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곳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가면 플라스틱 막대기를 나눠 줄 때가 있어요. 평범하게 생긴 막대기지만, 이걸 꺾으면 놀라운 일이 펼쳐진답니다. 막대기가 어둠속에서 형광색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거예요! 이 막대기의 정체는 바로 ‘야광봉’이랍니다.
야광봉은 영어로 ‘케미컬 라이트(chemical light)’라고도 불려요. 화학을 뜻하는 ‘케미컬’과 빛을 뜻하는 ‘라이트’가 합쳐진 말로, ‘빛이 나는 화학물질’이라는 뜻이지요. 화학반응을 통해 빛을 만들기 때문에 전기가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답니다.
야광봉은 1960년대에 미국의 군사시설에서 임시 조명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됐어요.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비상 상황에서도 빛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우주선이나 사고 현장에서 임시 조명으로 사용됐지요. 지금은 응원 도구나 액세서리 등으로도 제작돼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답니다.
야광봉을 구부리면 ‘딱’ 하는 소리와 함께 구부린 곳에서부터 빛이 서서히 번지기 시작해요. 이건 플라스틱 막대기 안에 유리관이 들어 있기 때문이랍니다. 유리관 안에는 ‘과산화수소’가 들어 있고, 플라스틱 막대기 안에는 ‘다이페닐 옥살레이트’와 ‘형광 물질’이 들어 있지요.
야광봉을 구부리면 안쪽에 있던 유리관이 깨지면서 과산화수소가 흘러나오고, 유리관 밖에 있던 다이페닐 옥살레이트와 섞여요. 그러면 화학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에너지가 빛의 형태로 방출된답니다.
야광봉을 따뜻한 물에 넣으면 화학반응이 더 활발해 져서 빛이 밝아져요. 본래의 빛은 노란색이지만, 형광 물질을 넣어서 파란색이나 빨간색으로 바꿀 수 있지요.
과학수사대가 살인범으로 의심되는 범죄자의 집을 샅샅이 뒤지고 있어요. 하지만 범인은 모든 증거물을 깨끗이 닦아 놓았답니다. 바로 그때, 과학수사대가 범인의 옷과 신발에 어떤 약품을 뿌리자 빛이 나기 시작해요! 그때서야 범인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지요.
이런 장면은 과학수사대가 등장하는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해요. 이것은 야광봉처럼 빛을 방출하는 화학반응을 이용한 수사 방법이랍니다. 과학수사대가 옷에 뿌린 약품은 ‘루미놀’이라는 물질이에요. 루미놀은 피와 만나면 푸른색으로 빛이 나지요.
루미놀이 빛을 내는 건 피 속에 있는 철 원자 때문이에요. 루미놀과 철 원자가 만나면 야광봉과 같은 원리로 화학반응이 일어나며 빛이 방출되거든요. 이때 자외선 빛을 쪼이면 루미놀에서 나오는 빛을 더 뚜렷하게 볼 수 있답니다. 즉, 범인의 옷이 루미놀과 반응해서 빛이 나는 현상은 범인의 옷에 피가 묻어 있다는 증거가 돼요.
그런데 왜 피 속에 철 원자가 있는 걸까요? 피 속에는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 다양한 세포들이 섞여 있어요. 이 중 적혈구는 피를 붉게 만드는 세포로, 적혈구 안에 있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을 통해서 산소를 운반하지요. 바로 이 헤모글로빈이 철을 갖고 있어요.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철 원자에 결합시킨 뒤 운반한답니다.
루미놀은 아주 예민해서 적은 양의 피로도 빛을 낼 수 있어요. 게다가 피의 단백질은 옷과 강하게 결합하기 때문에 빨래를 하더라도 완벽하게 지울 수 없답니다. 그래서 루미놀을 이용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피의 흔적도 찾을 수 있지요. 최근 경찰청에서는 피를 1만 배로 희석해도 빛을 낼 수 있는 루미놀 시약을 개발하기도 했어요.
시원이와 친구들이 야광봉을 꺾자, 밝은 빛이 주변을 밝혔어요.
덕분에 무사히 터널의 끝에 다다랐지요. 터널의 끝엔 상자가 놓인 커다란 방이 있었답니다!
상자를 열자 낡은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건…, 조선시대 장영실 선생이 쓰셨던 연구 일지야!”
“보물을 찾았으니 얼른 돌아가자!”
그런데 그때, 커다란 굉음과 함께 터널이 무너져 버렸어요!
“어쩌지? 우린 여기서 나갈 수 없는 건가?”