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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바다뱀도 바닷물을 못 마신다?

안녕? 난 과학으로 세상을 구할 과학마녀 일리야. 오늘은 푸푸와 바다를 탐험하기 위해 배를 타고 나왔다가 바다뱀 한 마리를 구조했어. 비쩍 마른 채 바다 위에 떠 있어서 너무 안쓰러워 보였거든. 
그런데 글쎄, 바다뱀이 날 보자마자 생수를 좀 달라는 거야! 바다에 사는 바다뱀이 생수를 달라니! 바다뱀은 바다에 사니까 바닷물을 마시면 되는 거 아냐?
 

안녕? 네 소개를 부탁해.


안녕? 난 바다뱀(Hydrophis platurus)이라고 해. 뱀 중에선 유일하게 바다 표면에서 살아가고 있지. 우린 따뜻한 곳을 좋아해. 그래서 주로 인도양이나 태평양 서쪽 열대 지방에서 살아가고 있단다. 최근엔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바다가 따뜻해져서 아주 가끔 한국까지 가기도 해. 
내 이름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난 평생 바다에서만 살아. 세로로 납작한 꼬리는 노를 젓는 것처럼 헤엄치기 좋게 생겼고, 피부를 통해 기체를 받아들일 수 있지. 물 표면에서 수영을 할 때는 피부를 통해 내 몸에 필요한 산소량의 23%까지 얻을 수 있단다. 

 

그런데 너 좀 마른 것 같다? 


응. 물을 오랫동안 못 마셔서 그래. 한국이 겨울일 때 열대 지방은 비가 적게 오는 ‘건기’인데, 이 시기 동안 나는 물을 거의 마시지 못하거든. 그래서 몸에서 빠진 수분만큼 체중이 줄어든 거야.
2014년,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하비 릴리화이트 교수팀이 우리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우리가 1년 중 6~7달 정도를 탈수 상태로 버틴다는 사실을 알아냈어. 그러면서 건기 동안 바다뱀들은 몸 전체 수분의 80% 정도를 잃어버리고, 이는 체중의 약 18%에 해당한다고도 밝혔지. 그러다 우기가 오면 다시 수분을 섭취해 평소보다 더 체중을 불린단다. 


바다는 사방이 물인데, 바닷물을 마시면 안 돼?


바닷물엔 염분이 많아서 오히려 위험해. 갈증이 나더라도 바닷물은 절대 마시지 말란 말, 못 들어봤니? 우리도 똑같단다.

197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연구팀은 우리의 혀 아래에 체내로 들어온 바닷물 염분을 내보낼 수 있는 소금 배출샘이 있다고 밝혔어. 하지만 그후 이 소금 배출샘이 별 역할을 하지 못한단 사실이 알려졌지. 결국 우리도 사람들처럼 염분이 높은 물을 마시면 체내 염도가 높아지고, 삼투압 때문에 세포의 수분이 오히려 빠지게 된단다. 그래서 우리도 민물을 주로 마시지.

 

그런데 바다에서 어떻게 민물을 마시는 거야?

우기 때 내리는 비를 마시는 수밖에 없어. 최근 하비 릴리화이트 교수팀은 우리가 어디서 마실 물을 얻는지에 대해 연구했는데, 그 결과 바다뱀들은 큰 비가 내릴 때 바다 표면에 만들어지는 렌즈 모양 물 덩어리에서 민물을 얻는다는 사실을 알아냈지. 또, 우기가 시작되고 며칠 안에 물을 주로 마신다는 것도 발견했어. 우리가 참았던 갈증을 한꺼번에 해소하는 모습을 관찰한 거지. 연구팀은 “바다뱀의 이런 특징이 최근 바다뱀 개체수가 줄어든 것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며 “기후변화가 바다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단다. 

2019년 0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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