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구구…. 개코, 며칠째 손님도 없는데,
오늘 하루만 탐정 사무소 닫자.”
독감으로 몸져누운 꿀록은 하루만 탐정 사무소를 닫기로 했어요. 개코 조수는 문에 걸린 ‘OPEN’ 푯말을 뒤집으러 나갔죠.
“어? 잠깐만요오오!”
그때였어요. 누군가 꿀록의 탐정 사무소로 부리나케 달려오고 있었어요.
#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유진이 헐레벌떡 달려온 이유는?
“허억, 허억, 하헌으, 으회하허….”
사무소로 달려온 사람은 바로 라푼젤의 남편, 유진이었어요. 다급해 보이는 유진의 모습에 사무소 문을 닫으려던 개코는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지요.
“자, 숨을 고르고 천천히 말씀해 보세요. 무슨 일로 찾아오셨나요?”
“헉, 헉, 사건을, 의뢰하러…, 왔어요. 그런데 벌써 문을 닫으시는 건가요?”
유진의 말에 누워있던 꿀록이 벌떡 일어났어요.
“아이구, 문을 닫다뇨~! 저흰 동화마을 주민들에게 사건이 일어나면 언제, 어디서든 출동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어떤 사건 때문에 오셨을까요?”
모처럼 찾아온 의뢰인을 놓칠세라 꿀록은 이불을 털고 일어나며 말했지요.
“그렇죠? 그럼 일단 저와 함께 현장으로 가 보시죠. 설명은 가서 하겠습니다.”
유진은 꿀록과 개코 조수를 라푼젤의 성으로 데려갔어요. 근처에 가자 성 꼭대기에서 누군가 꿀록 일행을 향해 힘껏 소리쳤지요.
“잠까아아안~! 거기 셋! 성으로 들어올 생각은 하지도 마세욧!”
꿀록이 눈을 꿈뻑이며 성 꼭대기를 가만히 쳐다봤어요. 성에 갇혔다가 자유를 찾았던 공주, 라푼젤이 다시 성에 들어가 있었어요! 그때, 유진이 꿀록에게 설명했지요.
“라푼젤이 다시 성으로 들어가선 나올 생각을 안 해요. 저도 만나기 어렵답니다.”
꿀록은 일단 라푼젤과 얘기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소리쳤어요.
“라푼제에에엘~, 왜 다시 거기로 들어갔어요오오~? 일단 내려와 봐요오오!”
성 꼭대기를 향해 꿀록이 소리치자, 라푼젤도 꿀록 일행에게 소리를 치기 시작했어요.
“싫어요오옷! 동화마을에 바이러스인지 박테리아인지가 유행한다면서요!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을 거예요옷!”
▲ PDF에서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바이러스와 세균, 무엇이 다를까?
아하, 라푼젤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세균)에 감염될까 봐 무서워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나 봐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바이러스와 세균은 무엇인지, 이 둘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우리가 흔히 감기라고 하는 질병은 겨울 동안 바이러스가 우리 호흡기로 들어와 몸속에서 증식하며 생겨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만 200종 이상일 정도로 다양한 바이러스가 감기를 유발하지요.
한편, 여름철엔 세균(박테리아)이 원인이 되는 식중독이나 장염 등이 흔해요. 이런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은 기온이 30℃ 가까이 올라가는 여름철에 쉽게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질병의 원인이 되는 건 비슷하지만, 바이러스와 세균은 엄연히 달라요. 먼저 바이러스는 크기가 수십~수백 nm(나노미터, 1nm은 10억 분의 1m) 정도예요. 보통 광학 현미경으로도 관찰할 수 없을 만큼 작지요. 또 바이러스는 혼자서 살 수 없어요. 다른 생물이 있어야만 그 세포에 붙어 영양분을 얻고, 자손을 만들어낼 수 있지요. 이런 특징 때문에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있답니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우리 세포에 자신의 유전체를 넣어요. 그럼 우리 세포는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와 단백질의 양을 늘리고,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와 단백질은 다시 우리 세포 밖으로 나와 또 하나의 바이러스가 된답니다. 이후 바이러스는 또 다른 숙주 세포 속으로 들어가 수를 불리죠.
한편, 세균은 보통 0.5~ 5㎛(마이크로미터, 1㎛는 백만 분의 1m) 정도예요. 맨눈으로 볼 순 없지만 광학 현미경으로는 쉽게 확인할 수 있지요. 세균은 바이러스와 달리 스스로 영양분을 얻고 증식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예로, 대장균은 사람의 장 속이나 음식물 속에서 스스로 영양분을 얻으며 살아요. 증식 속도도 엄청나죠. 영양분이 충분한 조건에서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자손을 만드는 데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중국에서 부활한 페스트와 폐렴?!
지난해 11월 12일, 중국에서 폐 페스트 환자 2명이 발생했어요. 흑사병이라고도 불리는 페스트는 13~14세기 유럽에서 대유행 하면서 유럽 인구를 3분의 1로 줄인 악명 높은 질병이에요. 주로 쥐벼룩이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을 보유하고 있다가 사람에게 옮기면서 병이 생기지요.
하지만 지금은 중세시대와 달라요. 페스트균에 감염돼도 2일 이내에 발견하고 항생제를 투여하면 치료할 수 있답니다. 다행히 중국에서도 추가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지요.
이후 12월에는 중국에서 새로운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발생했어요. 12월 31일, 후베이성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가 폐렴 환자 27명을 격리해 치료 중이라고 밝힌 것을 시작으로 1월 20일까지 누적 환자가 198명으로 늘었지요.
우한시는 화난 해산물 시장을 폐렴 발생지로 추정하고 1월 1일부터 폐쇄했지만, 폐렴 환자는 1월부터 계속 늘었답니다. 실제로 1월 9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폐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라고 밝히며, 우한시의 ‘화난 해산물 시장’을 폐렴 발생지로 지목했지요.
코로나바이러스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하나예요. 변이가 많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여러 종류의 질병을 일으키죠. 사람을 통해 6종, 동물을 통해 20종 이상이 전파된답니다.
우리나라도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했어요. 1월 20일, 질병관리본부가 19일 우한시에 다녀온 A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으로 확진 받았다고 발표한 거예요.
게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력을 넓히고 있어요. 1월 13일엔 태국 방콕에서 2명이, 16일엔 일본에서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죠. 질병관리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와 가장 비슷하지만 전염력 등이 달라 새로운 바이러스 검사법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어요.
# 에필로그
“어휴, 정말 설명하기 좋아하시네! 알겠으니까 어서 돌아가세욧!”
꿀록의 장황한 설명을 듣다 지친 라푼젤은 결국 성 밖으로 나오고 말았어요. 그리곤 꿀록과 개코를 내쫓듯 돌려보냈지요.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꿀록과 개코는 어쨌든 사건을 해결하고 탐정 사무소로 돌아왔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뒤, 꿀록 사무소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어요.
‘꿀록 탐정님, 사건 AS 부탁드립니다. 라푼젤이 독감에 걸려서 다시 성으로 들어가 나올 생각을 안 하네요. 그 사이 라푼젤이 만난 사람은 저와 꿀록 탐정님 뿐인데 말이에요. 탐정님이라면 그 이유를 아시겠지요? - 유진 드림’
꿀록은 편지를 읽고 다시 머리가 아파져 드러눕고 말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