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인공지능 만화가를 탄생시킨 개발자, 이동익 연구원

 

웹툰 좋아하는 친구들, 이 기사 놓치면 후회할 거예요. 한 인공지능 개발자가 유명 만화가의 화풍으로 그림을 그리는 인공지능을 개발했거든요. 그런데 이 연구원, 알고 보니 어린이과학동아와도 인연이 있다고 하는데요. 무슨 이야기일까요? 인공지능 개발자 이동익 연구원과 나눈 대화 보따리를 지금 풀어드릴게요!

 

 

지난 2월 9일, 기자는 이동익 연구원이 인공지능 개발을 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의 세이지 리서치 사무실을 찾았어요. 네이버 웹툰 <;이말년 씨리즈>;를 학습해, 이말년 만화가처럼 그림을 그리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기에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죠. 이동익 연구원은 어쩌다 인공지능 만화가를 탄생시켰을까요? 그런데 이동익 연구원이 기자에게 처음 건넨 말은 의외였어요.


“사실…. 저도 어릴 적 어린이과학동아 독자였어요. 특히 만화를 즐겨 봤죠.”


과학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과학 영재원에 다니는 동안 다양한 과학 프로젝트 주제를 찾기 위해 어린이과학동아를 챙겨봤다는 이야기였어요. 그럼 어릴 때부터 인공지능 개발자를 꿈꿨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동익 연구원은 “과학에 대한 관심은 꾸준했지만, 인공지능 개발자로 꿈을 정한 것은 대학원에 진학한 뒤”라고 말했어요. 이동익 연구원은 원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로보틱스 연구실에서 로봇을 연구했어요. 


“저는 로봇 팔이 최적의 움직임을 찾을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하고 제어하는 연구를 했어요. 예를 들어 로봇이 빨래를 개 주거나 설거지하려면 얼마나 힘을 줘야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려주는 뇌를 만들었죠.”


그러다 지도 교수님과 연구실 박사 선배들이 인공지능 회사를 창업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인공지능으로 관심을 돌리게 됐다고 전했어요.

 

 

Q&A 궁금해요!

 

 Q 어떻게 이말년 작가의 화풍으로 그림을 그리는 인공지능 만화가를 개발하게 됐나요? 


석사 졸업논문을 준비하면서 ‘이미지 생성 모델’을 공부했어요. 보통 인공지능을 제대로 학습시키기 위해선 수만 장 수준의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데, 실제로는 그만큼 얻기가 쉽지 않아요. 오히려 수백 장의 데이터만으로 학습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래서 전 적은 데이터만으로도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고, 성능을 확인하고 싶었어요.


보통은 인공지능을 연구할 때 학계에서 널리 사용하는 이미지 데이터 셋을 활용해요. 이는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예요. 그런데 연구에서 사용하는 기존 데이터 셋으론 모델이 수백 장 수준에서 잘 작동하지만, 다른 이미지로도 인공지능이 제대로 작동할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말년 작가의 웹툰에서 이미지 500개를 따와 데이터로 이용해 봤어요.


 Q 왜 하필 이말년의 작품이었죠? 

 


전 이말년 작가의 유튜브 채널 ‘침착맨’과 웹툰 <;이말년 씨리즈>;를 즐겨보는 팬이에요. 이말년 작가의 그림체는 다른 작가들과 많이 다르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연구하는 스타일과는 최대한 다른 스타일을 적용해보고 싶었죠. 물론 이말년 웹툰 외에도 심슨이나 다른 유명 네이버 웹툰의 그림체로 변환하는 것도 해 봤어요. 이말년 작가 작품에서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그림체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다행히 모두 성공적이었어요.

 

 


 Q 이말년 작가도 이 소식을 접했나요? 


처음에는 기록 삼아 개인 블로그에 결과물을 올렸는데, 생각보다 큰 화제가 돼서 당황했어요. 그래서 작가님께 메일을 보냈죠. 사람들이 많이 볼지 모르고 이미지를 임의로 사용해서 올렸는데, 많이 퍼진 것 같아 죄송하다고요. 그랬더니 작가님도 결과물을 재밌게 봤다면서, 괜찮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Q 인공지능 화가의 작동 원리가 궁금해요. 


기본적인 기술은 인공지능 기술 중 하나인 적대적 신경망(GAN)이에요. 적대적 신경망 기술은 두 인공지능이 서로 적대적으로 싸우며 정교한 가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죠. 예를 들어, 인공지능에는 이말년 작가의 만화 이미지 100장이 학습 데이터로 주어졌어요. 이때 생성망과 판별망이 있어요. ‘생성망’은 사람 사진을 받아서 이말년 작가인 것처럼 그림을 그려 줘요. 한편 ‘판별망’은 이미지를 보며 진짜 이말년 작가의 그림인지 아니면 생성망이 그린 그림인지 구분하지요. 이 과정이 반복되면, 생성망은 판별망을 속이기 위해 점점 더 진짜 이말년 작가처럼 감쪽같이 만화를 그려내는 거예요.

 

 

 Q 지금 회사에서도 비슷한 연구를 하시나요? 


적대적 신경망 기술을 이용한다는 점에선 비슷해요. 옛날에는 공장에서 불량품이 나오면 사람이 직접 걸러냈잖아요. 그걸 인공지능으로 자동화시키고 있어요. 그러려면 인공지능에 불량품 이미지를 학습시켜야 하는데, 정상품에 비해 불량품 이미지는 굉장히 적잖아요. 즉, 진짜 같은 가짜 불량 이미지를 만들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거예요. 제조업 분야에서 이미지 생성 모델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에요.

 

 Q 인공지능 개발자 되려면 무슨 공부를 해야 되죠? 


지금은 어느 분야든 인공지능을 접목해 보려는 시도가 참 많아요. 그래서 가장 기본적인 수학과 컴퓨터 공부를 열심히 하면 누구나 인공지능 개발자가 될 수 있지요. 도전하세요!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21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란 기자 기자
  • 디자인

    최은영

🎓️ 진로 추천

  • 컴퓨터공학
  • 소프트웨어공학
  • 정보·통신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