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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반려동물] 반려새의 건강을 지켜라!

지난 화에 이어 앵무새 ‘앵두’를 키우는 친구의 사연을 하나 더 들어 볼게요. “지금은 앵두가 밥 잘 먹고, 똥 잘 싸고, 저희와 잘 어울려 놀긴 하는데…. 새들은 아픈 걸 잘 숨긴다고 들었어요. 혹여나 제가 눈치채지 못하고 넘어간 것들이 있진 않을까요?”

 

 

손질을 할 땐 조심조심!


반려새는 야생의 새보다 날 수 있는 공간이 훨씬 좁아요. 야생에서처럼 높이, 멀리 날다간 실내 구조물에 부딪힐 수 있어 다치지 않도록 깃털을 손질해 줘야 해요. 각 날개마다 4~5장씩 깃털 끝 부분을 잘라 주세요. 이때 양쪽을 똑같이 자르고, 혈관이 흐르는 깃털은 피해서 잘라야 해요. 깃털은 관 모양의 깃대를 중심으로 자라는데, 깃털이 자랄 때 깃대에는 혈관이 가득 차 있거든요. 다 자라면 혈관은 피부 쪽으로 후퇴하지요. 빨갛게 보이는 혈관을 피해 잘라야 한답니다. 새는 스스로 지혈이 잘 안 되는 동물이에요. 따라서 혈관에 상처가 날 경우 피가 멎은 것 같다가도 금세 날개 끝이 피로 물들 정도로 흘러나오지요. 실수로 혈관을 잘랐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해요.

 


부리와 발톱도 손질이 필요해요. 야생에서는 나무 껍질이나 바위 등 거친 표면을 다니며 자연스레 깎여나가지만 새장에서는 그럴 기회가 없어요. 발톱을 갈아 주기 위해 사포로 싼 횃대를 사용하는 보호자도 있는데, 지나친 자극으로 발바닥만 닳을 수 있지요. 발톱을 자를 때는 혹시 상처가 날 수 있으니 지혈제를 준비해 두세요. 날개보다 피가 덜 나기 때문에 직접 응급처치를 할 수 있거든요. 지혈제가 없다면 옥수수 전분이나 밀가루를 지혈제 대용으로 사용해도 돼요. 부리는 수의사의 도움이 필요해요. 부리가 휘거나 몸에 닿을 정도로 과도하게 자라고, 끝부분이 갈라지진 않는지 평소 유심히 살펴보세요.

 

뜨거운 음식물에 뱃속을 델 수 있다?!

 


반려새가 병원을 찾는 흔한 이유 중 하나는 화상이에요. 주로 피부 표면이 아닌 몸속 화상인데 보호자가 전자레인지 등으로 가열한 음식물을 충분히 식히지 않고 새에게 줘서 발생한답니다.


조류는 식도 바로 아래에 먹이를 임시로 저장해 두는 소낭이 있어요. 소낭은 피부와 경계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얇아서 뜨거운 음식물이 들어오면 쉽게 상처가 나지요. 소낭에 화상을 입으면 겉으로도 빨간 점이 보이며, 반려새는 기력을 잃고 심한 경우엔 혼수상태까지 올 수 있어요.

 


화상을 입은 소낭은 절제해야 해요. 곧바로 수술을 할 순 없고, 4~7일 정도 기다려야 하지요. 화상으로 인해 죽은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의 경계가 드러나야 죽은 조직만을 제거하고, 남은 부분을 봉합할 수 있어요. 그동안 화상 부위에서 음식물이 계속 새어나오는 것을 지켜봐야 하지만, 죽은 조직의 경계를 정확히 안 뒤 수술해야 회복이 잘 돼요. 이 기간에는 항생제와 진통제를 계속 투여하고 먹이를 조금씩 여러 번 나눠서 줘야 하지요. 소낭은 상당한 부분을 절제하더라도 곧 늘어나요. 수술 직후에는 줄어든 소낭의 크기에 맞춰 음식물을 주고, 조금씩 늘려 가면 돼요. 

 

 

 

최영민 수의사. 건국대학교에서 수의학 박사를 받았으며,  최영민동물의료센터를 운영 중이다. 서울시수의사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TV 동물농장’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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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최영민 수의사(최영민동물의료센터)
  • 에디터

    박영경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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