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4일, 어린이 우주 기자단 5명이 부산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스파(COSPAR) 2024 행사장에 모였어요. 행성 과학자 미나크시 워드화 박사의 강연을 듣고 박사를 직접 인터뷰하기 위해서였지요.
워드화 박사를 놀라게 한 어린이 우주 기자단의 취재 실력, 같이 확인해 봐요!
인류의 야심찬 계획, 화성 표본 회수 프로젝트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왜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화성에서 돌을 가져오려는 걸까요?”
코스파(COSPAR) 2024 특별 강연을 시작하며 미나크시 워드화 박사가 물었어요. 코스파는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연구 분야의 학술행사예요. 전 세계에서 약 3000명의 천문우주과학자들이 모여 연구 내용을 나누고 소통하는 자리지요.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그중 코스파에서 열린 워드화 박사의 강연에 참여했어요.
미나크시 워드화 박사는 2020년부터 이어진 NASA의 ‘화성 표본 회수 프로젝트’를 이끄는 수석과학자예요. 화성 표본 회수 프로젝트는 화성의 흙이나 암석 표본을 채취한 뒤 지구로 가지고 오는 임무지요. 화성에 물이 흐른 적이 있는지, 생물이 살았는지 화성 표본을 조사하면 알 수 있거든요. 워드화 박사는 “화성 표본 회수 프로젝트는 인류가 우주에 대해 품고 있던 가장 큰 궁금증인 ‘우리 말고 다른 생명체가 또 있을까?’에 대답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2020년 7월에 발사되어 2021년 2월 화성에 도착한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는 지난 3년간 약 30km를 이동하며 화성 표본을 채취해 왔어요. 퍼시비어런스가 임무를 마치면 표본이 담긴 튜브를 화성 궤도로 쏘아 올려 지구귀환선이 수거할 예정이지요. 화성 표본이 지구에 도착하면 어떤 놀라운 비밀들이 밝혀질까요?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많은 질문을 품고 인터뷰 장소로 이동했어요.
워드화 박사에게 직접 물었다!
강연이 끝난 뒤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워드화 박사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한국천문연구원 이덕행 박사의 통역으로 마음껏 궁금증을 펼쳐 놓을 수 있었지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워드화 박사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어떤 내용이었는지 함께 살펴봐요!
Q, 화성에서 가져온 암석을 다룰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가장 중요한 건 화성 표본을 오염되지 않게 하는 겁니다. 만약 화성에 단 한 번도 물이 있었던 적이 없다면 화성 표본에서 물과 암석이 만났을 때 생기는 물질이 발견되지 않을 거예요. 반대로 물이 있어야만 만들어지는 물질이 화성 표본에 섞여 있다면 예전에는 화성에 물이 흘렀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죠. 그런데 만약 표본을 꺼내다가 지구의 물질이 묻어버리면 이런 분석을 하기 어려워져요. 어렵게 가져온 증거를 망치지 않으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Q, 화성을 ‘테라포밍’해도 괜찮을까요?
화성의 환경을 지구처럼 바꾼다는 거죠? 다른 행성을 바꾸는 건 아주 신중해야 할 문제예요. 우주를 탐사하는 이유는 결국 지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예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었는데 생물이 살 지 않는 행성을 찾으면 그 행성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해 지구에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할 수 있거든요. 지구 너머를 탐사하는 건 지구를 버리고 떠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구에서의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Q. 화성 암석을 통해 우주의 과거를 알 수 있다고 하셨는데, 혹시 미래도 알 수 있나요?
정말 놀라운 질문이군요. 우선 저의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지구의 미래도 잘 알지 못해요. 지구는 한 번도 지금과 같은 상태였던 적이 없습니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지구는 끊임없이 변해왔죠. 다만 지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연구하면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할 수는 있습니다. 화성도 마찬가지예요. 화성 암석에서 화성의 미래에 대한 정보도 당연히 얻을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러려면 과거를 먼저 이해해야 하는 거죠.
Q. 우주를 연구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인도에서 자랐는데, 인도의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여성이 교육받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다행히 저는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마음껏 공부하고 지금 하는 일들을 해낼 수 있었죠. 하지만 제가 학생일 때는 주변에 여학생이 없었고 본보기로 삼을 여성 교수님도 찾기도 어려웠어요. 그게 가장 힘들었어요.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 중 여성이 없다는 점이요. 지금은 본보기로 삼을 만한 뛰어난 여성 과학자가 많아요. 여러분은 공부할 때 의지가 되는 롤모델을 많이 갖길 바라요.
Q. 우주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항상 호기심을 잃지 마세요. 저는 어릴 때 항상 궁금증을 갖고 있었어요. 매일 밤 호기심으로 많은 시간을 채웠고 그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무언가 성과를 낸다는 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에요. 어려운 일을 해내려면 자신을 끌어줄 힘이 필요한데, 그 힘이 바로 여러분이 가진 호기심이 될 거예요. 뭔가를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 그 다음엔 좋은 질문을 던지세요. 좋은 질문은 훌륭한 과학자가 되는 데 큰 도움을 준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