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위에 앉은 새가 날개를 양옆으로 쫙 펴고, 스마일 이모티콘처럼 생긴 파란 무늬를 뽐내고 있어요. 암컷에게 구애하고 있는 ‘최고극락조’ 수컷이에요. 빨려 들어갈 것 같이 새까만 깃털이 특징이지요.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은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최고극락조의 검은 깃털을 분석해 봤어요. 그 결과, 최고극락조 깃털의 구조가 다른 새의 깃털의 구조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보통 새의 깃털보다 얇고 길쭉하며, 중심 깃대의 양 옆으로 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미세한 잔가지들이 나 있었지요. 또 보통 새의 깃털은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누워있는데, 최고극락조의 깃털은 미세한 잔가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답니다.
연구팀이 깃털의 빛 흡수율을 비교해 본 결과, 최고극락조의 깃털은 최고 99.95%의 빛을 흡수했어요. 빽빽하게 얽혀 있는 최고극락조의 깃털이 들어오는 빛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가두는 역할을 한 거예요. 연구를 이끈 다코타 맥코이 연구원은 “최고극락조는 암컷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몸 일부에 화려한 색을 지녔는데, 이 색이 두드러져 보이도록 주변의 색이 최대한 까맣게 진화한 것”이라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