명한 카메라를 장착한 로봇 훔볼트 오징어가 진짜 훔볼트오징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하고 우리의 언어를 더욱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지. 연구팀이 어떤 친구를 만들어줄지 나도 로봇 훔볼트오징어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