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연필로 그린 전구가 있어요. 그런데 그림에서 진짜 불빛이 나오고 있어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 그림의 비밀은 UNIST 에너지및화학공학부 이상영 교수팀이 개발한 ‘연필로 그리는 배터리’에 있답니다.
연필로 그리는 배터리의 원리는 무엇일까요? 먼저 종이 위에 전도성 펜으로 배터리를 그려요. 전도성 펜은 전선 없이 전기가 흐르는 회로를 그릴 수 있는 펜이지요. 그다음 아연 잉크로 음극을, 연필로 양극을 칠한 뒤, 아연 잉크와 연필 위에 전해질 잉크를 바르면 1.2V 전압의 배터리가 완성돼요. 이렇게 그린 배터리에 전도성 펜으로 다시 회로를 그리고 중간에 LED를 끼우면 불이 들어온답니다.
연구진이 만든 배터리는 ‘금속-공기 배터리’의 일종이에요. 이 배터리는 금속 아연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면서 산화하는 현상을 이용해요. 이 반응을 통해 만들어진 전자가 회로를 따라 흐르며 전기에너지가 발생하지요. 연구진은 종이에 마이크로미터(μm, 100만 분의 1m) 단위의 구멍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이 구멍으로 공기가 통하기 때문에 금속-공기 배터리를 만들 수 있었던 거예요.
이 배터리는 얇고 가벼우며 원하는 형태로 그릴 수 있어요. 연구진은 “이 배터리를 옷이나 예술, 교육용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