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어과동의 귀염둥이, 과학마녀 일리야. 오늘은 푸푸랑 공룡 복싱대회를 구경하러 왔는데, 엄청난 선수가 등장했더라고. 무시무시한 티라노사우루스 중에서도 가장 덩치가 크고, 나이가 많다나 뭐라나. 어디 한번 선수 프로필을 자세히 살펴볼까?
안녕? 자기 소개를 부탁해.
반가워! 나는 티라노사우루스 중에 가장 오래 살았고, 가장 덩치가 큰 ‘스코티’라고 해. 약 6500만 년 전, 이 지구에 살았지.
아, 이미 죽었는데 왜 다시 나타났냐고? 지난 3월 22일,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연구팀이 내 화석을 모두 복원하면서 최대, 최장수 티라노사우루스라고 발표했거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
복원 결과, 내 몸 길이는 13m 정도, 몸무게는 8.8t(톤) 정도인데다가, 30살까지 산 최장수 티라노사우루스라고 밝혀졌단다. 이전까진 1990년, 미국 다코타주에서 발견된 12m 길이의 ‘수’가 최대, 최장수 티라노사우루스로 손꼽혀 왔지.
그런데 왜 이름이 ‘스코티’야?
내 화석을 처음으로 발견한 연구팀이 지어준 이름이야. 연구팀은 1991년 캐나다 서부에 있는 서스캐처원주에서 처음으로 내 이빨 화석과 꼬리뼈를 발견했어. 그리곤 그날 밤, 발견을 축하하기 위해 ‘스카치’라는 술을 마셨지. 나중에 그 술 이름이 내 이름으로 바뀐 거야.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연구팀은 내가 가장 큰 티라노사우루스라는 사실은 몰랐을 거야. 내 뼈가 단단한 사암 지역에 묻혀 있어서 나머지 뼈를 모두 발굴하는 데에 10년 가까이 걸렸거든.
덩치가 크면 싸움도 잘 했겠네?
싸움을 잘 한 건 맞지만 난 아주 험난한 삶을 살았어!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스콧 퍼슨스 박사는 내 뼈에서 치열한 싸움의 흔적을 많이 발견했어. 갈비뼈와 꼬리뼈엔 부러졌다가 다시 붙은 흔적이 있었고, 이빨도 움푹 패여 있었지. 연구팀은 꼬리뼈의 흔적이 다른 공룡에게 물린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어. 또 이빨 사이에 이상하게 툭 튀어나온 부분이 있었는데, 연구팀은 이 부분이 싸움을 하다가 생긴 상처가 감염되면서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단다.
다만 연구를 이끈 스콧 퍼슨스 연구원은 “30년 수명은 티라노사우루스에게 흔하지 않은 일”이라며 “이를 통해 스코티가 꽤 강한 공룡이었을 거란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지.
너를 직접 만날 순 없니?
캐나다에 오면 나를 만날 수 있어. 연구팀이 발견한 내 화석은 머리뼈, 엉덩이뼈, 갈비뼈, 다리뼈, 이빨 등으로 전체 뼈의 65% 정도야. 이 중 머리뼈만 캐나다 왕립서스캐처원 박물관 입구에 전시돼 있었단다.
연구팀은 앞으로 내 전체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해. 내가 처음 발견된 지 28년 만에 내 뼈 화석 전부를 전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 다가오는 5월 캐나다 왕립서스캐처원 박물관에 내 모습이 전시될 예정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