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새 길가에서 푸른빛을 띠는 조그만 꽃들을 보았다면 ‘큰개불알풀’일지도 몰라요. 큰개불알풀은 햇빛이 잘 드는 길가에서 누구보다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려요. ‘큰’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은 개불알풀속에 함께 속하는 개불알풀보다 크기 때문이랍니다.
큰개불알풀의 꽃은 매일 새로워요. 늦은 오후가 되면 그날 피운 꽃을 땅에 떨어뜨리고, 다음 날 아침 새로운 꽃을 다시 피우거든요. 6월에 꽃이 모두 지면 그 자리에는 타원형의 납작한 열매가 조그맣게 2개 열려요. 이 모습이 개의 불알(공처럼 생긴 수컷 생식기의 한 부분)을 닮았다고 해서 ‘큰개불알풀’이라는 이름이 붙었지요.
사실 ‘큰개불알풀’은 일본 이름인 ‘오이누노후구리’를 그대로 번역한 말이에요. 일부에서는 이 이름이 꽃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큰봄까치꽃’이라고 부르자는 의견도 있지요. 1949년 발간된 <;우리나라식물명감>;에서 반가운 손님을 알리는 까치처럼 봄을 알려준다는 뜻으로 개불알풀에게 ‘봄까치꽃’이란 이름을 준 적이 있거든요. 이런 큰개불알풀은 유럽이 원산지로 19세기 초에 우리나라까지 온 귀화식물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