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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해님 달님> 범인 호랑이를 찾아라!

관련단원 : 통합과학 3-4 : 산과 염기의 중화반응

 

"현상수배 전단지가 온 동네에 붙어 있네.”

꿀록 탐정은 개코 조수와 함께 마을을 순찰하다 게시판 앞에 멈춰 섰어요. 

 

 

“개코 조수, 이거다!”

 

 

스토리 따라잡기 ● 황금색 직모 털의 주인은?
 

 

“이 사건 벌써 용의자가 잡혔을 걸요?”


“에이~. 꿀록 탐정 사무소의 재정 적자를 메꿀 절호의 기회였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사건 현장으로 가 볼까? 경찰이 잘못된 용의자를 잡았을 수도 있잖아?”


개코 조수는 아쉬워하는 꿀록 탐정의 말에 마지못해 따라 나섰어요. 사건 현장엔 경찰과 어머니와 두 남매, 호랑이 두 마리가 서 있었지요. 어머니에게 찰싹 붙어있는 두 남매는 아직도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어요.


“오랜만입니다. 꿀록 탐정님. 사건을 도와주러 오셨군요?”


사건이 다 해결된 줄 알았던 꿀록 탐정은 사례금을 탈 기회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단 생각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어요.


“마을에 큰일이 났다는데 제가 안 와볼 수 없죠. 어떤 일이 있었나요?”


“어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호랑이가 어머니 변장을 하고, 두 남매 집에 침입했지 뭡니까. 어머니가 빨리 신고를 한 덕분에 큰일은 막았지요.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두 호랑이를 잡았는데…, 둘 중 누가 범인인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히네요. 남매의 집에서 직모인 황금색 털이 발견됐는데, 이 털과 일치하는 용의자는 없고요.”


경찰의 말에 꿀록은 두 호랑이의 머리 부분을 번갈아 쳐다보며 웅얼거렸지요.


“황금색 털 호랑이는 곱슬머리이고…, 직모 털 호랑이는 빨간색이라….”


두 호랑이 사이에서 킁킁거리던 개코 조수가 무언가 알아낸 듯 폴짝 뛰었어요.

“이 호랑이! 곱슬머리 호랑이가 범인이에요!”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 단백질 결합을 끊었다, 붙였다!

 

황금색 곱슬머리 호랑이에게선 진한 파마약 냄새가 났어요. 범행을 숨기기 위해 미용실까지 다녀온 호랑이의 치밀함이 대단하네요. 그런데 파마는 어떻게 짧은 시간에 머리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걸까요?

 

요즘 길거리나 버스에서 헤어롤을 말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어요. 헤어롤은 일시적으로 머리카락을 구부리는 용도지요. 머리카락의 주성분인 케라틴 단백질이 구부러지는 성질을 이용한 거예요. 케라틴 단백질은 습도가 높으면 모양이 쉽게 변하므로 머리카락이 약간 젖었을 때 헤어롤을 말고 머리카락을 말리면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매일 헤어롤을 마는 것이 귀찮다면 파마를 하면 돼요. 파마는 머리카락을 이루는 케라틴 단백질 결합을 끊었다가 다시 이어붙여 구부러지는 효과를 오랫동안 지속시키지요. 


케라틴 단백질은 황(S)과 황(S)의 결합으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요. 파마를 시작할 때 바르는 ‘환원제’에는 수소(H)가 들어있어요. 수소는 S-S 결합을 깨고, 각각의 황에 들러 붙지요(환원). 단단한 결합이 깨진 머리카락은 탄력을 잃고 변형되기 쉬워집니다. 이때 머리카락을 파마봉으로 돌돌 말아 머리카락을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고, ‘산화제’를 뿌려 황에 붙어 있던 수소를 다시 떼어내요(산화). 그럼 다시 S-S 결합이 만들어지며 머리카락이 구부구불하게 고정되는 거예요. 


