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지폐에 세균이 가장 많은지 알고 있나요? 또, 투구게의 푸른피가 세균을 만나면 딱딱하게 굳는단 사실은요? 매해 노벨상이 발표되는 10월에 한 달 앞서 이런 별별 과학 연구에 대한 시상식이 열려요. 먼저 ‘웃기는 노벨상’이라고도 불리는 ‘이그 노벨상’을 소개할게요.
올해 9월 12일,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이그 노벨상 시상식이 열렸어요. 이탈리아 피자를 먹으면 암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단 연구를 발표한 이탈리아 마리오 네그리 약학연구소 실바노 갈라우스 박사팀은 의학상을 받았고, 루마니아 지폐의 특수 소재에 유독 세균이 번식하기 좋다는 사실을 알아낸 네덜란드 네이메헌 메디컬 센터 안드레아스 보스 박사팀은 경제학상을 받았지요. 또 기저귀 교환기를 개발한 이란 발명가는 공학상을 받았답니다. 2018년 12월, 어과동에서도 소개한 ‘웜뱃이 네모난 똥을 싸는 이유’에 대해 밝힌 미국 조지아공대 패트리샤 양 박사는 물리학상을 받았어요. 양 박사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 대회를 통해 내 연구를 대중에 알리고, 과학과 대중이 친해지도록 만들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답니다.
한편 9월 9일, 미국과학진흥회(AAAS)는 허황돼 보였지만 결국 인류의 발전을 이끈 연구에 ‘황금거위상’을 시상했어요. 먼저 미국 마운틴 시나이 의과대학 데이비드 사처 교수는 1965년 개구리 피부에서 물질이 이동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어요. 이 장치는 훗날 콜레라균이 체내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지요.
또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교 잭 레빈 교수팀은 투구게의 푸른피가 세균이나 독소를 만났을 때 딱딱하게 굳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고,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보건대학 노엘 로즈 교수는 자가면역반응을 처음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황금거위상을 수상했답니다. 이런 연구들은 발표 당시 비웃음을 샀지만 인류의 건강에 큰 기여를 했어요. 투구게의 피는 우리 몸에 들어가는 주사액이 세균에 감염됐는지 확인하는 시약으로 쓰이고, 로즈 교수의 발견 덕분에 훗날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