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과동의 귀염둥이 과학마녀 일리! 요즘은 겨울방학 숙제로 정물화를 그리느라 바빠. 그런데 한참 동안 빨간색 공을 그리다 흰 도화지를 바라보니 도화지에 청록색 공이 나타나지 뭐겠어? 뭐지? 그림을 너무 못 그려서 빨간색 공의 유령이 나타난 건가?
‘보색’은 서로 섞었을 때 하얀색이나 검은색처럼 무채색이 되는 두 가지 색깔을 가리켜요. 색상표에서 서로 마주 보는 색으로, 주황과 파랑, 노랑과 남색이 대표적인 보색 관계이지요. 보색은 ‘돕다’라는 뜻의 ‘補(도울 보)’와 ‘색’을 뜻하는 ‘色(빛 색)’을 합쳐 ‘서로를 보완하는 색’이라는 의미가 있어요.
한편, ‘잔상’은 어떤 물체를 오랫동안 바라보다 다른 곳을 보면 그 물체가 잠시 보이는 경우를 말해요. 특히 흰 배경에서 잔상이 원래의 보색으로 보이는 현상을 ‘보색 잔상’이라고 하죠. 예를 들어, 빨간색 공을 바라보다 시선을 흰 벽으로 돌리면 빨간색의 보색인 청록색 공이 잔상으로 나타나요. 이는 특정한 색을 인식하는 시각세포가 지치기 때문이에요. 같은 색깔의 자극을 오랫동안 받아 지친 시각세포는 뇌로 그 색의 신호를 덜 보내게 돼요. 그러면 원래의 색과 반대인 보색 잔상이 나타난답니다.
석회 동굴에 가본 적이 있나요? 웅장한 종유석과 석순이 치렁치렁 늘어진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죠. 석회 동굴처럼 석회암이 많은 지역에서 특수하게 나타나는 지형을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불러요. 19세기 말, 현재의 슬로베니아 남서부에 있는 ‘크라스(kras) 고원’ 지역을 탐사하던 독일인 학자들이 붙인 이름이죠.
석회암의 주성분은 탄산칼슘이에요. 탄산칼슘은 이산화탄소가 포함된 빗물에 쉽게 녹고, 물이 증발하면 다시 굳어요. 그래서 땅에 석회암이 많이 묻혀있고 비가 자주 내리는 지역에서는 석회암이 녹아 땅이 움푹 팬 지형인 ‘돌리네’는 물론, 거대한 석회 동굴과 지하 하천이 만들어지죠. 카르스트 지형은 전 세계에 분포해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삼척, 영월과 충청북도 단양, 경상북도 문경에서 볼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