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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나 때문에 연구비를 거덜낼 뻔 했다니, 그래도 결국엔 다 잘됐으니 다행이야. 
그런데 나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내 등에 추적 장치는 왜 단 거야? 

 

 

매년 두 번, 긴 여정의 비밀


초원수리를 포함해 수리과에 속하는 다양한 종이 겨울엔 남쪽으로, 여름엔 북쪽으로 수천 km를 이동해요. 여름엔 주로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은 파키스탄, 인도, 서남아시아, 우리나라 등지에서 보내지요. 


수리류가 이동하는 지역은 종마다, 개체마다 제각각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이동 경로를 나타낸 지도만 보면 육상동물이 이동했다고 착각할 정도로, 오직 육지로만 이동해요. 바다나 호수를 건너지 않지요. 육지는 낮 동안 햇볕에 의해 데워진 공기가 위로 이동하는 ‘상승 기류’가 잘 발달해 에너지 소비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수리류는 양 날개를 쭉 뻗은 상태로 상승 기류를 타고 고도를 높였다가, 그 자세로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이동해요. 날갯짓을 하는 것보다 훨씬 에너지가 적게 들어 먼 거리를 이동할 때 유리하지요. 우리나라와 몽골을 오가는 독수리도 최단 거리인 서해를 포기하고, 북한과 중국 땅을 거쳐 이동한답니다. 


수리류 새들이 매년 남과 북을 오가는 긴 여정을 선택한 이유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예요.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포유류가 주요 먹이인데, 북쪽 지역에서는 겨울이 되면 포유류가 자취를 감추기 때문에 비교적 먹이가 많은 남쪽으로 내려오는 거예요. 러시아맹금류연구보존네트워크 연구자들이 2018년 한 해 동안 16마리의 초원수리를 추적한 결과, 일 년 중 41.9%는 번식지에서, 31.5%는 월동지에서, 나머지 26.6%는 이동하며 보냈답니다.

 

 

 

독수리는 북한엔 머물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2000여 마리의 독수리가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와요. 이들의 이동 경로는 2013년 처음으로 밝혀졌어요. 이전까지는 날개깃에 출발지를 표시하는 날개 표지가 전부여서 출발지와 도착지만 알려졌답니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이한수 대표는 2013년 1월 경남 고성에서 포획한 독수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80여 개체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추적기를 부착했어요. 이 추적기는 리튬 전지를 이용하며, 태양광을 이용해 충전하지요. 아직도 5개체는 위치 정보를 발신하고 있답니다. 연구팀의 추적 결과, 독수리는 경남 고성에서 휴전선을 통과해 북한, 중국을 거쳐 몽골 오브스에 도착했어요. 총 1700km를 이동했으며 낮에만 이동해 하루 최대 340km를 비행했지요. 우리나라와 몽골을 오가는 도중 중국 랴오닝성 주변에서 1~2주간 머물다 이동하기도 했어요. 이곳은 평야 지대라 먹이를 먹으며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으로 보여요. 북한 지역과 몽골 고비사막을 이동할 땐 잠시 쉴 뿐 며칠씩 머물지 않았어요. 이한수 대표는 “북한과 몽골의 사막은 먹잇감이 부족해 최대한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며, “독수리의 자세한 이동 경로는 멸종위기종인 독수리를 체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어떤 지역과 협력해야 할지 알아보는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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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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