새로운 결합이 안정되려면 파마 뒤 하루에서 이틀 정도가 걸려요. 특히 환원제가 머리카락에 남아있는 상태에서 물에 닿을 경우 파마가 풀리기 쉽습니다. 케라틴 단백질은 S-S 결합 말고도 이온결합도 하고 있어요. 환원제에는 수산화이온(-OH)이 많이 들어있는데 물에 닿으면 -OH가 물에 녹으며, 케라틴 단백질의 이온결합을 깨지요. 그 결과 기껏 구부려 놓은 머리카락이 다시 펴집니다. 최근에는 환원제를 깨끗하게 제거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결합도 빠른 시간 내에 단단하게 해 주는 산화제를 사용해 하루 만에 머리를 감기도 합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 단백질 결합을 끊었다, 붙였다!

 

2월 6일, 우주에서 가장 오래 머문 여성 우주비행사인 미국항공우주국(NASA) 크리스티나 코크가 카자하스탄 남동부에 착륙하며 지구로 귀환했어요. 크리스티나는 2019년 3월 14일 제59원정대 우주비행사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처음 파견돼 61원정대까지 임무를 연장하며 총 328일 동안 임무를 수행했지요.


크리스티나처럼 우주에 일 년 가까이 머물면 체류 기간 동안 쉼 없이 자라나는 머리카락을 그대로 방치해두긴 힘들어요. 우주에서도 관리가 필요하지요. 하지만 지구에서 쓰는 이발기를 사용하면 짧은 머리카락이 잔뜩 떠다녀 ISS를 오염시키고, 장비에 들어가 고장을 일으킬 수도 있지요.


NASA는 미용기기 생산업체인 ‘Wahl(왈)’과 함께 우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이발기를 개발했어요. ‘에어로 클리퍼(Aero Clipper)’라고도 불리는 이 이발기는 아랫부분에 진공흡입기가 연결되어 있어요. 이발기로 머리카락을 깎으면 바로 긴 튜브를 타고 이동합니다. 진공청소기와 이발기가 만난 셈이지요. 긴 머리는 이발기로 자를 수 없기 때문에 한 사람이 가위질을 하면 다른 한 사람이 진공흡입기로 빨아들여 머리를 자릅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우주에서는 지구보다 머리가 느리게 자란다는 거예요. 2016년 도쿄 지케이카이의과대학교 미나토 쿠 연구원이 우주에 장기 체류한 우주비행사 10명의 머리카락을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해 봤어요. 그 결과 개인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우주 환경에서 머리카락 성장과 관련 있는 유전자 세 개의 발현량이 달라졌어요. 하지만 머리카락이 얼마나 천천히 자라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죠. 이를 위해서는 같은 시기에 유전자가 같은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은 지구에, 다른 한 명은 우주에 체류해 비교하는 방법이 필요해요. 그런데 쌍둥이 실험에 참여한 스콧 켈리와 마크 켈리가 대머리인 탓에 분석할 수 없었답니다.

 

 

에필로그... 

경찰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개코 조수의 어깨에 손을 턱 올렸어요.


“변장을 했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어요. 개코 조수의 실력 정말 대단한데요?”
“하하. 그건 그렇고, 여기로 오다…, 우연히….”


꿀록 탐정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자, 답답했던 개코 조수가 직접 A나섰지요.
“사례금은 얼마예요? 저기 게시판에서 봤어요!”


“아아~. 깜빡할 뻔 했네요. 사례금 드려야죠! 어머니, 부탁드려요!”


경찰의 말에 어머니가 오두막으로 들어가 큰 상자를 들고 왔어요. 꿀록 탐정은 개코 조수는 잽싸게 어머니 곁으로 달려가 상자를 건네받았지요. 


“아이고, 이렇게 무거운 거였으면 저희에게 부탁하시지! 금덩이라도 들었나요?”


상자 곁에서 한참을 킁킁대던 개코 조수가 다른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입을 앙 다물고 꿀록 탐정에게 말했어요.


“틈증님…, 이거…, 뜨윽…. 뜨윽….” 


“뭐라고~? 크게 얘기해, 개코!”


“떡이라고요, 떡!” 

 

2020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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